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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문사진관] 가장 위험한 집...폭탄에 둥지 튼 현충원 박새 가족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호국보훈의 달 6월.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호국 영령들이 잠들어 있는 국립대전현충원에 반가운 새 가족이 입주했다.

현충원 내 호국장비전시장에 박새 한 쌍이 알을 낳고, 부화한 새끼를 키우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국립대전현충원 내 호국장비전시장에 전시된 전투기 폭탄속에 박새 한 쌍이 알을 낳고, 부화한 새끼를 키우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프리랜서 김성태

국립대전현충원 내 호국장비전시장에 전시된 전투기 폭탄속에 박새 한 쌍이 알을 낳고, 부화한 새끼를 키우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프리랜서 김성태

이 박새 가족의 둥지는 전시된 F-4D 팬텀기에 장착된 폭탄 속. 범용폭탄으로 불리는 이 MK-82 폭탄은 물론 화약이 제거된 상태로 내부가 비어 있다.

국립대전현충원 내 호국장비전시장 전투기 폭탄속에 둥지를 튼 박새. 프리랜서 김성태

국립대전현충원 내 호국장비전시장 전투기 폭탄속에 둥지를 튼 박새. 프리랜서 김성태

어미새가 새끼에게 줄 먹이를 찾으러 '폭탄 둥지'를 나가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어미새가 새끼에게 줄 먹이를 찾으러 '폭탄 둥지'를 나가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어미 박새가 '폭탄 둥지'로 돌아오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어미 박새가 '폭탄 둥지'로 돌아오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박새 부부는 가장 위험천만한 곳에 집을 마련한 셈이다. 천적을 피해 고르고 골랐을 터이다. 새끼들을 위해 가장 튼튼하고 안전한 보금자리가 됐다.

국립대전현충원 내 호국장비전시장 팬텀기 폭탄에 둥지를 튼 박새.프리랜서 김성태

국립대전현충원 내 호국장비전시장 팬텀기 폭탄에 둥지를 튼 박새.프리랜서 김성태

어미 박새가 애벌레를 사냥해 입에 물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어미 박새가 애벌레를 사냥해 입에 물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국립대전현충원 내 호국장비전시장 팬텀기 폭탄속에서 부화한 새끼들. 프리랜서 김성태

국립대전현충원 내 호국장비전시장 팬텀기 폭탄속에서 부화한 새끼들. 프리랜서 김성태

박새 부부는 15~20분 간격으로 새끼들을 위한 먹이를 물어 나르고 있다. 주로 작은 벌레들이다. 식성 좋은 자식 넷을 키우기 위한 부모의 날개 짓은 잠시도 쉴 틈이 없다. 무더운 날씨도 부모의 자식 사랑을 막지는 못했다. 새끼들의 배설물을 치우는 깔끔함도 잊지 않는다.

어미새가 새끼 배설물을 입에 물고 '폭탄 둥지' 밖으로 나오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어미새가 새끼 배설물을 입에 물고 '폭탄 둥지' 밖으로 나오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박새가 둥지를 튼 국립대전현충원 내 호국장비전시장 팬텀기. 프리랜서 김성태

박새가 둥지를 튼 국립대전현충원 내 호국장비전시장 팬텀기. 프리랜서 김성태

이 광경을 흐뭇하게 지켜보던 현충원 참배객 김준수(46)씨는 “살다살다 전투기 폭탄 속에 둥지 튼 박새는 처음 본다”며 미소를 짓고, “모쪼록 새끼들이 건강하게 잘 자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나라 사랑을 생각하는 6월 현충원에 따뜻한 가족 사랑이 더해졌다.

변선구 기자. 프리랜서 김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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