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원아 집단 잠복결핵…결핵 사실 숨긴 교사에 옮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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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에 자신의 결핵 의심 사실을 알리지 않은 교사로 인해 어린이집 원아 11명이 집단으로 잠복 결핵 상태가 됐다.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중앙포토, 연합뉴스]

어린이집에 자신의 결핵 의심 사실을 알리지 않은 교사로 인해 어린이집 원아 11명이 집단으로 잠복 결핵 상태가 됐다.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중앙포토, 연합뉴스]

경기도 고양시의 한 어린이집에서 어린이 11명이 집단으로 잠복결핵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소 관계자는 14일 “역학조사 결과 어린이들이 교사로부터 결핵균에 감염됐으며, 아직 발병하지 않은 잠복결핵 상태로 최근 확인됐다”고 밝혔다.

보건 당국은 지난 3월 해당 어린이집에서 교사로 근무하는 A씨가 결핵 환자로 확인되자 전체 원아들을 상대로 역학조사를 했다. 잠복결핵은 몸 안에 결핵균이 들어왔지만 발병은 하지 않은 상태로 전염성은 없다. 이 중 10%는 나중에 결핵으로 발병할 수 있다. 그러나 영유아들은 성인에 비해 발병률이 5배가량 높아 초기 발병을 막기 위해서는 아홉 달 동안 매일 약을 먹어야 한다.

당시 해당 교사는 병원에서 결핵 의심을 알게 됐지만 어린이집에 이런 사실을 바로 알리지 않고 결핵 확진 통보를 받기 3일 전까지 2주일 넘게 아이들을 돌본 것으로 확인됐다.

감염 아동의 한 학부모는 “성인도 빈속에 약을 먹으면 속 쓰리고 아픈데, 어린 아이가 아홉달 동안 매일 약을 먹어야 한다고 하니, 참 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

잠복 결핵이 확인된 어린이들은 9개월 동안 결핵약을 먹으며 예방적 치료를 받게 된다. 보건 당국은 관내 치료 기관과 연계해 잠복결핵이 확인된 어린이들을 추적 관리할 예정이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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