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옥 “폭망한 한국당, 홍준표와 함께 퇴장해야 할 사람 한두명 아냐”

전여옥 전 의원.

자유한국당 전신인 한나라당 출신의 전여옥 전 의원이 14일 홍준표 전 대표가 6·13 지방선거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당 대표직을 사퇴한 것과 관련, “홍 전 대표를 따라 퇴장해야 할 사람들이 한두명이 아니다”고 말했다.

전 전 의원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국민이 한국당을 보수의 대변자로 인정할 수 없다며 레드카드를 내민 것이 이번 선거”라며 이같이 말했다.

전 전 의원은 “한국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완전히 폭망했다”며 “홍준표 전 대표의 말을 패러디하면 ‘지방선거를 통째로 민주당에 갖다 바쳤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벌써 정우택, 이완구, 정진석 등 ‘차기 대표’ 이야기가 솔솔 나온다”며 “그런데 이 리스트 갖고는 절대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방 선거에서 ‘올드보이’들만 내세웠다 하지만, 그래도 이들은 노구를 이끌고 당을 위해 희생한 사람들”이라며 “그런데 ‘올드보이’들을 등 떠밀고 숨어버린 이들은 퇴장은커녕 그새 당 대표를 하겠다고 나서는 모양새가, 아마도 이런 것을 ‘목불인견(目不人見)’이라고 한다”고 덧붙였다.

전 전 의원은 “(홍 전 대표와 함께) 단체로 퇴장하길 국민은 원한다”며 “지금의 보수정당이나 보수정치인에게는 더는 기대할 것이 없다는 것이 이번 선거의 민심이며, 이는 매우 냉정하고 엄중하고 가혹한 신호”라고 비판했다.

그는 “보수(保守)는 늘 스스로를 보수(補修)해야 한다. 그 보수의 기본을 내동이 쳐서 오늘 보수의 폭망이 온 것”이라며 “완전한 새 인물을 내세워야 한다. 젊고 신선하고 보수의 가치를 실천할 수 있는 인재를 내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홍 대표는 이날 오후 2시쯤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모두가 제 잘못이고 모든 책임은 제게 있다. 국민 여러분의 선택을 존중한다”며 “오늘부로 당 대표직을 내려놓는다. 부디 한마음으로 단합해 국민의 신뢰를 받는 정당으로 거듭나기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김성태 원내대표가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는다. 김 원내대표는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 권한대행으로서 당을 수습하고 보수 재건과 당의 혁신, 변화를 이끌어갈 수 있는 여러 준비를 지금부터 착실히 하겠다”고 밝혔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