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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처럼 전세계 시장에"… CJ E&M '글로벌 티빙' 잘 될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국내 대표적인 OTT(Over the Top) 서비스인 CJ E&M의 ‘티빙’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 전 세계 1위 OTT 사업자 넷플릭스와 경쟁하겠다고 선언했다. OTT란 인터넷을 기반으로 드라마ㆍ영화ㆍ예능 등 각종 미디어 콘텐트를 실시간으로 유통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CJ E&M은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글로벌 티빙’ 출시 사실을 발표했다. 기존에 국내에서 IPTV(인터넷TV)와 ‘티빙’으로, 해외에서는 프로그램별로 해외 방송사ㆍ플랫폼에 수출했던 기존 방송 콘텐트 유통 방식을 티빙으로 합치겠다는 것이다.

CJ E&M이 전 세계 시청자들을 겨냥한 OTT 서비스 '글로벌 티빙'을 선보였다. [사진 CJ E&M]

CJ E&M이 전 세계 시청자들을 겨냥한 OTT 서비스 '글로벌 티빙'을 선보였다. [사진 CJ E&M]

‘글로벌 티빙’이 벤치마킹한 사업 모델이자 최대 경쟁자는 미국의 넷플릭스다. CJ E&M은 “강력한 플랫폼 파워를 바탕으로 오리지널 콘텐트를 전 세계로 유통하는 넷플릭스처럼 사업 효과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국내 미디어ㆍ통신 업계의 가장 큰 화두는 넷플릭스다. 2007년 본격적으로 OTT 서비스를 시작한 넷플릭스는 현재 전 세계 190여개 국가, 1억2500만명 이상(2018년 1분기 기준)이 이용하는 세계 최대 OTT 사업자다. 넷플릭스는 2016년 한국에 본격적으로 진출했으며, 최근에는 국내 주요 방송사 등과 손잡고 드라마ㆍ예능까지 직접 제작하고 있다.

하지만 넷플릭스가 기존 국내의 IPTV 사업자와 통신사, 방송사들과의 다양한 형태의 제휴를 맺으면서 '무임 (망) 승차'나 '국내 사업 고사' 논란이 일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달부터 자사의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월 8만8000원)에 가입하는 고객들에게 넷플릭스 3개월 이용권을 제공하고 있다. 유플러스는 공식적으로 언급을 피하고 있지만, 자사의 IPTV ‘U+tv’에서도 넷플릭스 콘텐트를 유통할 예정이다. 외국에서처럼 넷플릭스가 콘텐트 매출은 대부분 가져가고 캐시 서버는 무상으로 이용하는 망 사용료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IPTV 2위 사업자인 SK브로드밴드도 지난달 넷플릭스와의 제휴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넷플릭스를 둘러싼 국내 기업들의 움직임>
▶LG유플러스: 고가 요금제 고객들에게 넷플릭스 3개월 이용권 제공

▶CJ헬로·딜라이브: 자사 고객들에게도 넷플릭스 콘텐트 제공
▶SK브로드밴드: 옥수수 서비스 있지만 넷플릭스와의 콘텐트 제휴 검토
▶CJ E&M: 넷플릭스와 경쟁 위해 '티빙' 서비스 해외로 진출
▶주요 방송국: 드라마·예능 제작할 때 넷플릭스와 손잡는 경우 늘어
▶한국방송협회 등: 넷플릭스가 국내 방송 생태계 망친다는 비판 성명 내

넷플릭스와 제휴했거나 제휴를 검토 중인 LG유플러스와 SK브로드밴드는 이미 각각 ‘U+tv’ㆍ‘비디오 포털’과 ‘옥수수’ 등으로 넷플릭스와 유사한 독자적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들 서비스는 국내 영화ㆍ드라마 콘텐트 위주로 사업을 전개해왔다. 한국은 물론이고 전세계 미디어 콘텐트를 실시간으로 들여오는 넷플릭스와 국내 OTT 사업자가 대등하게 경쟁하기는 쉽지 않다. 이에 국내 OTT 사업자들이 국내 경쟁사들에라도 밀리지 않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넷플릭스와 손잡고 있다.

케이블 TV 1위, 3위 사업자인 CJ헬로와 딜라이브도 넷플릭스와 제휴를 맺었다.

KBSㆍMBC 등 주요 방송사들이 속한 한국방송협회와 한국방송채널진흥협회는 “넷플릭스만 현격히 우대하면 결국 국내 콘텐트 업계는 넷플릭스의 생산하청기지가 될 것”(방송협회), “9(넷플릭스)대 1로 수익 배분하는 넷플릭스가 국내 미디어·방송 생태계의 존립을 흔들고 있다”(채널진흥협회)는 등 넷플릭스를 비난하는 성명을 잇달아 발표했다.

그러나 넷플릭스와 제휴를 추진하는 국내 한 기업 관계자는 "장기적으로는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국내 업체들이 넷플릭스와 손잡는 것은 결국 가입자 한 명이 아쉬운 업체들 간의 피튀기는 경쟁 때문"이라며 "콘텐트 선택권이 늘어난다는 점 때문에 소비자들도 일제히 이런 추세를 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허욱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8일 IPTV·케이블TV·통신사 관계자들과 만나 넷플릭스 등과 관련한 애로 사항을 청취했다. 21일에는 데이비드 하이먼 넷플릭스 본사 고문 변호사가 방한해 방통위 실무진들과 면담할 예정이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OTT(Over The Top)=인터넷을 기반으로 드라마·영화 등 각종 미디어 콘텐트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가리킨다. 인터넷 속도가 빨라지고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OTT가 유선 기반의 케이블·방송 서비스를 대체하고 있다. TV뿐 아니라 스마트폰·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를 통해서 즐길 수 있다. 대표적인 서비스로 미국은 넷플릭스·훌루, 국내에서는 티빙(CJ E&M)·옥수수(SK브로드밴드)·푹(지상파 3사 공동 출자)·왓챠플레이(왓챠)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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