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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 인사 앞두고···검찰 내 TK라인 잇따라 사의 표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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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상훈ㆍ안상돈 검사장 잇따라 사표, 검찰 내 TK라인 퇴조

검찰 고위직 인사가 임박한 가운데 공상훈(59·왼쪽) 인천지검장과 안상돈(56) 서울북부지검장이 14일 사의를 표명했다. [연합뉴스]

검찰 고위직 인사가 임박한 가운데 공상훈(59·왼쪽) 인천지검장과 안상돈(56) 서울북부지검장이 14일 사의를 표명했다. [연합뉴스]

여당의 지방선거 대승으로 수사권 조정 등 검찰개혁 동력이 한층 강화된 가운데 고참급 검사장 두 명이 잇따라 용퇴 의사를 밝혔다. 다음 주 발표될 검찰 고위간부 인사를 앞두고 대구ㆍ경북(TK) 출신 검사장들이 일제히 물러나는 양상이다.

14일 내부통신망에 "검찰 떠나겠다" 뜻 밝혀 #사퇴 뜻 밝힌 고검장과 검사장 3명 모두 TK #일부는 수사권 조정 등 에둘러 비판

공상훈(59ㆍ사법연수원 19기) 인천지검장은 14일 검찰 내부통신망 ‘e프로스’에 “내가 떠나더라도 대한민국 검찰이 총장을 중심으로 국민들로부터 더욱 사랑받고 신뢰받는 조직으로 거듭나기를 응원하겠다”고 고별사를 남겼다. ‘왕재산 간첩 사건’을 수사하는 등 검찰 내 대표적인 공안통으로 분류됐던 공 지검장은 문무일 검찰총장의 연수원 한 기수 후배다. 같은 날 안상돈(56ㆍ20기) 서울북부지검장 역시 e프로스에 ‘이제 떠날 때가 되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 12일에는 김강욱(60ㆍ19기) 대전고검장이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들 3명은 모두 출신지가 대구ㆍ경북이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한 전직 고검장 출신 변호사는 “무릇 현명한 사람은 들고 날 때를 아는 법인데 지난 정부 때 번성했던 검찰 내 TK라인이 퇴조 양상을 보이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공상훈 지검장은 박근혜 정부 당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역임한 최경환(63·구속) 의원과 대구고 동문이다. 안 지검장 역시 경북 김천 출신이다. 김강욱 고검장은 경안동 출신으로 경북고-서울대 법대를 졸업했고 이명박 정부(2008~2013년) 청와대에서 초대 민정2비서관으로 근무했다.

사임의 뜻을 밝힌 이들 중 일부는 검찰의 권한을 대폭 축소하는 검ㆍ경 수사권 조정 방향을 에둘러 비판하기도 했다. 김강욱 고검장은 사퇴 의사를 밝히며 “검찰개혁 관련 정부 안이 곧 발표된다는데 검찰 구성원에게 그 내용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적었다. 안상돈 검사장도 “밤낮없이 업무에 매진해 온 검찰 구성원들이 비난을 받고 권한을 박탈당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프다”고 썼다.

법무부 관계자는 "올 상반기 검사장 승진 인사는 인사위원회를 개최한 후, 대검과 조율과정을 거쳐 다음 주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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