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세입자 못 구해 발 동동···지방 입주 포기 늘어난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강원도 춘천에 사는 직장인 김석환(가명) 씨는 3년 전 이 지역에서 85㎡형 아파트를 분양받았다. 공사를 마치고 지난 5월 입주가 시작됐지만, 김씨는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주산연, 5월 전국 입주율 74.5% #지방 입주율은 72.2%에 그쳐 #영남·호남권 조사 이래 최저치 #6월 입주 물량 많아 리스크 확산 #

자신은 기존 집에서 살고 분양받은 아파트는 전세를 놓을 계획이었지만 세입자를 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입주 지정 기간은 끝나가는데, 대출을 받기도 쉽지 않아 김 씨는 입주를 포기해야 할지 고민 중이다.

지방의 한 공인중개업소에 전세 매물 안내문이 붙어 있다.<뉴스1>

지방의 한 공인중개업소에 전세 매물 안내문이 붙어 있다.<뉴스1>

5월 전국 아파트 단지 입주 예정자 중 25.5%가 입주를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방의 입주율이 저조했다. 미입주 리스크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4일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에 따르면 5월에 입주 기간이 만료된 아파트 단지의 입주율은 74.5%로 조사됐다. 전달 대비 1.8%포인트 하락했다. 입주율은 입주 기간이 만료되는 분양 단지의 분양 가구 수에서 입주를 마쳤거나 잔금을 납부한 가구 수의 비중을 계산한 것이다.

지방 입주율이 특히 저조했다. 수도권(85.4%)을 제외한 5월 지방 입주율은 72.2%로 조사됐다. 대구·부산·경상권 입주율은 71.4%로 지난달보다 4.7% 하락했다. 주산연이 입주율 조사를 시작한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낮았다.

광주·전라권 역시 68.9%로 조사 이래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제주권(68%), 강원권(71.7%)도 전국 평균(74.5%)에 미치지 못했다. 대전·충청권은 76.8%였다.

분양을 받고도 입주를 못 한 가장 큰 이유는 ‘세입자를 구하지 못했기 때문(38.7%)’인 것으로 조사됐다. 다음은 기존 주택 매각 지연(32%), 잔금 대출 미확보(12%), 분양권 매도 지연(8%) 순이었다.

입주 전망도 밝지 않다. 6월 전국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이 84개 단지, 4만3379가구인 점을 고려하면, 미입주 리스크가 더 커질 전망이다.

관련기사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