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축가 불러준다더니 혼수용품 비용 '꿀꺽'한 30대 경찰에 붙잡혀

중앙일보

입력

혼수용품을 싸게 팔겠다며 예비 신혼부부에게 사기를 친 김씨와 피해자 간에 오간 카카오톡 내용. [사진 서대문경찰서]

혼수용품을 싸게 팔겠다며 예비 신혼부부에게 사기를 친 김씨와 피해자 간에 오간 카카오톡 내용. [사진 서대문경찰서]

축가를 불러주겠다며 접근한 뒤 혼수용품 구매를 미끼로 사기를 친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지난해 7월부터 지난 6월까지 인터넷 재능공유 사이트에서 결혼식 축가를 불러줄 사람을 찾는다는 예비 신혼부부에게 접근해 “축가 외에도 혼수용품을 싸게 팔겠다”고 속여 피해자 20명에게 3000만원가량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김모(38)씨를 검거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인터넷 재능공유 사이트에 ‘외국에서 음악 공부를 했다’는 허위 경력을 올렸다. 사이트 경력 등록 시 별다른 확인 절차를 밟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했다. 일부 피해자 3명에게는 한 번에 25만원을 받고 실제로 축가를 불러 주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씨의 노래 실력이 상당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축가와 관련해 연락을 주고받게 된 피해자들에게 “혼수용품을 공장에서 싸게 구할 수 있다”고 속였다. 그가 구할 수 있다고 말한 제품은 TV·청소기 같은 가전제품과 가구 등 다양했다. 하지만 그는 혼수용품을 제작하는 공장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었다. 그는 외국에서 음악 공부를 한 적도, 직업이 있지도 않다.

경찰에 의하면 일부 피해자들이 혼수용품이 오지 않아 연락하면 김씨는 전화나 문자 메시지 등으로 바로 응대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 한 명이 신고해 나머지는 경찰 수사로 여죄를 밝혔는데 오히려 경찰을 의심하는 피해자들도 있었다”며 “김씨가 피해자들에게 ‘조금만 기다려 달라’며 끊임없이 통화하고 문자를 보내 피해자들이 상당히 그를 믿고 있는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조한대 기자 cho.handae@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