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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인 인터뷰]권영진 대구시장 "행복하고 잘 사는 대구 만들겠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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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 자유한국당 대구광역시당에서 권영진 대구시장 후보가 출구조사 발표 후 지지자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오후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 자유한국당 대구광역시당에서 권영진 대구시장 후보가 출구조사 발표 후 지지자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권영진(55·자유한국당) 대구시장이 여당 돌풍 속에서 대구를 지켜냈다. 재선에 성공하면서다.

'푸른 돌풍' 주역 민주당의 임대윤(60) 후보(39.8%)를 13.9% 차이로 눌렀다. 권 시장은 53.7%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그가 대구시장으로서 끈질기게 4년간 매달렸고 또 4년간 다시 매달릴 문제는 '잘 사는 대구 만들기'다. 13일 자유한국당 대구시당에서 '당선' 소식을 접한 권 시장은 "지난 4년간 뿌린 대구경제 혁신 씨앗이 싹을 틔웠다"며 "재선 시장으로 청년·중년·노년 모두가 행복하고, 경제적으로도 풍요로운 대구가 되도록 뛰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통합 신공항 건설을 차질 없이 마무리해 세계로 나가는 하늘길을 열겠다"며 "공항 이전 터와 주변 지역도 스마트시티로 개발해 대구 경제의 신성장 거점으로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래형 자동차, 물 산업, 로봇 산업 등 미래첨단 산업으로 대구 산업 구조를 재편, 대구 경제를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13일 오후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 자유한국당 대구광역시당에서 권영진 대구시장 후보(오른쪽)와 이철우 경북지사 후보가 출구조사 결과를 확인한 뒤 대화하고 있다.[연합뉴스]

13일 오후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 자유한국당 대구광역시당에서 권영진 대구시장 후보(오른쪽)와 이철우 경북지사 후보가 출구조사 결과를 확인한 뒤 대화하고 있다.[연합뉴스]

권 시장은 선거 초반 꼬리뼈를 다쳐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달 말 대구시 중구 반월당 유세현장에서 한 장애인단체 회원에게 떠밀려 쓰러지면서다. 닷새간 움직이질 못했다. 여기에 북미 관계 개선 같은 보수 정당에게 불리한 정치적 상황도 마이너스였다. 자유한국당 조성제 달성군수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해 선거법 위반 논란에도 휩싸였다.

보수 텃밭 대구지만 여당 후보의 선전으로 선거 막판까지 마음을 졸였다. 전국적으로 민주당 돌풍이 불면서다. 민주당 임 후보의 기세 역시 만만치 않았다. 임 후보는 대구에서 고등학교와 대학을 졸업했다. 민선 2기와 3기 대구 동구청장을 지내 상당한 지지층이 있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 사회조정1비서관을 했고, 문재인 대통령과도 인연이 깊다. 실제 선거 운동 기간 여론조사 결과도 2%포인트 안팎의 지지율 차이를 보이며 박빙의 결과가 나왔다.

권 시장은 이때도 마구잡이로 상대를 비방하거나, 발뺌만 하진 않았다. 오히려 단호한 모습을 보였다. 자신이 속한 정당을 두고 "자유한국당과 대한민국 보수정당은 뼈를 깎는 자기 혁신의 길을 가야 한다. 높은 도덕성으로 무장된 새로운 보수로 거듭나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러면서 "4년 전 대구의 지역내총생산(GRDP)은 만년 꼴찌에 대기업 하나 없는 도시였다. 4년간 발로 뛴 결과 현대로보틱스와 롯데케미칼을 유치했고, 동대구복합환승센터 준공, 서대구 고속철도역 건설 등 굵직한 현안을 풀어 경제적 발판을 마련했다"며 시민들에게 기회를 호소했다.

13일 오후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 자유한국당 대구광역시당에서 권영진 대구시장 후보가 출구조사 결과에 대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오후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 자유한국당 대구광역시당에서 권영진 대구시장 후보가 출구조사 결과에 대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결국 다시 선택을 받은 그는 "TK(대구·경북)에서 보수의 새로운 불씨를 지피는데 책임이 막중하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선거 기간 반대편에 섰던 후보들의 좋은 정책과 공약도 시정에 적극 반영하며 대구 발전을 위해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다.

부인 이정원(51)씨 사이에 아들 두 명을 두고 있는 권 시장은 대구 청구고와 고려대 영문과를 나왔다. 그는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소장파 모임인 미래연대에서 활동했다. 2004년 3월 한나라당이 불법 선거자금을 받아 ‘차떼기당’이라는 비난을 받을 때 정두언·정태근 등 당시 원외지구당 위원장들과 함께 당사를 국가에 헌납하고 천막당사로 옮기는 일을 주도했다.

고려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90년 통일원에 통일정책보좌관으로 들어가 근무했다. 정치에 발을 들인 건 99년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총재 보좌관이 되면서다. 오세훈 시장 때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냈고, 2008년 서울 노원구에서 출마해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됐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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