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江南人流] 움직임을 위한 옷은 따로 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6면

내가 입는 옷은 나의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한다. 다채롭고 활동적인 라이프 스타일을 즐기는 현대인들이 보다 다양한 기능을 갖춘 옷을 선호하는 이유다. 매일의 다양한 움직임을 즐겁게 만들어주는 기능성 일상복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다. 글=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사진=유니클로

높은 삶의 질을 위해 라이프 스타일 트렌드가 점점 ‘움직임’을 원하는 추세로 변화하고 있다. 지난 4월 진행된 유니클로와 모델 장윤주의 화보. 운동복에 적용되던 고기능성 소재로 만든 일상복의 편안한 모습이 주제였다. [사진 코스모폴리탄]

높은 삶의 질을 위해 라이프 스타일 트렌드가 점점 ‘움직임’을 원하는 추세로 변화하고 있다. 지난 4월 진행된 유니클로와 모델 장윤주의 화보. 운동복에 적용되던 고기능성 소재로 만든 일상복의 편안한 모습이 주제였다. [사진 코스모폴리탄]

“요가 레깅스가 오피스 복장이 된다”

지난 5월 16일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운동복이었던 요가 레깅스가 오피스웨어로까지 확장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열정적인 이미지를 줄 수 있는 데다 무엇보다 편안함을 추구하는 일하는 여성들이 레깅스를 근무 복장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2017년 미국의 요가 레깅스 수입량은 사상 처음으로 청바지 수입량을 제쳤다.

에어리즘 기술을 적용한 브라 캐미솔과 레깅스 팬츠 등을 입고 가드닝부터 음악 연주 등 다양한 일상의 활동을 즐기고 있는 모델 장윤주. [사진 코스모폴리탄]

에어리즘 기술을 적용한 브라 캐미솔과 레깅스 팬츠 등을 입고 가드닝부터 음악 연주 등 다양한 일상의 활동을 즐기고 있는 모델 장윤주. [사진 코스모폴리탄]

‘오피스 애슬레저룩’이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운동복과 일상복의 경계를 허문 가벼운 스포츠웨어를 회사에 갈 때도 입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가죽 소재로 된 레깅스, 구두처럼 보이는 운동화 등이 대표 아이템이다.
지난 4월 15일 코트라가 발표한 ‘글로벌 메가시티 히트상품 패션’ 보고서는 “뉴욕·밀라노·도쿄 등지에서 최근 주목받는 상품의 공통점은 도시인들의 라이프 스타일 변화를 반영한 제품들이며 유연한 조직문화가 강조되면서 오피스 운동화, 애슬레저 제품이 주목받고 있다”고 발표했다.

일상의 즐거움을 위해 더 움직이고 싶다

레깅스를 입고 출근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것은 현대인들이 옷을 선택하는 기준이 과거와는 달라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스타일이나 트렌드를 중시하는 것만큼이나 일상을 채우는 실용적인 옷에 대한 선호가 뚜렷해진 것이다. 유행이나 남의 시선에 상관없이 나만의 만족감을 중시하는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가 주효했다.

 에어리즘 브라 캐미솔

에어리즘 브라 캐미솔

지난 4월 글로벌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가 패션 잡지 코스모폴리탄과 함께 진행한 설문 조사에도 이런 관점은 드러난다. ‘라이프 스타일 트렌드와 일상 속 움직임’을 주제로 빅데이터 분석 전문 기관 (주)빅디퍼가 20~30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설문에서 20대의 64.5%가 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는 ‘욜로(You live only once의 약자)’에 동의한다고 했고, 30대는 57%의 비율로 일과 삶의 밸런스를 의미하는 ‘워라밸(work&life balance의 약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들은 소소한 행복과 삶의 균형을 위해 ‘활동적인 삶’이 필요하다고 꼽았다. 여기서 활동은 신체적인 운동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가벼운 움직임까지 포함하는 넓은 개념이다. 일상의 즐거움을 위해 여행·야외 활동·레저·동호회 활동 등 움직임이 많은 활동이 필요한지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81%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 응답자의 55%가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라고 답했으며, 46%의 응답자는 ‘정적인 활동으로 풀 수 없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라고 답했다. 20~30세대들의 라이프 스타일 트렌드가 점점 ‘움직임’을 원하는 추세로 변화하고 있는 셈이다.

 에어리즘 UV-CUT 메쉬 풀짚 후디

에어리즘 UV-CUT 메쉬 풀짚 후디

드라이-EX 울트라 스트레치 쇼트 팬츠

드라이-EX 울트라 스트레치 쇼트 팬츠

게다가 이런 움직임을 위해 ‘옷’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비율은 80%에 육박했다. 움직임이 편안한 고기능성 소재이면서 일상에서도 자주 입을 수 있는 디자인의 옷을 구매할 의사가 있냐는 질문에 74%가 ‘그렇다’고 답했다.

옷이 바뀌면 일상이 바뀐다

움직임을 일상의 새로운 즐거움으로 느끼는 최근 트렌드에 맞춰 고기능 소재를 일상복의 영역으로 확장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유니클로의 고기능성 상품군이 대표적이다. 일상복에 이 정도의 고기능 소재를 사용할 필요가 있을까 싶을 만큼 뛰어난 기능성을 갖춘 옷을 선보인다. 시즌마다 변화하는 패션 트렌드를 따르기 이전에, 늘 입는 ‘옷’으로 일상을 보다 다채롭게 채우겠다는 의지다.
지난 4월 진행된 유니클로와 모델 장윤주와의 패션 화보에서도 이런 라이프웨어 철학의 특징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번 화보는 장윤주의 다양하고 활동적인 일상을 보여주는 콘셉트로 진행됐다. 유니클로의 고기능성 상품군은 전문 스포츠 선수들이 경기를 즐길 때도 착용할 수 있을 만큼 움직임을 편하게 한 것이 특징이다. 장윤주는 심리스 브라톱과 레깅스 팬츠, 메쉬 소재의 후디, 신축성 좋은 스트레치 쇼트 팬츠 등의 옷으로 요가부터 가드닝·음악 연주 등 다채로운 일상을 소화했다.

 드라이-EX 크루넥 티셔츠

드라이-EX 크루넥 티셔츠

일상에서 입는 옷들이지만 운동복 못지않은 고기능 소재들이 대거 적용됐기 때문에 가능했다. 세계적인 섬유 회사들과 공동 개발한 ‘드라이-EX’ ‘에어리즘(AIRism)’ ‘블럭테크(BLOCKTECH)’ 등이 대표적이다. ‘드라이-EX’는 섬유업체 도레이와 함께 개발한 신소재로 특수한 입체 짜임 구조로 땀을 빠르게 말려 언제나 산뜻함을 유지할 수 있게 한다. 땀을 흘려도 곧바로 말라 상쾌한 착용감을 자랑하는 울트라 스트레치 쇼트 팬츠가 대표 상품이다. ‘에어리즘’은 유니클로가 도레이 및 아사히 카세히와 함께 개발했다. 나일론과 폴리우레탄, 큐프라 등 세 가지 소재를 혼합해 가공한 소재로, 땀을 빠르게 흡수하고 건조할 뿐 아니라 피부에 남아있는 수분과 열기를 마치 호흡하듯 방출해 보송보송한 감촉을 유지한다. 에어리즘 메쉬 풀집 후디와 브라 캐미솔 등에 이 기술을 적용했다. ‘블럭테크’는 유니클로가 자체 개발한 소재로 바람을 막아주는 방풍 기능을 의미한다. 급작스럽게 변하는 환경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실용적인 일상복을 위한 기술이다.
기능성은 운동복 못지않지만, 일상복 같은 디자인을 추가해 전체적으로 심플하고 깔끔하다. 기존 옷들과 믹스 매치가 어려운 운동복이나 등산복과 크게 차별화되는 부분이 바로 이 지점이다. 일하다가도 운동을 하고, 취미 활동을 즐기며, 때로는 걷는 등 하루에도 수많은 움직임을 즐기는 이들이 늘고 있다. 기능에서나 디자인에서나 일상복이 진화하고 있는 이유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