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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江南人流] 호텔은 문화다 … 홍대의 젊음을 끌어 안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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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 샹탈’은 홍콩에 본사를 둔 브랜딩 & 디자인 전문 회사다. 아트바젤의 VIP 라운지 경험 디자인, 중국의 이스트 호텔, 홍콩의 문화공간 타이쿤 등의 브랜딩을 담당한 바 있다. 지난 5월 홍대 앞에 문을 연 라이즈 호텔 역시 이들이 맡았다. 오프닝 행사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 ‘마크 & 샹탈’의 공동대표 마크 캔시어를 만나 최근 변화하고 있는 호텔 트렌드에 대해 들어봤다.
글=서정민 기자 meantree@joongang.co.kr, 사진=마크 & 샹탈, 라이즈 호텔

브랜딩 & 디자인 전문회사인 마크 & 샹탈의 공동대표 마크 캔시어.

브랜딩 & 디자인 전문회사인 마크 & 샹탈의 공동대표 마크 캔시어.

-브랜딩이란.
“영화 제작과정을 총괄한다고 보면 쉽다. 아이디어를 고민하고, 스크립트를 구성하고, 배우를 캐스팅 하고, 세트를 만들고, 음악을 선정하는 등 영화 한 편이 만들어지는 초기부터 끝까지 깊숙이 관여해 작품의 이름부터 캐릭터, 비전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임무다.”

엘리베이터 앞 층 표시마다 거친 페인팅이 칠해진 라이즈 호텔. 홍대 앞의 생동하는 에너지를 표시하기 위한 마크&샹탈의 브랜딩 아이디어 중 하나였다.

엘리베이터 앞 층 표시마다 거친 페인팅이 칠해진 라이즈 호텔. 홍대 앞의 생동하는 에너지를 표시하기 위한 마크&샹탈의 브랜딩 아이디어 중 하나였다.

-브랜딩과 디자인, 얼마나 중요한 관계인가.
“10년 정도의 트렌드 변화를 보면 광고주들의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예전엔 디자이너가 제품을 다 완성한 후에 로고나 이름을 만들어 달라고 의뢰했는데 이젠 프로젝트 초기단계부터 브랜딩을 의논한다. 고객에게 어떤 서비스를 전달하고 싶은지에 따라 함께할 팀 구성도, 디자인도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최근엔 디자인·창의력이 경제의 중심이 됐다. 애플사의 제품들만 봐도 알 수 있다. 사람들은 이제 ‘디자인을 산다’는 말을 서슴없이 한다. 때문에 어떤 프로젝트이든 초기 단계부터 디자이너가 중심이 돼서 움직여야 하고, 브랜딩 전문가는 과연 이 프로젝트에 어떤 디자이너를 참여시킬 지 추천하는 일을 담당한다.”

홍콩의 문화공간 타이쿤의 역사와 스토리를 고객에게 알리기 위해 작업한 다양한 디자인과 표식.

홍콩의 문화공간 타이쿤의 역사와 스토리를 고객에게 알리기 위해 작업한 다양한 디자인과 표식.

- 라이즈 호텔의 콘셉트와 비전은.
“서울과 홍대 앞 에너지를 담아내는 게 콘셉트였다. 지난 20여 년간 한국은 아시아 지역의 강력한 문화 창조자였다. K팝, 드라마, 영화, 뷰티 등. 그런데 우리가 라이즈 호텔 브랜딩 고민을 시작하면서 이 시장을 좀 둘러봤는데, 의외로 서울에는 창의적인 발상의 호텔이 없었다. 뉴욕·런던·파리에 가면 현지의 최고 힙스터들이 모이는 핫 플레이스 호텔들이 있는데 서울엔 없더라. 때문에 홍대 앞 지역의 특수한 거리 문화를 호텔로 끌어들여 창의력의 진원지가 되도록 하자는 게 우리의 목표가 됐다.”

홍대 앞 라이즈 호텔의 아티스트 스위트 룸. 박여주 작가의 작품으로 통유리와 실내 파티션 등을 꾸몄다. 아티스트를 호텔에서 장기간 묵게 하면서 직접 작품을 완성하도록 한 아이디어도 마크 & 샹탈의 ‘창조적’ 브랜딩 전략 중 하나였다.

홍대 앞 라이즈 호텔의 아티스트 스위트 룸. 박여주 작가의 작품으로 통유리와 실내 파티션 등을 꾸몄다. 아티스트를 호텔에서 장기간 묵게 하면서 직접 작품을 완성하도록 한 아이디어도 마크 & 샹탈의 ‘창조적’ 브랜딩 전략 중 하나였다.

-무형의 거리문화를 유형의 인테리어 요소로 구체화시키는 과정이 흥미롭다.
“8년 전 작업했던 중국 베이징 호텔의 경우 1층을 오픈 공간으로 만들어 사람들이 누구나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더니 지역의 세련된 젊은 층이 몰리기 시작했다. 이번에도 이 건물이 호텔인지도 모르게 사람들이 편안히 들어와 즐길 수 있도록 로비를 퍼블릭 공간으로 오픈했다. 로비 바닥을 핑크색으로 하고, 벽은 거친 회색 콘크리트를 대비시킨 것도 감각적인 면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유명 아티스트들을 호텔에 묵게 하고, 이 기간 동안 만든 작품을 객실의 인테리어 요소로 남기도록 한 것도 우리의 아이디어였다.”

중국 베이징과 미국 마이애미에 있는 이스트 호텔 작업은 모던해 보이는 로고와 로비의 빛을 통과하는 나무 벽화 등 독특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중국 베이징과 미국 마이애미에 있는 이스트 호텔 작업은 모던해 보이는 로고와 로비의 빛을 통과하는 나무 벽화 등 독특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최근의 변화하는 호텔 트렌드는.
“사람들이 여행을 하는 방식 자체가 바뀌었다. 예전의 호텔은 ‘가장 안전한 공간’이라는 역할이 중요했다. 낯선 곳에 가더라도 내가 즐겨 먹었던 클럽 샌드위치를 먹을 수 있는 곳이 호텔이었다. 현재 호텔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여행객과 그 지역을 연결해주는 일이다. 외국을 방문하면 그 지역의 전통문화를 경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핫’한 현지문화를 경험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제 사람들은 내가 방문한 도시와 나를 연결해주는 호텔을 원한다. 그 도시에서만 즐길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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