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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국가주체성 형성 "밑거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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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서울국제연극토론회 지상중계
연극은 공동창조의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에 공연을 둘러싸고 극작가·배우·관객간에 다양한 만남을 유발시킨다.
세계 연극인이 한자리에 모여「만남」의 장으로서의 연극이 지닌 의미와 나아갈 길을 모색해보는「서울국제연극토론회」가 서울국제연극제 운영위원회 주최로 8월31일∼9월3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리고 있다.
비 수교국인 시리아·체코 등을 비롯해, 아이슬란드·영국·필리핀·오스트레일리아·카메룬·프랑스·그리스·인도·미국·일본·서독·터키 등 14개국 연극관계자 20명과 국내 연극관계자 52명 등 총 72명이 참석한 토론회는「만남의 연극-창조와 충돌」을 주제로 창조자그룹(극작가·배우·연출가)및 수용자그룹(비평가·학자·관객)으로 나뉘어 열띤 토론을 벌인다.
본회의가 시작된 1일 종합토론 외국 측 주제발표자로 나선「마틴·에슬린」교수(영국·미 스탠퍼드대)는『연극은 창조자들과의 만남과 관객과의 만남이라는 2중 구조를 갖는 독특한 예술』이라고 규정짓고『연극이 지닌 이「만남」의 기능이 국가주체성형성과 밀접한 연관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연극을 통한 만남은 결국 국민성·국가주체성 형성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게 되는데 이 같은 사실은「셰익스피어」「몰리에르」「예이츠」「그레고리」부인 등이 각각 그들 나라인 영국·프랑스·독일·아일랜드에서 벌인 활동과 국민성을 연관시켜보면 쉽게 짐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연극은 실생활의 완전묘사여서 자기 밖의 세계를 통찰하기에는 단연 최고의 방법』이라면서 세계연극제 등을 통해 각 국가의 값진 주체성이 담긴 수준 높은 연극들의 교류가 보다 활발히 이뤄지길 희망했다.
한국 측 종합토론 주제발표자인 김우옥 교수(서울예전·동랑레파터리 대표)는『자신이 연극작업으로 겪는 무형의 만남은 정신적 고뇌』라고 말하고▲우리의 전통연극을 오늘의 우리연극에 어떻게 도입할 것인가▲조국분단의 현 상황을 극복하는데 어떤 연극이 도움이 될 것인가가 한국 연극의 당면과제라고 소개.
그는 현재 한국에서 공연되고 있는 연극은 서양연극 일변도로 고유성을 살리지 못하고 있으며, 일부 대학생을 중심으로 마당놀이·민족극의 형태가 고유성을 찾는 새로운 양식으로 모색되고 있으나 이 또한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정치적 이유로 묶어두었던 자료들을 풀어서 북한연극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갖도록 하는 것이「통일을 위한 연극」의 선결과제임을 분명히 했다.<홍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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