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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크스바겐ㆍ닛산, 검찰 기소 이후에도 입국 안하는 수입차 CEO

중앙일보

입력

질소산화물(NOx) 배출 기준인 '유로6' 충족 문제로 경유(디젤)차 논란이 전 세계적으로 재차 불거진 가운데 폴크스바겐ㆍ닛산 등 검찰로부터 기소된 수입차 업체 경영진이 재판에 불출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1월 기소된 폴크스바겐 경영진, #1년 5개월째 1심 진행 중 #닛산 전 사장 역시 일본에서 귀국 안해 #아우디는 최근 2년 만에 국내시장 복귀

요하네스 타머 전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총괄 사장이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사건 수사 당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중앙포토]

요하네스 타머 전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총괄 사장이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사건 수사 당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중앙포토]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요하네스 타머 전 총괄사장, 박동훈 전 사장 등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경영진 7명에 대한 1심 재판은 1년 5개월째 서울중앙지법에서 계류 중이다. 지난해 1월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 박철웅)는 이들 경영진이 디젤차 배출가스 기준에 미달하는 차량을 국내에서 불법 판매했다고 보고 기소했다. 미국·독일과 달리 국내에선 폴크스바겐 티구안 등 인기 차종에 대한 인증 및 서류조작 혐의도 발견됐다.

특히 타머 전 총괄 사장은 검찰로부터 기소된 직후 독일로 출국해 “건강상 비행기를 탈 수 없다”며 재판 출석을 미루고 있는 상태다. 타머 전 사장 변호인은 지난해 11월 공판준비기일에서 "피고인의 혈압이 매우 높아서 1시간 이상 비행하거나 차량도 오래 타면 안 된다는 의견을 들었다"고 말했다.

다케히코 기쿠치 전 한국닛산 사장은 아예 검찰 수사 전에 본국인 일본으로 떠났다. 연비 인증서류를 조작한 혐의로 올 2월 기소됐으나 지난해 12월 출국한 이후 소환 자체에 불응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타머 사장은 공판기일이 잡히면 수술 일정이 있더라도 일단 출석하겠다는 의사라도 밝혀왔지만, 기쿠치 전 사장의 경우엔 국내 송환을 위해 일본 당국과 사법 공조까지 취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기쿠치 다케히코 한국닛산 대표 [중앙포토]

기쿠치 다케히코 한국닛산 대표 [중앙포토]

이들 수입차 업체 연비 조작 사건과 관련, 국내에선 형사 재판뿐 아니라 민사 소송까지 진행 중이다. 2015년 9월 법무법인 바른은 국내 폴크스바겐 차주들을 모아 법원에 집단 소송을 냈다. 현재 집단소송에 참여한 인원은 5000명까지 늘어났지만 아직 판결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국내 소비자에 대한 보상도 미미하다. 지난해 2월부터 100만 원어치의 차량 관리 바우처를 지급하는 ‘위케어 캠페인’을 진행했다. 바른에서 폴크스바겐 집단소송을 담당하고 있는 하종선(63·사법연수원 11기) 변호사는 “폴크스바겐은 "미국 소비자에게 환불 또는 최대 1200만원가량의 보상금과 보증기간 연장 조치를 했다”며 “17조원의 배상금 지급을 약속한 미국 시장과는 확연히 다른 태도”라고 지적했다.

최근 국내 완성차 시장에 복귀한 아우디폴크스바겐코리아. [중앙포토]

최근 국내 완성차 시장에 복귀한 아우디폴크스바겐코리아. [중앙포토]

최근 2년 만에 국내 완성차 시장에 복귀한 폴크스바겐과 아우디는 지난달 각각 2194대, 1210대를 판매했다. 수입차협회(KAIDA) 집계에 따르면 수입차 업체 가운데 각각 3위와 5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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