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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전용차 ‘비스트’ 자랑하며 “타보라” … 김정은 멈칫하다 사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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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트럼프 대통령이 12일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김정은 위원장에게 자신의 전용 차량 ‘비스트’를 소개하고 있다. [스트레이츠타임스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12일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김정은 위원장에게 자신의 전용 차량 ‘비스트’를 소개하고 있다. [스트레이츠타임스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자신의 전용차량을 구경시켜줬다. 사전에 예정되지 않았던 돌발 장면인 데다 전례도 찾기 어렵다.

대통령 전용차 내부 공개는 처음 #도보다리 연상케하는 호텔 산책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30분(이하 한국시간)쯤 김 위원장과 업무오찬을 마친 뒤 회담장인 싱가포르의 카펠라 호텔 안을 가볍게 산책했다. 길지는 않았지만 지난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판문점 도보다리 산책을 연상케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김 위원장과 북한 측 인사들에게 호텔 앞에 세워진 캐딜락 원의 내부를 보여줬다. 캐딜락 원은 미국 대통령의 전용차량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호원을 시켜 차량의 뒷문을 열게 한 뒤 김 위원장에게 타보라고 권유까지 했다. 김 위원장은 잠깐 멈칫하더니 웃음으로 사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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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NBC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용차량을 김 위원장에게 “자랑했다”며 해당 장면의 동영상을 트위터에 올렸다.

캐딜락 원은 GM의 고급 세단인 캐딜락을 개조해 만들었다.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에 빗대 ‘캐딜락 원’이란 별명이 붙었다. 방탄은 물론 화생방전 상황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장비가 갖춰졌다. 이 때문에 ‘비스트(Beast·짐승)’로도 불린다. 비상사태에 대비한 통신기기도 구비됐다. 차량 성능과 내부는 비밀로 지정돼 단 한 번도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이 같은 차량의 시승을 김 위원장에게 권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회담을 만족스러워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두 정상은 회담 후 서명한 합의문에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담았다. 반면 김 위원장은 오전 한때 기자들로부터 세 차례나 비핵화 질문을 받았지만 묵묵부답했다.

백악관 풀 기자단에 따르면 단독정상회담을 마친 뒤 확대정상회담을 위해 이동하던 김 위원장에게 “비핵화를 할 겁니까”라는 기자들의 질문이 두 차례 이어졌다. 김 위원장은 답하지 않았다. 이어 “미스터 김, 핵무기를 포기할 겁니까”라는 질문이 또 나왔지만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걸으며 이를 또 무시했다고 풀 기자단은 전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특별취재팀

김현기·정효식 워싱턴 특파원, 예영준·신경진 베이징 특파원, 정용수·이철재·전수진·유지혜·박유미·윤성민 기자, 강민석 논설위원, 김민석 군사안보연구소장, 오영환 군사안보연구소 부소장, 이영종 통일문화연구소장, 정영교 통일문화연구소 연구원, 박용한 군사안보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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