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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주한 김정은 위원장 숙소…"잘 됐습니까" "봐야지 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투숙한 세인트레지스 호텔은 12일 이른 아침부터 분주했다.
오전 7시쯤 짧은 머리의 경호원들을 시작으로 북한 수행원들이 속속 1층 식당으로 모여들었다. 이수용 노동당 부위원장이 서양식 부페와 국수로 식사를 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싱가포르 세인트레지스호텔 [연합뉴스]

싱가포르 세인트레지스호텔 [연합뉴스]

삼삼오오 모여 앉자 식사를 하는 수행원들 사이에 이런 대화가 오가는 게 들렸다. “잘 됐습니까” “아침에 더 봐야지 뭐”. 전날 밤 늦게까지 진행된 미국과의 사전협상의 결과를 묻고 답하는 것으로 짐작되는 대화였다.

북한 수행원들은 사전에 시각을 정해둔 듯 7시 30분이 되자 거의 동시에 식당을 빠져나갔다. 전날과 마찬가지로 김정은 위원장은 식당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그는 동행한 전속 요리사가 마련해 준 음식으로 20층 프레지덴셜 룸에서 식사를 한 것으로 추정된다.

10여 분쯤 시간이 흐른 뒤 회담장으로 떠날 사람들이 차례로 호텔 로비로 내려왔다. 미국과 사전 의제 협의를 했던 최선희 외무성 부상, 최강일 북아메리카국 국장대행 등에 이어 김영철 통일전선부장과 이용호 외무상도 차례로 나타났다. 노광철 인민무력상은 군 정복 차림이었다. 수행원들의 집결 상황을 점검하던 남성이 객실로 전화를 걸어 “주성 동무 내려왔나”고 독촉하듯 묻는 소리도 들렸다. 김정은 위원장의 전속 통역 김주성을 가리키는 듯했다.

8시10분쯤, 김정은 위원장이 로비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모든 수행원들이 내려와 출발 준비를 갖춘 다음이었다. 로비에는 수십 명의 취재기자들과 투숙객들이 통제선 너머에서 김 위원장의 모습을 지켜봤다. 그는 건장한 경호원들에게 둘러싸여 현관에 대기 중인 벤츠 S클래스에 타고 회담장인 센토사 섬으로 향했다.

싱가포르=예영준 기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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