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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전보다 고소전"...법정공방 넘쳐나는데 가짜뉴스는 2배 늘어

중앙일보

입력

6ㆍ13 지방선거가 하루 남았지만, 정책·공약은 사라진 채 어느 때보다 정치 공세가 강하게 휘몰아치고 있다. 특히 후보 간 고소ㆍ고발이 난무해 "선거전보다 고소전"이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김영환 바른미래당 후보(왼쪽)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스캔들 의혹을 제기하면서 김부선씨의 메시지(가운데)를 공개했다. [중앙포토, 김 후보 캠프]

김영환 바른미래당 후보(왼쪽)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스캔들 의혹을 제기하면서 김부선씨의 메시지(가운데)를 공개했다. [중앙포토, 김 후보 캠프]

◇여배우 스캔들

이번 선거 법정 공방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의 ‘여배우 스캔들’에서 정점을 찍는 모습이다. 지난달 29일 김영환 바른미래당 경기지사 후보가 TV 토론회에서 이 후보와 배우 김부선씨간의 스캔들 녹취록과 사진을 공개하면서 촉발됐다.

바른미래당 ‘성남판 적폐인물 이재명ㆍ은수미 진실 은폐 진상조사위원회’는 10일 이재명 후보를 허위사실공표죄 등 4건의 혐의로 고소했다. 반면 김 후보의 주장을 ‘100% 가짜뉴스’라고 규정한 이 후보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김영환 후보와 김부선 씨에 대해 선거가 끝난 후 법적인 책임을 묻겠다”고 맞대응했다. 양측의 고소전은 선거 이후까지 장기화할 조짐이다.

바른미래당 장영하 진상조사특별위원회 위원장이 10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경기도지사 후보를 허위사실공표와 직권남용, 은수미 성남시장 후보를 허위사실공표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장 위원장이 이재명 후보 관련 녹취록을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바른미래당 장영하 진상조사특별위원회 위원장이 10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경기도지사 후보를 허위사실공표와 직권남용, 은수미 성남시장 후보를 허위사실공표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장 위원장이 이재명 후보 관련 녹취록을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당 구설수

자유한국당도 법적 다툼에 대비해야 할 처지다. 신길웅 정의당 인천시 의원 후보는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 망하면 인천)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정태옥 전 한국당 대변인에 대한 시민 소송단을 모집한다고 밝혔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지난 8일 한 유세장에서 보수정당 출신 박선영 서울시 교육감 후보를 사전 투표했다고 밝힌 게 논란이 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경위 파악에 나선 데 이어,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후보도 10일 “관련 사실에 대한 검토를 거쳐 바로 검찰에 고발하는 등 강력한 수단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감 후보도 난타전

홍 대표에게 검찰 고발을 예고한 조희연 후보는 이미 지난 7일 박선영 후보로부터 부정선거운동 혐의로 고발된 상태다. 조 후보가 교육감으로 재직 중이던 2016년 4월 건립한 '교육인생 이모작 지원센터'가 법적 근거 없이 설립돼 선거법상 위반 혐의가 있다는 것이다.

그보다 앞선 4일에는 박선영 후보가 조영달 서울시 교육감 후보로부터 허위사실유포 혐의로 고소당했다. 서울시 교육감 후보 3명이 모두 물고 물리며 법정에 서야 할 처지가 된 셈이다.

제주지사 선거에서는 민주당 문대림 후보가 무소속 원희룡 후보를 리조트 특별 회원권 특혜 의혹으로 고발하자 원 후보 측이 무고죄 고소로 반격했다. 호남에선 민주당과 민주평화당이 자존심 싸움을 보이면서 대혼전을 겪고 있다. 전남지사 선거에선 평화당 측이 김영록 민주당 후보를 불법 선거운동 혐의로 고소했고, 전북 익산시장 선거에선 반대로 민주당 측이 평화당 정헌율 후보를 고발했다. 이밖에 전북 전주시장ㆍ고창시장 선거 등에서도 민주당과 평화당 후보 간 고발이 나왔다.

지난달 27일 경기 수원 화성행궁 신풍루 앞 광장에서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와 무예24기 공연팀이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가짜뉴스ㆍ허위사실 척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7일 경기 수원 화성행궁 신풍루 앞 광장에서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와 무예24기 공연팀이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가짜뉴스ㆍ허위사실 척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배로 늘어난 가짜뉴스

선관위에 따르면 지난 8일까지 선관위가 고발ㆍ수사 의뢰 등을 조치한 사이버 위법행위(가짜뉴스)는 4503건으로, 2014년 선거 같은 기간(2196건) 대비 2배 이상이었다. 불법 문자메시지(264건)와 불법 여론조사(87건)도 4년 전에 비해 각각 115건ㆍ22건 늘었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압도적인 여당 지지율에 북ㆍ미 정상회담이라는 초대형 이슈가 선거를 덮으면서 각 후보가 눈길만 잡으려는 네거티브 공방에 매몰되고 있다”며 “국민의 정치 혐오만 더 늘리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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