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시종 뽑아야 경제 살릴 것” “8년간 허송, 이번엔 박경국”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6·13 풍향계 │  충북지사

더불어민주당 이시종 후보와 자유한국당 박경국 후보(아래 사진) 모두 관료 출신이다. 이 후보의 관록과 정치신인 박 후보의 패기가 맞붙었다. [사진 각 캠프]

더불어민주당 이시종 후보와 자유한국당 박경국 후보(아래 사진) 모두 관료 출신이다. 이 후보의 관록과 정치신인 박 후보의 패기가 맞붙었다. [사진 각 캠프]

“나는 정치적으로 보수여. 보수가 다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만 찍는 것이 아녀유”

국회의원 재선거 겹친 제천·단양선 #“임기도 못 채우는 한국당 안 뽑아” #“그래도 경험 많은 보수가 남아야”

지난 10일 충청북도 청주시 용암1동에서 만난 신진선(48)씨는 “이번 6·13 지방선거에선 (충주)시장, 국회의원, 도지사를 거치며 정치 경험이 풍부한 이시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찍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제천에서 만난 김의묵(62)씨도 “아무래도 여당 후보가 당선되면 지역 예산을 유치하는데 훨씬 유리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충북에 이런 기류만 있는 것도 아니었다. 재선 도지사를 지낸 이 후보에 대한 피로감도 만만찮았다. 청주 가경터미널에서 만난 택시기사 김 모(53)씨는 “손님 태워보면 지난 8년간 청주 등 일부 도시와 시골의 격차는 계속 커지는 것 같다. 한 번 바꿔보자고 하는 손님도 더러 있다”고 귀띔했다. 옆에 있던 택시기사 권 모(58)씨도 “충북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청주의 인구 비율이 높긴 하지만 막상 다른 지역 사람들은 글쎄유…”라며 말끝을 흐렸다.

지난 10~11일 충북 청주와 제천을 돌며 민심을 살펴보니 충북 유권자들의 가장 큰 관심도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지역 경제’였다. 광역단체장에 나선 이들도 저마다 ‘1등 경제 충북을 만들 시종일관 일꾼 도지사’(민주당 이 후보), ‘3선에 나선 이 후보를 바꿔야 충북이 바뀐다’ (박경국 자유한국당 후보), ‘일자리 45만개 일자리특별도를 만들겠다’(신용한 바른미래당 후보)를 외치며 한 표를 호소했다. 용암1동 주민인 이현주(57)씨는 “젊은 사람들의 일자리 창출이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했다. 옆에서 듣고 있던 이씨의 딸은 “친구들이 여기서 일자리를 찾지 못해 상당수가 서울로 떠났다”며 맞장구를 쳤다.

더불어민주당 이시종 후보(위 사진)와 자유한국당 박경국 후보 모두 관료 출신이다. 이 후보의 관록과 정치신인 박 후보의 패기가 맞붙었다. [사진 각 캠프]

더불어민주당 이시종 후보(위 사진)와 자유한국당 박경국 후보 모두 관료 출신이다. 이 후보의 관록과 정치신인 박 후보의 패기가 맞붙었다. [사진 각 캠프]

지역 경제 살리기를 내내 강조하고 있는 이 후보는 11일 단양, 음성, 충주를 돌며 “경험많고 노련한 1등 선장 이시종에게 충북호를 계속 맡겨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한국당 박 후보도 청주 용암사회복지관 경로당을 찾아 “어르신들이 만들어놓은 대한민국을 좀 더 행복한 충북으로 만들겠다”며 어른들의 표심을 겨냥했다.

권석창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 5월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당선무효형이 확정되면서 재선거 지역구가 된 제천·단양은 국회의원 재선거까지 겹치면서 선거전이 후끈 달아올랐다. 1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서재관 당시 열린우리당 후보가 당선된 걸 제외하면 자유한국당 계열 정당만 국회의원을 배출한 보수 성향 지역이다. 하지만 10일 내토시장 앞에서 만난 권주현(51)씨는 “임기도 제대로 못 채우는 한국당 국회의원을 왜 뽑아주냐는 얘기를 많이 한다. 지역 주민 입장에선 낯 뜨겁지 않겠냐”고 했다. 권 전 의원에 앞서 이 지역 18, 19대 국회의원을 지낸 송광호 전 의원도 두 번째 임기를 다 채우지 못했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추미애 대표가 이후삼 후보를 위해 3차례나 지원 유세를 다녀가는 등 민주당은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노력 때문인지 중앙시장에서 의류 장사를 해 왔다는 이 모(67)씨는 “단양에서 시멘트 산업이 호황일 땐 시장에서 작업복도 많이 팔리고 식당에 가면 온통 작업복 입은 사람들로 꽉 찼다. 다시 지역경제에 힘을 불어넣을 사람은 여당 후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지난해 12월 29명이 숨진 제천 노블 휘트니스앤스파 참사 현장 인근에서 만난 한상국(61)씨는 “그래도 보수가 남아있어야 한다. 제천 시장을 두 번 지내고 지역에서 오랫동안 활동해 온 엄태영 한국당 후보가 적임자”라고 했다. 그는 참사 당시 모습이 여전히 노출된 건물을 바라보며 “바람만 불면 그을음이 날리고 탄 냄새가 나는데…누가 되든 저걸 좀 가려줬으면 좋겠다”라고도 했다.

청주·제천=정종문 기자 persona@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