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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경식 경총 회장, 송영중 부회장에게 자진사퇴 메시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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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손경식. [연합뉴스]

손경식. [연합뉴스]

손경식(사진)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이 송영중 경총 상임부회장을 신임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다.

손 회장이 송 부회장 업무까지 관할 #“필요하면 회장단 회의 소집”

지난주 송영중 부회장은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고 스마트폰으로 업무를 지시했다. 이를 두고 경총 내부 갈등으로 송 부회장이 출근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논란이 확산하자 손경식 회장은 11일 오전 간부회의에서 “송영중 상임부회장 거취는 회원사와 충분히 논의해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총 고위 임원 거취에 대해서 회원사의 의견을 묻는 건 전례 없는 일이다.

손 회장은 이날 오후 중앙일보와 단독으로 만나 “(간부회의에 밝힌) 입장이 ‘송영중 부회장이 자진사퇴하라’는 메시지인가”란 질문에 “그럴 수 있다”고 말했다.

송영중 부회장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경 손 회장과 면담을 마치고 경총회관 4~7층을 건물을 차례로 방문해 직원들에게 안부 인사를 건넸다. 이때만 해도 송 부회장이 사퇴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왔다. 하지만 일부 직원들에게는 업무 관련 지시를 내리면서 종잡을 수 없는 행보를 보였다. 이어 오후 3시쯤엔 언론을 통해 사퇴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밝혔다.

송 부회장의 갈지(之)자 행보에 대해 손 회장은 “(송 부회장이) 왔다 갔다 한다”며 “나는 그분 말씀은 잘 모르겠다”고 간접적으로 불만을 표현했다.

손 회장이 부회장 불신임 의사를 밝혔지만, 자진사퇴하지 않는 이상 곧바로 면직되는 건 아니다. 경총 내부에 면직 관련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손 회장은 이날 간부회의에서 “(기존 부회장이 맡았던) 경총 사무국 업무는 회장이 직접 지휘·관장한다”고 언급했다.

송 부회장이 사퇴를 거부한데 이어 손 회장이 사퇴를 압박하면서 회장단 회의를 통해 상임부회장 면직 안건이 다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통상 경총은 주요 사안이 불거지면 회장단 회의에서 결정하고, 이사회를 통해 의결한 뒤, 임시총회 안건으로 상정하는 절차를 밟는다. 이에 대해 손경식 회장은 “필요하면 회장단 회의를 소집하겠다”고 밝혔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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