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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정치학과 68학번, 6월 8일에 연 50년 만의 사은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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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8일 서울대 정치학과 68학번 입학 50주년 기념 모임에 참석한 스승과 제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스승인 배성동 전 국회의원, 구범모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이홍구 전 국무총리. 뒷줄 왼쪽부터 강지원 푸르메재단 이사장, 유초하 충북대 명예교수, 안양로 전 기자협회보 기자, 김경두 전 전경련 이사, 백운선 호남대 명예교수, 변용식 전 조선일보 발행인, 심지연 경남대 명예교수, 이성구 홍익대 명예교수, 노동일 전 경북대 총장, 남찬순 전 동아일보 심의실장, 김형국 중앙대 명예교수. [최정동 기자]

8일 서울대 정치학과 68학번 입학 50주년 기념 모임에 참석한 스승과 제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스승인 배성동 전 국회의원, 구범모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이홍구 전 국무총리. 뒷줄 왼쪽부터 강지원 푸르메재단 이사장, 유초하 충북대 명예교수, 안양로 전 기자협회보 기자, 김경두 전 전경련 이사, 백운선 호남대 명예교수, 변용식 전 조선일보 발행인, 심지연 경남대 명예교수, 이성구 홍익대 명예교수, 노동일 전 경북대 총장, 남찬순 전 동아일보 심의실장, 김형국 중앙대 명예교수. [최정동 기자]

일흔의 제자들이 여든을 훌쩍 넘긴 스승을 반갑게 맞으며 깍듯이 고개를 숙인다. 백발의 노신사들이 서로 인사를 주고 받는 모습을 보자니 누가 스승인지, 제자인지 구분이 쉽잖다. 사실 그 구별이 크게 중요할까도 싶다. 50년을 이어온 인연 속에 그들은 이미 인생의 벗이 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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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들이 200~300년 걸려서 이뤘을 일들을 우리는 1960~70년대 20년만에 이뤘습니다. 그 시기 희생도 많고 즐거운 일도 많았습니다. 이제는 남북간 평화 정착과 새로운 발전을 기대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그간 여러분의 각고의 고생이 있었기에 우리나라가 이만큼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서울대학교 정치학과 1968년도 입학 동문들이 8일 서울 강남의 한 음식점에서 은사들을 모시고 입학 50주년 모임을 열었다.   최정동 기자

서울대학교 정치학과 1968년도 입학 동문들이 8일 서울 강남의 한 음식점에서 은사들을 모시고 입학 50주년 모임을 열었다. 최정동 기자

지난 8일 오후 서울 강남의 한 식당. 은사의 대표격인 구범모(84)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가 감사의 말을 전했다. 그의 말을 경청하는 이들은 모두 서울대 정치학과 68학번들. 심지연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 변용식 전 조선일보 발행인, 강지원 푸르메재단 이사장, 노동일 전 경북대 총장, 김형국 중앙대 명예교수 등 제자 11명이 구 명예교수와 이홍구 전 국무총리, 배성동 전 의원 등 당시 교수 3명을 초청한 자리였다.

6월 8일, 서울 강남의 한 음식점에서 모인 서울대학교 정치학과 1968년도 입학 동문들. 50년만에 연 사은회이기도 하다. 최정동 기자

6월 8일, 서울 강남의 한 음식점에서 모인 서울대학교 정치학과 1968년도 입학 동문들. 50년만에 연 사은회이기도 하다. 최정동 기자

모임을 주도한 심 명예교수는 “68학번의 입학 50주년을 기념해 6월8일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며 “시국 상황 등으로 4년 안에 졸업한 동기가 전체 20명중 3~4명에 불과했다. 졸업식 때도 못한 ‘사은회’를 열자는 의견이 나와 한 자리에 모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입학한 68년은 프랑스 학생운동이 전 세계를 강타했던 시절로 한국에서도 박정희 전 대통령에 반대하는 학생운동으로 학교가 제대로 문을 열지 못할 때였다.

한 참석자는 "재학 시절 어지러운 정치 환경 탓에 밥 먹듯 휴교가 이어졌다”고 회고했다. 또 다른 68학번은 “그 전에 무기정학을 받으면 될 일이 유신 이후엔 무기징역으로까지 비화되기도 했다. 당시 선생님들이 우리를 빼내려고 많이 노력하셨다”고 말하며 웃기도 했다. 참석자들은 만남을 정리하며 “10년 뒤 또 한번 모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가영 기자 ide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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