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판매는 제닭 잡아먹기, 고객경험 데이터를 활용하라

중앙일보

입력 2018.06.09 15:00

업데이트 2018.06.21 17:53

[더,오래] 김재홍의 퓨처스토어(9)

지난 글에서는 고객 경험 데이터를 통해 백화점 공간을 최적화하는 방안을 다뤘다. 이는 경영진을 위한 조언이었다. 이번 글에서는 백화점 실무진의 데이터 활용방안에 대해 다뤄보려고 한다.

많은 고객을 만나면서 느끼지만 결국 모든 데이터는 실무진이 사용할 때 지속가능한 의미를 갖기 마련이다. 그들의 업무의 맥락과 프레임에 녹아 들어가야지 추가업무로 짐이 돼서는 안 된다. 백화점 내 고객 구매 여정의 세 단계(유입, 공간소비, 구매 단계)와 관련한 영업, MD(상품기획), 마케팅을 담당하는 실무진별로 살펴보자.

고객 경험 데이터, 정량적 영업전략 수립에 도움
서울 대치동의 한 백화점은 지난 1월 업계 최초로 반려동물 전문 컨설팅 매장을 열었다. 매장에서는 전문 교육을 받은 ‘펫 컨설턴트’ 4명이 고객에게 맞춤형 상품을 추천해준다. [중앙포토]

서울 대치동의 한 백화점은 지난 1월 업계 최초로 반려동물 전문 컨설팅 매장을 열었다. 매장에서는 전문 교육을 받은 ‘펫 컨설턴트’ 4명이 고객에게 맞춤형 상품을 추천해준다. [중앙포토]

영업 관점에서 고객 경험 데이터는 매출이 발생하기까지 매장 또는 상권별로 비교·분석하는 지표로 사용할 수 있다. 유동인구의 경우 절대적으로 높고 낮음을 판별할 수 없기 때문에 매장 또는 상권 간 비교를 통해 대략 매출 규모를 예측할 수 있다.

또 매출의 증감 원인을 다각도로 분석할 수 있기 때문에 영업전략을 보다 정량적으로 세울 수 있다. 더 나아가 영업전략 목표를 매출 외에 유입량 극대화, 체류 시간 극대화 등의 관점으로 카테고리화하고 자산화함으로써 향후 영업전략을 짜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MD 관점에서는 비주얼 상품기획(VMD) 범주에서 전후 효과를 비교·분석하기 위한 지표로 사용할 수 있다. 물론 매출 데이터로도 효과를 비교할 수 있지만 상품을 구매한 고객에 한해 분석이 가능하기 때문에 비구매 고객은 분석이 어렵다. 하지만 고객 경험 데이터는 이 비율도 파악할 수 있게 도와줌으로써 정확한 효과 분석이 가능해진다. 나아가 고객의 동선을 파악하는 것도 가능해짐은 물론이다.

마지막으로 마케팅 관점에서 MD와 유사한 형태로 프로모션의 효과를 분석할 수 있다. 프로모션으로 인한 매출 증대 외 고객 유입 및 체류 시간 증대 등의 효과를 전후로 비교·분석할 수 있다. 이에 따라서 매출을 넘어 브랜딩 관점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장기적 관점의 프로모션을 기획하고 실행할 수 있는 근거가 생기게 된다.

지원부서로서 비용을 소모하는 조직을 넘어서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조직으로 변모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사실 이런 분석은  온라인에서 이미 가능했다. 오프라인에서는 어려웠던 부분이었기 때문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본 조이너스 백화점의 고객 경험 데이터 활용 사례
일본 요코하마에 위치한 조이너스 백화점. 고객 경험을 무선신호로 측정해 매장 개선에 활용하기로 했다. [사진 위키미디어(출처 投稿者本人の作品, 저자 第四京浜)]

일본 요코하마에 위치한 조이너스 백화점. 고객 경험을 무선신호로 측정해 매장 개선에 활용하기로 했다. [사진 위키미디어(출처 投稿者本人の作品, 저자 第四京浜)]

국내 외에 다양한 기업에서 이미 고객 경험 데이터를 다음과 같은 형태로 쓰고 있다. 최근 발표된 기사에 따르면 일본의 조이너스(JOINUS) 백화점에서는 고객 경험을 무선신호로 측정해 매장 개선에 활용하기로 했다.

또 일본 최대규모의 쇼핑몰은 중국에 오픈한 백화점의 매출뿐 아니라 층별, 유동량과 고객 동선을 함께 관리한다. 이를 통해 유동량과 매출이 양의 상관관계를 갖고 움직이고 있는지 등을 종합적인 관점에서 관리한다. 매출 발생 과정을 정량적으로 관리해 매출 목표를 유연하게 세울 수 있다.

일반적으로 백화점에서는 층당 매출을 영업 실무진의 KPI(핵심 성과지표)로 관리한다. 고객의 방문과 체류 시간, 동선을 일괄적으로 파악할 때 매출이 발생하는 인과관계를 이해하고 개선을 위한 행동을 할 수 있다.

일본 중고 명품을 다루는 백화점에서는 이미 3년 이상 이러한 고객 분석을 토대로 지속적인 관리와 개선을 해나간다. 시부야의 플래그십 쇼핑몰에서는 프로모션을 할 때마다 발생하는 매출뿐 아니라 프로모션 존의 방문객 수와 체류 시간을 함께 조회하며 성공 여부를 판단한다.

미츠코시는 1673년에 포목점으로 시작한 일본 최초의 백화점으로 긴자 미츠코시는 현재 연매출 750억 엔(약 7951억원) 규모를 갖춘 긴자의 랜드마크가 됐다. 긴자 미츠코시의 전체 매출 30%를 외국인 관광객이 차지하고 있다. 사진은 긴자 미츠코시 전경. [중앙포토]

미츠코시는 1673년에 포목점으로 시작한 일본 최초의 백화점으로 긴자 미츠코시는 현재 연매출 750억 엔(약 7951억원) 규모를 갖춘 긴자의 랜드마크가 됐다. 긴자 미츠코시의 전체 매출 30%를 외국인 관광객이 차지하고 있다. 사진은 긴자 미츠코시 전경. [중앙포토]

더 나아가 일본의 백화점에서는 이런 경험 데이터를 멤버십 앱과 연동해 고객들과 직접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사례도 만들어지고 있다. 실무진의 입장에서는 수년간 많은 고객사가 시도했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 O2O(Online to Offline, 온·오프라인 연계)가 가능해진다.

온라인에서 브랜드를 경험했던 고객들이 오프라인 매장을 언제, 어떻게 방문하고 경험했는지 파악할 수 있게 된다. 모든 채널에서 동일한 목소리를 낼 수 있고, 입체적인 고객 관리(CRM) 역시 가능해지게 된다.

몇 년 전 한국의 한 백화점의 임원에게 이런 고객의 경험 데이터가 중요하다고 설명하자 “우리는 그런 것 필요 없습니다. 매출 올리고 싶으면 1+1하면 돼요”라고 말했던 것이 생각난다.

1+1 판매는 효과가 있지만 마진을 낮추고 때로는 브랜드 이미지를 떨어뜨린다. 또 이런 할인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내 매장 고객의 경험을 데이터로 수집하고 매출을 이해하는 것은 나만이 할 수 있는 고유한 방법이다. 결국 내 고객을 내 힘으로 만족시키는 것이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를 하는 원동력인 것이다.

김재홍 조이코퍼레이션 부사장 press@zoyi.co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