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협회 모임 때 사용한 접대비, 필요경비 인정 안 돼

중앙일보

입력 2018.06.09 15:00

업데이트 2018.06.21 17:52

[더,오래] 유창우의 자영업자를 위한 세법(8)  

내 고객인 이 사장은 꼼꼼하기로 유명하다. 나에게 장부기장과 관련된 자료를 보낼 때 소액의 영수증 하나 빠트리는 법이 없다. 장부를 정리해서 그 내용을 얘기할 때면 본인이 모르는 내용이 있는지 찾아보고, 꼼꼼히 질문한다. 이 사장의 장부를 정리하다 드러나는 몇 가지 문제점이 있는데 독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아 소개하고자 한다.

업무와 관련 없는 자산을 관리함으로써 발생한 비용은 필요경비로 인정되지 않는다. [중앙포토]

업무와 관련 없는 자산을 관리함으로써 발생한 비용은 필요경비로 인정되지 않는다. [중앙포토]

가사경비와 사업경비의 철저한 구분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이 사장의 경우 영수증을 빠짐없이 모아서 보내주다 보니, 부인이나 자녀들이 사용한 차량에 대한 유류대나 수리비 영수증이 자주 포함된다. 이를 명확히 구분하기는 어려우나 분명히 이 사장의 차량은 휘발유 차량임에도 경유를 주유했거나, 차량 수리내역에 다른 차량의 종류가 적혀 있는 경우가 있다.

업무와 관련 없는 자산을 관리함으로써 발생한 비용은 필요경비로 인정되지 않는다. 어느 때는 이들과 관련된 지방세납부 영수증까지 보내는 경우가 있는데 이 역시 필요경비에서 제외해야 한다.

차량과 관련된 것뿐만 아니다. 이 사장 부인이 보험모집업을 하면서 이 사장의 명의로 작은 오피스텔을 구매해 사용하는데, 오피스텔 관리비용에 사용한 신용카드 영수증 등을 함께 보내기도 한다. 이 역시 이 사장의 사업과는 관련 없는 자산의 유지비용이므로 필요경비로 인정받을 수 없다.

사업 관련 비용 아니면 필요경비 인정 안 돼  

그는 충남 천안에도 사업장이 있어 서울에서 파견된 직원들이 사용할 오피스텔을 구매했다. 이 오피스텔의 경우 직원들이 사용하고 있으므로 오피스텔 사용에 따른 공과금과 관리비용 등은 전부 이 사장의 사업상 필요경비로 인정받을 수 있다.

흔히 사업과 관련해 사용했는지를 어떻게 구분하냐고 묻는다. 장부를 기록하고 관리하기 위해 보관하는 각종 신용카드 영수증, 관리비 영수증 등에 거래처와 품목 등이 기재돼 있어 이를 보면 대부분 사업과 연관성이 있는지 없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직원들이 사용하기 위해 구매한 오피스텔은 공과금과 관리비용을 사장의 사업상 필요경비로 인정받을 수 있다. [중앙포토]

직원들이 사용하기 위해 구매한 오피스텔은 공과금과 관리비용을 사장의 사업상 필요경비로 인정받을 수 있다. [중앙포토]

이 사장은 앞에서 언급한 오피스텔 2채를 구매하면서 은행으로부터 담보대출을 각각 받았다. 부인이 사용하는 오피스텔에 대한 차입금의 이자비용은 사업상 필요경비로 인정받을 수 없다. 업무와 관련 없는 자산을 취득하기 위해 대출을 받았기 때문이다. 천안에 있는 오피스텔은 직원들이 사용하기 위한 것으로 업무와의 연관성이 있으므로 그 대출금에 대한 이자비용은 필요경비로 인정받을 수 있다.

이 사장은 납품거래처와 자주 미팅을 가지면서 접대비도 지출한다. 대부분이 일정한 한도 내에서 필요경비로 인정받을 수 있다. 간혹 접대비 내역을 보다 보면 주말에 사용한 내역도 나온다. 그는 지역발전을 위해서 다양한 협회 활동을 하고 있으며, 이들 모임이 주로 주말에 이뤄진다고 한다.

물론 지역의 발전이 이 사장의 사업발전과 어느 정도 관계가 있다고 할 수는 있으나, 그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업무와는 연관성이 없다. 따라서 이렇게 사업과 연관성이 없는 임의단체 활동비용은 전부 필요경비에 산입할 수 없는 접대비의 성격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손해배상금, 고의 아니면 필요경비 인정 

사업을 하다 보면 타인에게 손해를 입히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때 그 손해를 배상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 사장도 거래처에 납기지연으로 지체상금을 무는 경우가 있다. 세법에서는 이런 손해배상금을 고의 또는 중과실이 아닌 경우 필요경비에 산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만일 이 사장이 고의로 납기지연을 하고 손해배상을 하게 됐다면, 그 손해배상금은 필요경비에 산입할 수 없게 된다. 이런 고의성 및 중과실 여부는 사실상 법원의 판결이 있는 경우에나 확인이 가능해, 실무적으로는 납기지연에 따른 손해배상금은 대부분 필요경비에 산입하고 있다.

이 사장의 경우에서 보듯이 사업주의 입장에서는 세금을 줄이고자 하는 욕구가 항상 존재하고, 사용한 모든 비용은 필요경비로 인정받고 싶어하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세법은 엄격하다. 사업과의 연관성이 없다면 기부금을 제외하고는 필요경비로 인정받을 수 없다.

유창우 공인회계사 cpay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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