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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내셔널]도심 생태계 보고…한강하구 ‘장항습지’ 체험

중앙일보

입력

장항습지 생태탐방로. 전익진 기자

장항습지 생태탐방로. 전익진 기자

지난 1일 오후 도심 속 자연 생태계의 보고인 경기도 고양시 한강하구 장항습지. 군사용 철책 내에 위치한 이곳을 방문해 자연환경해설사의 안내에 따라 생태탐방을 체험해 봤다.
군사시설보호구역인 장항습지는 평소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된 곳으로 방문을 위해서는 사전에 신청해야 한다.

장항습지 썰물 때 모습. 전익진 기자

장항습지 썰물 때 모습. 전익진 기자

장항습지 위치도. [다음지도]

장항습지 위치도. [다음지도]

습지 사이로 높이 50∼60㎝, 총 길이 1.1㎞인 생태 탐방을 위한 목재 데크가 구불구불 이어져 있다. 탐방로는 버드나무(선버들)가 하늘을 가릴 정도로 무성한 선버들 군락지 사이를 관통했다. 탐방로 옆 습지이자 갯벌은 썰물 때여서 물이 빠진 상태였다. 갯벌에는 직경 1∼6㎝ 크기의 구멍이 수를 셀 수 없이 많이 뚫려 있다. 사람 인기척이 나자 말똥게 한 마리가 쏜살같이 구멍으로 쏙 들어가 자취를 감췄다. 자연환경해설사 심은영씨는 “강가 습지에 주로 자라는 선버들과 말똥게는 묘한 공생 관계를 이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항습지에 서식하는 말똥게와 말똥게가 뚫어놓은 구멍. 전익진 기자

장항습지에 서식하는 말똥게와 말똥게가 뚫어놓은 구멍. 전익진 기자

장항습지에 서식하는 말똥게. [사진 고양시]

장항습지에 서식하는 말똥게. [사진 고양시]

 “선버들은 말똥게에게 은신처와 먹이를 제공해 주고, 말똥게는 배설물로 선버들에 영양분을 공급한다. 또 선버들 뿌리 주변 땅에 구멍을 내 살면서 숨구멍을 뚫어줘 뿌리 호흡을 도와주는 방식으로 서로 돕고 사는 관계를 이루고 있다.”
  말똥게 구멍은 밀물 때 물속에 모두 잠겼다가 썰물 때면 다시 땅 위로 모습을 드러낸다. 강가 쪽에는 손톱만한 크기의 펄콩게가 사는 직경 1∼2㎝의 구멍도 여기저기서 보였다.

선버들 군락 아래 갯벌에 수많은 말똥게 구멍 #바닷물 들어오면 잠기고, 나가면 모습 드러내 #바닷물과 민물 섞이는 기수지역 생태계 보고 #김포대교∼일산대교 7.6㎞ 구간 한강하구 습지 # #100여 종 생물 독톡한 서식환경 체험 제격 #군사보호구역 내여서 사전에 방문 신청해야 #고양시, 시민 대상 생태체험 프로그램 운영 #한강유역환경청, 일반인 대상 생태체험 실시

장항습지 생태탐방로. 전익진 기자

장항습지 생태탐방로. 전익진 기자

장항습지의 밀물 때 모습. [시진 고양시]

장항습지의 밀물 때 모습. [시진 고양시]

장항습지는 한강하구 습지 가운데 유일하게 탐방이 가능한 곳으로 고양시 장항동, 신평동, 송포동 일대 한강 변에 있다. 육지면적 2.7㎢, 갯벌과 수면부 면적 4.69㎢ 등 총면적 7.49㎢이다. 습지 내에는 25㏊의 논이 포함돼 있다. 장항습지는 2006년 한강하구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  현장에 동행한 김연희 고양시 환경보호과 주무관은 “장항습지는 바닷물과 민물이 섞이는 기수지역인 고양시 김포대교∼일산대교 7.6㎞ 구간 한강하구에 자연적으로 생긴 습지”라며 “버드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100여 종의 생물이 서식하는 독특한 생태환경을 지닌 도심 속 생태습지”라고 했다.

이곳은 다양한 자연 생태계도 그대로 보여 주고 있다. 숲의 최상위 포식자인 삵은 청둥오리를 잡아먹고, 너구리는 지천에서 눈에 띄는 말똥게를 잡아먹는다. 쇠백로는 논에서 미꾸라지를 잡아먹고, 민물가마우지와 해오라기는 갯벌에서 여름을 난다. 갈대숲에는 개개비와 붉은머리오목눈이가, 버드나무숲에는 멧비둘기가 둥지를 틀고 산다. 새섬매자기 군락 근처 풀밭에서는 고라니가 새끼를 키운다.

장항습지에 서식하는 고라니. [사진 고양시]

장항습지에 서식하는 고라니. [사진 고양시]

장항습지 갯벌. [사진 고양시]

장항습지 갯벌. [사진 고양시]

고양시는 10월 말까지 장항습지를 탐방하는 ‘장항습지 생태체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생태 탐방로를 따라 자연환경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습지를 돌아보고 생태계를 관찰한다. 지난해엔 101차례에 걸쳐 2333명이 생태탐방을 다녀갔다.

힌깅하구 습지보호구역 위치도. [사진 한강유역환경청]

힌깅하구 습지보호구역 위치도. [사진 한강유역환경청]

탐방은 월∼금요일 하루 두 차례(오후 1∼3시, 3∼5시) 실시한다. 고양시민이 대상이며 하루 최대 80명까지 참여할 수 있다. 탐방 신청은 생태체험 프로그램 운영단체인 어린이 식물연구회 온라인 카페(http://cafe.daum.net/botecoguide)로 2주 전에 하면 된다. 참가비는 무료다.

장항습지 썰물 때 모습. 전익진 기자

장항습지 썰물 때 모습. 전익진 기자

한강유역환경청도 일반시민을 상대로 장항습지 생태탐방을 실시 중이다. 매주 월∼금요일 탐방한다. 하루 두 차례(오후 1∼3시, 3∼5시) 회당 20명 이하로 참여할 수 있다. 공휴일은 제외이며, 참가비는 무료다. 출입 10일 전까지 신청해야 한다. 문의는 한강유역환경청 자연환경과(031-790-2811, 2852).

한강유역환경청은 지난 1일 고양시, 육군 9사단, 환경단체 등과 함께 경기도 고양시 한강하구 장항습지에서 가시박 등 생태계 교란식물 제거 및 정화활동을 했다. [사진 한강유역환경청]

한강유역환경청은 지난 1일 고양시, 육군 9사단, 환경단체 등과 함께 경기도 고양시 한강하구 장항습지에서 가시박 등 생태계 교란식물 제거 및 정화활동을 했다. [사진 한강유역환경청]

한강유역환경청은 지난 1일 고양시, 육군 9사단, 환경단체 등과 함께 경기도 고양시 한강하구 장항습지에서 가시박 등 생태계 교란식물 제거 및 정화활동을 했다. [사진 한강유역환경청]

한강유역환경청은 지난 1일 고양시, 육군 9사단, 환경단체 등과 함께 경기도 고양시 한강하구 장항습지에서 가시박 등 생태계 교란식물 제거 및 정화활동을 했다. [사진 한강유역환경청]

김은영 한강유역환경청 자연환경해설사는 “요즘 운 좋으면 장항습지 탐방로에선 나무에 구멍을 뚫고 사는 오색딱따구리 한 쌍도 목격할 수 있다”며 “뻐꾸기·백로 등 다양한 새를 관찰하고 수많은 새의 울음소리가 어우러진 새들의 합창을 듣는 재미가 딱 좋은 계절”이라고 소개했다.

고양=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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