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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e글중심

대학가에 번지는 ‘페미니즘 백래시’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2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위당관 대강당 앞에서 학생들이 성 칼럼니스트 겸 작가 은하선씨의 강연을 반대하는 문구가 적힌 종이를 들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위당관 대강당 앞에서 학생들이 성 칼럼니스트 겸 작가 은하선씨의 강연을 반대하는 문구가 적힌 종이를 들고 있다. [연합뉴스]

페미니즘이 뜨니까 이에 대한 반발감도 덩달아 커지고 있나 봅니다. 연세대 총여학생회(총여)가 존폐 위기에 놓였습니다. 연세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가 3일 ‘총여학생회 재개편 요구의 안’을 학생 총투표로 결정한다고 밝혔습니다. 총여의 명칭을 ‘학생인권위원회(가제)’로 변경하고, 구성원을 ‘여학생’에서 ‘연세대에 재적 중인 학생’으로 넓혀야 한다는 게 요구안의 골자입니다. 이번 사태는 지난달 24일 총여가 페미니스트 강사 은하선씨의 강연을 추진하자 일부 학생들이 이에 반대하면서 불거졌습니다. 기독교학교인 연세대가 십자가 모양의 성인용품을 판매했던 사람을 초청하는 걸 이해하기 어렵다는 게 강연을 반대한 학생들의 주장이었습니다. 총여의 존폐를 결정할 이번 투표는 이르면 이번 주말에 치러질 것으로 보입니다.

대학가에 페미니즘 ‘백래시(backlash)’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백래시란 사회‧정치적 변화에 대해 나타나는 반발 심리 및 행동을 이르는 말인데요. 페미니즘 확산에 반발심을 느끼는 대학생들이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달 10일 서강대에서도 은씨의 강연이 학생들의 반발로 취소된 바 있습니다. 최근 대학별 ‘대나무숲’에서는 학내 페미니즘 관련 단체의 존재 이유를 묻는 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캠퍼스 안에선 페미니즘 관련 대자보를 훼손하고, 총여를 비판하는 내용의 대자보가 붙기도 하는 상황입니다. 이에 성균관대 위드유 특별위원회는 5일 ‘6.5 성균관대 백래시 박살대회’를 열고 백래시를 규탄하기 위한 연대 발언 등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합니다. 페미니즘을 둘러싼 대학 내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네티즌들의 의견 역시 논쟁적입니다. ‘e글중심(衆心)’이 다양한 네티즌들의 목소리를 들어봅니다.

* 어제의 e글중심▷ ‘불꽃페미액션’의 누드시위 어떠셨나요?

* e글중심(衆心)은 '인터넷 대중의 마음을 읽는다'는 뜻을 담았습니다.

* 커뮤니티 글 제목을 클릭하시면 원문을 볼 수 있습니다.
* 반말과 비속어가 있더라도 원문에 충실하기 위해 그대로 인용합니다.

#다음

“페미니즘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건 페미니즘에 대한 연세대학생의 반대가 아니라 총여의 비민주적이고 독선적인 행보에 반대하는 것입니다. 기독교 모욕발언을 한 연사로서 자격이 떨어지는 은모씨의 강연 전 천명의 학우들이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단한마디의 대화도 없이 '여성주의는 멈출 수 없다'는 논점을 흐려버리는 말과 함께 일방적으로 강연을 진행하고 그 후 독재정권을 연상케 하는 그들 식의 '소통'에 3천연세인이 총여 재개편 및 폐지안에 서명을 한것이죠”

ID ‘이성훈’

#엠엘비파크

“제가 보는 메갈, 일베 이런 애들은 사랑 못 받고 자라고, 일반적인 사회에 부적응하고 그래서 사람들을 싫어하고 혐오감정 털어내고 본인 그 자체가 편견, 선입견 논리로 무장한 애들이라고 보는데 공부 잘했다고 삐딱하게 자라는 애들이 없을 리는 없죠. 메갈 그 중에는 진짜 페미니즘을 위한 사람들이 있다? 일베를 미러링하면 일베 취급 당할 뿐입니다. 일부 때문에 골머리 앓는 연대 학생들 화이팅 하시길“

ID '야경'

#클리앙

“연세대는 무려 30여년전에 마광수를 포용했던 학교였습니다. 재단 이사회, 동문회를 비롯한 꼰대들이 그 난리를 칠때에도 학생들은 다양성의 존중이라는 이름으로 그를 지켜주었어요. 그런데? 페미니즘 강사라서? 십자가를 딜도로 써서? 강연을 방해하고 그 난리를 펴요? 강연내용에 대해 반대의견을 제시하면 되지 왜 장을 만드는 것까지 못하게 막아요?”

ID 'Minority Opinion'

#네이트판

“진짜 이젠 뭐가 맞는지 모르겠다 판에 하루에 한번꼴로 이런글 올라오고 남자든 여자든 서로 배려해가면서 살면 안되나? 이러다 서로를 너무 혐오해서 살인까지 할것같은데? 진짜 처음엔 여성인권 바닥이니까 페미도 좋은거고 남자들이 여혐하고 일베하니까 우리도 남혐해도 상관없다 생각했는데 이젠 너무 지나치단 생각밖에 안든다”

ID 'ㅇㅇ'

#디시인사이드

“대한민국에 여성단체는 수천 개고 이들의 예산은 34조다. '여성인권'은 합당하며, 상식과 같아졌다. 이에 반대할 수 없는 사회다. 대학과 중고등학교에는 페미니즘동아리가 넘쳐나고, 페미니즘 강연은 돈이 된다. 여성인권을 얘기하면 후원받고 모금 받는다. (중략) 인권을 말할 때엔 여성과 성소수자 반려동물을 말하지만, 남성은 이야기하지 않는 사회다. (중략) 우리사회는 남성피해자를 두고도, 여성인권을 운운하는 사회가 되어버렸다”

ID 'ㅇㅇ'

#한겨레 댓글

"21세기를 살아 가는데 기본원칙은 평등과 배려다. 페미니즘을 여전히 파괴적이고 불순한 아방가르드운동쯤으로 오인하고 있다면 그것은 다분히 반지성적이고 극우적인 편견일 뿐이다. 더구나 대학에서 반페미니즘을 외치는 시대착오적인 학생들이 존재한다니 어처구니 없다. (중략) 착취로부터 여성의 해방운동은 제2의 민주화 운동이다”

ID 'Youngwha Shin'

#네이버

“페미니즘에 반대하는 것이 아닌, 비민주적이고 독단적인 총여학생회를 민주적 절차로 심판하는 것임을 분명히 알립니다. 더불어 은하선 강연에 총여학생회는 경호원을 고용하여 학생들의 입장을 제지했으며, 총여학생회 회장은 직무정지 중이지만 그 사유도 밝히고 있지 않습니다. 소수자의 인권을 부르짖지만 커뮤니티에 얼굴이 유포된 피해자에게 관심도 없는 여학생회의 이중성을 꼭 심판하고, 진정 소수자 인권을 지향하는 건설적 논의를 바람”

ID 'even****'


정리: 황병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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