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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상 “골프 잘 치는 사람이 멋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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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드라이브샷을 하는 홍순상. 프로 13년차인데 운동을 많이 해 몸에 지방이 거의 없다. [사진 KPGA 민수용]

드라이브샷을 하는 홍순상. 프로 13년차인데 운동을 많이 해 몸에 지방이 거의 없다. [사진 KPGA 민수용]

미남 골퍼 홍순상(37)이 3일 경기도 이천의 블랙스톤 골프장에서 끝난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KB금융 리브 챔피언십에서 준우승했다. 우승은 합계 9언더파를 기록한 맹동섭(31)이 차지했다. 홍순상은 한 타가 뒤져 2위에 올랐다.

KB금융 챔피언십 1타 차 준우승 #미남스타지만 투어 최고 노력파 #“유혹 경계해야” 엄마 말씀 되새겨 #맹동섭, 합계 9언더파로 우승

짜릿한 승부였다. 맹동섭을 한 타 차로 추격하던 홍순상은 17번 홀에서 티샷이 긴 잡초밭으로 들어갔다. 간신히 공을 찾은 뒤 레이업을 한 끝에 힘겹게 보기로 막았다. 파 5인 마지막 홀에서 홍순상은 숲을 질러 치면서 2온 기회를 만들었지만 두 번째 샷한 공은 그린 옆쪽에 떨어졌다. 그러나 홍순상은 약 20m짜리 이글 칩샷을 성공시키며 단숨에 2타를 줄였다.

챔피언 조에서 플레이하던 맹동섭은 앞 조의 홍순상이 이글을 성공시키며 공동 선두가 된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맹동섭은 전혀 흔들리지 않고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려놓은 뒤 2퍼트로 버디를 잡아내 1타 차 우승을 확정했다. 그린 주변에서 기다리던 홍순상은 결국 맹동섭과 악수를 나누며 우승을 축하했다.

맹동섭. [뉴시스]

맹동섭. [뉴시스]

홍순상은 잘 생긴 외모로 널리 알려진 프로골퍼다. 2006년 신한동해 오픈 당시엔 초청선수로 출전한 최경주가 아니라 홍순상이 플레이한 조에 더 많은 갤러리가 몰렸다. 해병으로 군복무를 마친 홍순상을 보러 온 여성팬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그가 어떤 선수보다 많은 노력을 한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가장 저돌적으로 열심히 훈련하는 ‘돌쇠’가 바로 홍순상이다. 선수들은 “연습 그린에 홍순상이 있으면 퍼트 연습을 할 수 있는 날씨이고, 홍순상이 없으면 도저히 퍼트를 할 수 없는 날”이라고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한다.

홍순상은 프로 2년차인 2007년 X캔버스 오픈에서 우승한 것을 시작으로 KPGA투어에서 5승을 거뒀다. 2011년 KPGA 대상도 탔다. 그러나 2013년 솔라시도 파인비치오픈 이후 우승이 없다. 2015년 상금랭킹 49위, 2016년 43위, 2017년 61위로 떨어졌다. 지난해 투어 시드를 잃을 위기였지만 10월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서 9위에 오르면서 아슬아슬하게 시드를 지켜냈다.

올 시즌 개막전에서 톱 10에 올랐던 홍순상은 이번 대회 준우승으로 다시 자신감을 갖게 됐다. 선수들 사이에선 “홍순상이 너무 연습을 많이 해서 오히려 성적이 좋지 않다”는 얘기도 나온다. 홍순상은 “그런 얘기를 많이 들어서 일부러 연습을 안 해봤다. 아무 것도 안 하고, 실컷 놀기만 하고 경기에 나가 보기도 했다”며 “연습을 안 하고 대회에 나가보니 성적이 완전 형편없었다. 그래서 나는 무조건 연습을 많이 해야 하는 스타일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홍순상은 다른 동료들과도 거의 어울리지 않고 혼자서 훈련하는 스타일이다.

홍순상만큼 열심히 하지 않는데도 잘 된 선수들이 있다. 홍순상도 잘 안다. “부럽다”고 했다. 그런데 다른 방법은 없다고 한다. “그냥 열심히 연습하는 수밖에는 없잖아요. 타고 난 게 이런데.”

외모 때문에 유혹도 있었다. 홍순상은 “어머니가 신문을 보시다 좋은 내용이 있으면 스크랩을 해주셨다. 제대한 직후에 어머니가 ‘남자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또 성공하고 나서도 유혹을 경계해야 한다’ 는 글을 주셨다. 그 내용에 공감하고, 항상 유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순상은 “내가 특별히 잘 생겼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골프를 잘 하는 사람이 멋있을 뿐”이라고 했다.

◆조정민, KLPGA 롯데 칸타타 오픈 우승=조정민(24)은 이날 제주도 서귀포시 롯데스카이힐 제주 골프장에서 벌어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 최종 3라운드에서 6언더파를 쳐 합계 23언더파 193타로 우승했다. 조정민은 배선우가 2년 전 기록한 KLPGA 54홀 최소타(20언더파 196타)를 3타 경신했다. 그는 또 2라운드까지 17언더파 127타를 기록하며 36홀 최소타 기록도 세웠다. 최민경(25)이 합계 17언더파로 2위를 차지했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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