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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 4층 상가 건물 무너져 1명 부상···원인은?

중앙일보

입력

서울 용산에서 4층짜리 상가 건물이 알 수 없는 이유로 완전히 붕괴돼 60대 여성 1명이 다치는 사고가 3일 발생했다. 휴일을 맞아 1ㆍ2층 식당은 문을 닫고 거주민들이 대부분 자리를 비워 피해자가 적었지만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주말 맞아 대부분 주민 자리 비워···대형사고 이어질 뻔 #4층에 거주하는 60대 여성 대피하다가 경상 #상가 주민들 "건물 노후화로 붕괴 조짐 있었다" #용산구청 "위험시설물 지정되지 않아 안전점검 안 했다"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강로 2가에서 4층 상가 건물이 붕괴한 현장. 조혜경 기자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강로 2가에서 4층 상가 건물이 붕괴한 현장. 조혜경 기자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35분쯤 서울 용산구 한강로 2가에 있는 4층 상가 건물이 완전히 무너졌다. 이 사고로 인해 4층에 거주하던 이모(68)씨가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씨는 대피 과정에서 가벼운 상처를 입어 생명엔 지장이 없다. 이씨는 “건물이 갑자기 흔들리다 주저앉았다”고 소방당국에 말했다. 인근 식당의 한 직원은 “‘쾅’ 하는 폭발 소리와 함께 타는 냄새가 났고, 나와서 보니 먼지가 나면서 건물이 무너져 있었다”고 설명했다.

사고 당시 1층과 2층은 휴일을 맞아 식당은 영업하지 않고 있었다. 이씨를 제외한 3층과 4층의 주민들도 모두 외출 중이었다.

무너진 건물은 1966년에 지어졌다. 건물 주민들은 해당 건물이 노후해 곳곳에서 붕괴의 조짐이 보였다고 주장했다. 1층에서 식당을 운영하던 정재영(32)씨는 “지난달 초 비가 많이 오고 나서 가게 벽 쪽에 나무 합판이 일어나더니 건물 내벽이 튀어나오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일부 상인들은 “지난달 구청을 상대로 민원을 제기했지만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무너진 건물 지하 1층 식당의 내벽 나무 합판이 일어난 모습. [상가 주민 제공]

무너진 건물 지하 1층 식당의 내벽 나무 합판이 일어난 모습. [상가 주민 제공]

용산구청 측은 해당 건물이 위험시설물로 지정돼 있지 않아 별도의 안전점검을 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구청 관계자는 “위험시설물로 지정돼도 건물주가 보수 조치할 책임이 있고, 구청에서는 최하위 등급인 F등급일 경우에만 긴급행정명령으로 철거명령을 내릴 수 있다”며 “해당 건물에서 현재까지 진동이나 균열 등의 민원 접수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무너진 건물의 내벽이 튀어나온 모습. [상가 주민 제공]

무너진 건물의 내벽이 튀어나온 모습. [상가 주민 제공]

경찰과 소방당국은 건물 노후화에 따른 붕괴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주변의 노후화된 6개 건물에 대한 대피령도 내렸다. 경찰은 추가 인명 수색 작업이 끝나면 건물주 등을 불러 안전관리에 소홀한 점은 없었는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최규진·성지원 기자 choi.k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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