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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폭행 이유로 재벌총수 부인 첫 구속되나…이명희 영장심사 긴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28일 서울 내자동 서울지방경찰청에 출석,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28일 서울 내자동 서울지방경찰청에 출석,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경비원과 운전기사 등 직원들에 수시로 폭언·폭행을 했다는 의혹으로 7가지 혐의를 받는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의 구속 여부가 이르면 4일 결정된다. 한진가 장녀 조현아 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도 같은 날 세관에 나가 총수 일가의 '밀반입' 의혹에 대해 소명한다.

3일 경찰과 법원에 따르면 이 전 이사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서울중앙지법 박범석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오전 10시 30분 열린다. 이 전 이사장은 지난달 30일 경찰의 2차 조사 이후 6일 만에 다시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이명희, 폭행·상해 등 7가지 혐의 #경찰 "피해자 대부분 처벌 원해" #

경찰은 이 전 이사장이 서울 평창동 자택에서 경비원에게 정원 손질용 가위를 던지거나 자신을 수행하던 운전기사를 폭행하는 등 2011년부터 올해 3월까지 피해자 11명에게 24차례 폭언이나 폭행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피해자 대부분은 이 전 이사장에 대한 처벌을 원하고 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은 이 전 이사장에게 특수상해, 상해, 특수폭행,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운전자 폭행, 상습폭행, 업무방해, 모욕 등 7가지 혐의를 적용했다.

법원에서 이 전 이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받아들여지면 재벌 총수 부인이 구속되는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이 전 이사장은 지난달 28일과 30일 진행된 두 차례 경찰 조사에서 혐의 대부분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이사장이 일우재단 이사장직에서 물러난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다. 이 전 이사장은 인천 그랜드하얏트호텔 신축 공사장에서 여직원을 밀치는 등 갑질을 하는 영상이 공개된 다음 날인 지난 4월 24일 재단 측에 사임서를 제출했다.

이 전 이사장의 딸 조 전 사장도 어머니와 같은 날 밀반입 혐의와 관련해 세관에 출석한다. 인천본부세관은 조 전 사장을 불러 해외에서 물품을 들여온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지난달 21일 세관은 대한항공에 기내 물품을 납품하는 경기도 일산의 한 업체와 인근에 있는 업체 대표의 자택을 압수수색해 총수 일가의 밀반입 물품으로 의심되는 물건을 대량으로 확보한 바 있다. 당시 세관이 압수한 물품은 2.5t 트럭 한 대 분량이다. 한진가 총수 일가의 밀반입 의혹을 조사해 온 관세청은 조 전 사장의 휴대전화 통화내역과 주요 인물에 대한 미행 등을 바탕으로 조 전 사장이 물품 은닉을 지시한 정황도 확보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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