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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만 1만개…性전쟁터로 변한 ‘불꽃페미액션’ 페이스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3일 오전 현재 '불꽃페미액션' 측이 올린 게시물에 1만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사진 불꽃페미액션 페이스북 캡처]

3일 오전 현재 '불꽃페미액션' 측이 올린 게시물에 1만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사진 불꽃페미액션 페이스북 캡처]

지난 2일 서울 강남에서 “여성의 가슴을 해방시켜라”는 구호를 외친 시민단체 ‘불꽃페미액션’이 다음날인 3일 온라인 포털사이트에서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을 차지하는 등 네티즌의 관심을 받고 있다.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페이스북코리아 앞에서 여성단체 '불꽃페미액션' 회원들이 페이스북의 성차별적 규정에 항의하는 상의 탈의 시위를 하고 있다. 이 단체는 앞서 페이스북이 남성의 반라 사진은 그대로 두면서 여성의 반라 사진만 삭제하는 점을 규탄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열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페이스북코리아 앞에서 여성단체 '불꽃페미액션' 회원들이 페이스북의 성차별적 규정에 항의하는 상의 탈의 시위를 하고 있다. 이 단체는 앞서 페이스북이 남성의 반라 사진은 그대로 두면서 여성의 반라 사진만 삭제하는 점을 규탄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열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불꽃페미액션’은 2일 오후 1시께 서울 강남구 역삼동 페이스북 코리아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남성의 가슴은 문제없고 여성의 가슴만 음란물이냐”고 규탄하며 상의탈의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이날 퍼포먼스는 불꽃페미액션이 지난달 26일 서울 영등포구 하자센터에서 열린 ‘2018 월경 페스티벌’에 참여해 속옷과 상의를 벗은 채 찍어 올린 사진을 페이스북 코리아가 삭제 조치한 것이 발단이 됐다. 이에 불꽃페미액션은 페이스북의 태도를 비판하고 차별적 규정을 시정할 것을 요구하며 ‘우리는 음란물이 아니다’라는 주제로 이 퍼포먼스를 계획했다는 설명이다.

3일 오전 ‘불꽃페미액션’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네티즌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들이 “페이스북 코리아에 의해 나체·성적 행위에 관한 게시물로 분류돼 삭제됐다가 상의탈의 퍼포먼스 이후 살아 돌아온 게시물”이라고 밝힌 게시물에 대해서는 많은 댓글이 달리고 있다. 이 게시글은 지난달 29일 올라온 글로, “여성의 나체는 음란물로 규정됐으나 남성의 나체는 보편 인간의 몸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월경페스티벌에서 불꽃페미액션은 여성의 몸에 부여되는 남성 중심적 아름다움과 음란물 이미지를 내팽개치고 여성의 몸을 있는 그대로 드러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기에는 이날 오전 현재 1만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이들을 바라보는 네티즌의 시각은 엇갈렸다. 정당한 의문 제기라는 반응과 지나친 노출이 불편할 수 있다는 반응이다.

한 네티즌은 이 게시물에 “시위 취지는 좋으나 굳이 길에서 벗어야 하냐. 남자도 저렇게 상의를 벗고 있으면 정상 취급은 못 받는다”고 적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남성 중심의 시선으로부터 해방되자는 좋은 취지의 운동 같다. 응원한다”고 했다.

게시물에 달린 댓글 일부. [사진 '불꽃페미액션' 페이스북 캡처]

게시물에 달린 댓글 일부. [사진 '불꽃페미액션' 페이스북 캡처]

이 게시물은 일종의 성(性) 대결 전쟁터로 번진 듯한 양상을 보였다. 일부 남성이 “벗은 애들은 다 못생겼다” “눈 버렸다” 등과 같은 댓글을 달자 이에 대해 일부 네티즌이 “한남(한국남자)은 성희롱 없이 댓글 못 다는 것인가” “가슴·몸매 평가하라고 올린 글이 아닌데 뭐가 중요한지 파악을 못 하는 남자들이 너무 많다” 등과 같은 반박 글을 남기면서다.

불꽃페미액션 측은 상의탈의 퍼포먼스 등과 같은 활동을 계속해나갈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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