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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언론, “김정은 전용기 추락” 또 악담…‘재팬 패싱’ 우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 5월 9일 오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중국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 방문을 보도했다. 사진은 김 위원장이 중국 다렌공항에 도착한 전용기 참매 1호( IL -62)에서 내리는 모습. 왼편에 인공기 대신 국무위원장 표시가 되어있다. [사진 조선중앙TV]

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 5월 9일 오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중국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 방문을 보도했다. 사진은 김 위원장이 중국 다렌공항에 도착한 전용기 참매 1호( IL -62)에서 내리는 모습. 왼편에 인공기 대신 국무위원장 표시가 되어있다. [사진 조선중앙TV]

일본 내에 우익 목소리를 대변해온 산케이(産經) 신문이 “항공기에 사이버 공격을 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전용기를 납치해 ‘암살’하는 것도 허풍이 아닌 상태가 됐다”라는 기사를 냈다.

지난 1일 신문은 “북·미 정상회담이 싱가포르에서 열릴 경우 평양에서 약 6시간30분을 비행해야 한다며 전용기의 보안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알려져있지 않지만, 항공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비행기가 노후했다고 지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육상자위대 통신학교장 등을 인용해 지상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해 비행 중인 항공기를 제어불능 상태에 빠뜨릴 수 있으며 이런 일이 현실에서 발생할 수 있다고도 설명했다.

이러한 언급은 산케이신문 만이 아니다. 일본 내 우익세력을 대표하는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은 지난달 16일 도쿄에서 열린 강연에서 6·12 북·미 정상회담을 거론하며 “북한의 외관이 안 좋은 비행기가 싱가포르까지 무사히 비행할 것을 기대하지만 도중에 떨어져버리면 (시시해서) 얘기가 안된다”고 말했다.

내각 2인자의 ‘악담’은 일본 내에서도 비판을 받았다. 교도통신은 “북·미 정상회담이 진전됐다는 점을 평가하는 도중 나온 발언이지만 경솔하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관방 부장관은 이후 기자회견을 통해 “전날 야노 고지(矢野康治) 재무성 관방장을 통해 아소 부총리에게 ‘발언에 주의해 달라’고 전달했다”고 밝혔다.

2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일 최근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에 일본 언론이 초청받지 못한 사실을 거론하며 일본의 비핵화 관련 강경 입장에 거부감을 드러냈다. 신문은 이날 ‘일본은 무엇을 모르고 있는가’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일본이) 조선반도(한반도)에서의 긴장 완화와 평화의 분위기를 지지하는 척하면서 우리 공화국에 대한 체질적인 거부감에 사로잡혀 대결과 적대의 감정을 노골적으로 표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북부(풍계리) 핵시험장 폐기 의식에 일본만이 초청장을 받지 못한 것은 ‘정치적 제스처’라는 잡소리만 치는 얼간이들을 구태여 찾을 필요를 느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신문은 “일본이 그토록 ‘납치자 문제’에 집착하고 있는 것은 우리 공화국의 대외적 영상에 먹칠을 하고 군국주의 광기를 더욱 조장해 보려는 불순한 속심 외에 다른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북한은 지난달 24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갱도 폭파 방식으로 폐기했으며 남한·미국·영국·중국·러시아 등 5개국 취재진을 현장에 초청해 취재하도록 했다. 6자회담 당사국 가운데 일본 언론만 빼고 영국을 대신 포함한 것으로, 그간 대북 강경 목소리를 내온 일본을 현 정세 국면에서 배제하려는 의도로 관측됐다. 이날 노동신문 논평도 북한의 이런 기조를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한반도 빅딜의 주요 장면마다 일본이 배제되면서 일본 내에서는 ‘재팬 패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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