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응급실은 어디일까.
해발 8,848m 높이를 자랑하는 에베레스트 베이스 캠프에 가면 이 응급실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너무 높은 곳에 있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진료를 받을 수 없고 '손님'은 오직 산악들과 셰르파뿐이다. 산악 환잔 전문 병원인 셈이다. 에베레스트의 베이스 캠프는 통상 4,5000m가 넘는다.
미국인 의사가 설립한 응급실 'ER(Everest)'는 히말라야 산악구조협회가 실제적인 운영을 하지만, 의료진들은 미국을 비롯한 영국 등에서 온 자원봉사자와 직업 의사들이 맡고 있다.
에베레스트와 같이 해발 고도가 높은 산악에서 발생하는 환자는 무엇보다 신속한 응급조치에 따라 생명을 담보할 수 있다. 산소 부족으로 발생하는 고산병과 동상 환자 등 열악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환자들일수록 더욱 초기 응급조치에 따라 예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환자들을 치료하고 나온 진료비 일부는 산악인들을 안내하다 다친 셰르파를 지원하는 금액으로 쓰이기도 한다고 구조협회는 밝혔다.
현재 500여 명의 네팔인들이 에베레스트를 중심으로 등산객들의 짐을 나르고 길을 안내하는 셰르파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 등정을 위해 세계에서 몰려드는 등산객은 한 해 400여 명에 육박하고 도보여행 목적으로 에베레스트를 찾는 산악인들이 매년 늘고 있다. 그래서 산악전문가들은 에베레스트와 같은 고산에서의 환자도 덩달아 늘 것이라고 말한다.
지난 2002년 에베레스트 베이스 캠프에 설치된 ER에서 최근까지 3,000여 명의 산악인들이 진료를 받았다. 김상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