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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성신여대, '제자 성폭행' 혐의로 고발된 사학과 교수 파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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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성북구 성신여대에서 학생들이 제자 성폭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사학과 임모 교수의 파면과 엄중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성북구 성신여대에서 학생들이 제자 성폭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사학과 임모 교수의 파면과 엄중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성신여대가 제자를 성폭행·성추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던 사학과 교수를 파면하기로 했다. 성신여대 이사회 산하 교원징계위원회는 30일자로 사학과 임모 교수를 파면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31일 밝혔다.

임 교수는 현재 제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서울 성북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단계에서 대학이 먼저 교수를 파면하는 건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교내 교원인사위원회에서 총장에게 임 교수에 대한 중징계 요청을 했고, 이를 총장이 받아들여 이사회에 재청한 결과다.

앞서 성신여대 사학과 학생대책위원회와 학교 측에 따르면 임 교수는 사학과 내에서 자신이 담당하던 학회 소속 제자를 성폭행한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학교 관계자는 "지난 3월 말 해당 학과를 통해 학교 성 윤리위원회에 제보가 들어왔는데 조사를 하다 보니 사안이 심각해 지난달 2일 학교가 직접 서울북부지검에 고발장을 냈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학교 측에 "합의에 의한 성관계였다"고 해명했다고 한다.

임모 교수 연구실 주위에 학생들이 붙인 항의 포스트잇이 잔뜩 붙어있다. 홍상지 기자

임모 교수 연구실 주위에 학생들이 붙인 항의 포스트잇이 잔뜩 붙어있다. 홍상지 기자

학생대책위는 이 일을 공론화해 지난달 30일 학교 정문 앞에서 임 교수의 파면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이 집회에서 피해 학생 A씨는 입장문을 통해 "가해 교수는 내게 '학생들이 여자로 보인다. 망가뜨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런 사람이 스승이라고 존경받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가해 교수가 권력과 지위를 이용해 이런 일을 다시는 저지르지 못하도록 파면되는 것, 법적으로 합당한 처벌을 받는 것을 원한다"고 밝혔다.

이후 임 교수가 제자를 상대로 가학행위까지 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A씨는 지난달 JTBC를 통해 "(임 교수가) 뺨을 얼굴이 돌아갈 때까지 세게 여러 차례 때리고, 기절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을 때까지 목을 졸랐다"고 폭로했다.

대책위 관계자는 "오픈채팅방을 개설해 다른 학생들의 피해 제보도 받았는데 성희롱이 수십 건 이상 접수됐다. 주로 학생들에게 남자친구가 있는지 물어보고 '네가 흥미롭다''데이트를 하자'며 개인적으로 연락을 해왔다는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성북경찰서는 임 교수의 성폭행 혐의를 계속 조사 중이다. 성북경찰서 관계자는 "피고소인 조사를 마쳤는데 살펴봐야 할 내용들이 아직 남아있어 검찰에 송치하기까지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홍상지 기자 hong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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