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몰수" 선고 확정…대법원, 가상화폐 재산 인정

중앙일보

입력 2018.05.30 10:59

업데이트 2018.05.30 11:03

비트코인 이미지. [중앙DB]

비트코인 이미지. [중앙DB]

"주문. 피고인으로부터 191.3233418비트코인을 몰수한다."

앞으로는 이런 선고가 가능해진다. 법원이 비트코인을 몰수가 가능한 경제적 가치가 있는 재산으로 보기로 했기 때문이다.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비트코인으로 결제하는 음란 사이트를 운영해 온 안모(34)씨에게 징역형과 더불어 비트코인 몰수를 선고한 항소심을 30일 확정했다. 국내에서 비트코인의 몰수를 확정한 첫 사례다.

안씨는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등으로 구속기소됐지만, 안씨 사건이 이슈가 된 건 비트코인 때문이었다.

검찰은 안씨가 가지고 있던 216비트코인도 범죄수익으로 보고 이를 몰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에서는 "비트코인은 물리적 실체가 없어 몰수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징역 1년 6개월에 추징금 3억 4000만원만 선고됐다. 3억 4000만원은 광고수익금과 회원들로부터 받은 포인트수익금 등 돈으로 계산이 가능한 부분들이다.

하지만 지난 1월, '비트코인을 몰수할 수 있고, 몰수해야 한다'는 2심 판단이 나왔다. 수원지법 형사8부(부장 하성원)는 안씨의 1심 선고 중 징역형 부분은 그대로 두고, 몰수·추징 부분을 깼다.

항소심 재판부는 "압수된 비트코인은 모두 특정돼 현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이 음란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얻은 ‘범죄수익’이다"며 안씨로부터 '191.3233418비트코인'을 몰수할 것을 명했다. 당시 가치로 22억원 상당이었다. 9개월 전 안씨가 구속됐을 때보다 5배 정도 오른 것이다. 재판부는 "압수된 비트코인을 몰수하지 않고 피고인에게 돌려주는 것은 사실상 음란 사이트 운영을 통해 얻은 이익을 그대로 보유하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대법원은 이런 항소심 판단을 그대로 인정했다. 대법원은 선고 직후 보도자료를 내고 "압수된 전자지갑 안에는 안씨가 범죄로 얻은 비트코인이 있었고, 비트코인의 재산상 가치가 인정되기 때문에 몰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마약·도박·음란물 등 불법거래 수단으로 비트코인을 쓴 사건들이 많은데, 앞으로는 범죄를 통해 비트코인을 벌어들인 것이 드러날 경우 그 비트코인을 그대로 몰수하게 된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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