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프리즘] 짠순·짠돌이 9단의 돈 아끼는 육아 비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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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소금의 짠테크 시크릿

지난해 9월 용인시 기흥구보건소에서 열린 아빠 육아학교에서 참석자들이 모유 수유법을 듣고 있다. [사진 용인시]

아이 한 명을 낳아 대학을 졸업시키기까지 드는 돈이 3억원이 넘는다고 합니다. 그마저도 2013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입니다. 5년이 더 지났으니 ‘억’ 소리 나는 양육비는 그동안 늘었으면 늘었지 줄지는 않았을 겁니다. 굳세었던 짠테크 고집도 아이 앞에선 쉽게 무너지는 게 부모의 마음입니다. 하지만 못할 일은 없습니다.

아이 옷과 신발 바꿔쓰고 물려주기 #온라인 카페서 반값, 헐값 전집 구매 #다양한 체험 시설 무료 이용하고 #각 지자체 의료·육아비 지원도 받아

이번 짠테크는 돈 아끼는 육아 비법입니다. 제 경험만으로 부족합니다. 여러 짠순이·짠돌이 부모로부터 제보를 받아 육아 짠테크 노하우를 정리해 봤습니다. 출산 준비부터 학원비, 체험 학습까지. 아이를 키울 때 유용한 절약 방법을 소개합니다.

◆전집류를 포함한 책=온라인 사이트를 열심히 뒤져 보세요. 새것이나 다름없는 깨끗한 전집을 반값 이하 가격에 판매하는 사이트가 적지 않습니다. 지역 육아 카페도 유용합니다. 공짜나 다름없는 가격에 전집을 판매한다는 인심 좋은 회원도 많습니다. 원하는 전집류가 있다면 사이트별 ‘키워드 알람’ 같은 기능을 활용하세요. 인물 전집, 동물 전집, 동화책 전집 등 필요한 책을 판다는 공지가 떴을 때를 대비해서죠.

단행본이 필요하다면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국공립 도서관의 ‘비치 희망 도서 신청’ 제도를 활용하면 됩니다. 아파트나 학교 내 도서관에서도 비슷한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니 이용하세요. 한 번에 대출 가능한 책 수가 적고, 반납 기간이 짧아 불편하다면 가족 회원 가입 제도를 알아보세요. 시립도서관 등에 가족 회원으로 가입하면 우수 대출자, 도서 권장 행사에 맞춰 부모가 읽을 책, 아이가 읽을 책을 한꺼번에 여러 권 빌릴 수 있는 혜택을 주기도 합니다.

폐차한 버스를 개조한 서울 도봉구 쌍문동의 둘리마을 붕붕도서관. [중앙포토]

◆체험 학습과 놀이=키즈 카페나 각종 유료 박람회 비용에 허리가 휘는 부모, 많을 겁니다. 돈이 아예 들지 않거나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 가능한 체험 학습, 놀이 시설도 적지 않습니다. 국공립 과학관, 박물관, 미술관을 이용해 보세요. 무료로 상시 이용 가능한 관람 시설이 다양하게 있습니다. 과학관, 박물관, 미술관에서 마련한 무료 체험 행사도 미리미리 챙겨보세요. 수목원과 식물원도 마찬가지입니다.

각종 기관에서도 무료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 중입니다. 대법원과 국회의사당, 한국은행 화폐박물관, 서울중앙우체국 등에서 어린이를 위한 체험·견학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마련돼 있습니다. 수원에 있는 삼성 이노베이션 뮤지엄, 서울과 경기 일산의 현대모토스튜디오, 아산과 울산에 있는 현대차 공장 견학,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LG사이언스홀이 대표적입니다.

대부분 사전에 신청하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알면 유용한 육아 의료비 지원 사이트

무료 키즈 카페가 있다는 것도 아시나요. 인천 키즈블레싱, 서울 상상나라 등은 지자체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무료거나 1인당 4000원을 내면 추가 요금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어요. 무료라고 시설까지 저렴한 건 아닙니다. 초대형 크레인, 컨베이어 벨트, 물놀이 체험 공간 같은 다양한 놀이 시설이 구비돼 있습니다. 부산 해양바우처같이 무료로 체험·여행이 가능한 지자체 바우처도 챙겨보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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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감=집에 있는 냄비와 국자, 반찬 통, 콩, 쌀, 밀가루도 아이에겐 훌륭한 장난감이 될 수 있습니다. 생활 도구를 이용한 놀이를 다양하게 구상해 보세요. 책을 이용한 블록 놀이도 가능합니다. 도미노, 탑 쌓기, 마루에 펼쳐 놓고 징검다리 놀이. 부모와 아이의 상상력이 뒷받침된다면 책도 훌륭한 장난감이 됩니다. 대신 아이가 물고 뜯을 수 있으니 위생이 중요합니다. 장난감으로 활용하기 전에 깨끗이 닦고 소독하는 과정이 꼭 필요합니다.

백화점·할인점에서 운영하는 장난감 도서관도 활용해보세요. 빌릴 수도 있고, 명절을 전후해 리퍼(반품되거나 이상 있는 제품을 수리해 정상으로 만든) 제품을 대폭 할인된 가격으로 살 수도 있습니다. ‘도담도담 장난감 월드’처럼 지자체와 국가에서 운영하는 무료 장난감 대여 서비스도 있으니 이용해 보세요.

◆의료비=출산 준비부터 아이를 키우는 과정 모두 의료비가 들어갑니다. 산모도 아이도 건강하면 좋겠지만 의료비 지출은 누구든 피할 수 없죠. ‘보건소 영양플러스’ 서비스를 이용하세요. 아이와 산모 모두 이용 가능합니다. 산후 6개월 전에 신청만 하면 됩니다. 아이(만 66개월 미만)가 왜소해 걱정이라면 과일, 우유, 채소를 지원합니다. 모유 수유를 하는 엄마도 영양 플러스 대상자로 신청 가능합니다.

임신하면 보건소에서 영양제도 무료로 받을 수 있습니다. 아기 예방 접종도 보건소가 일반 병원보다 훨씬 저렴합니다. 자연 분만은 무료, 제왕절개도 50% 의료비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지자체 모자보건센터도 확인해 보세요. 이밖에 각 지자체 보건소마다 다양한 보건 사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사는 지역의 지자체에서 어떤 의료비 혜택을 주는지 확인해보고 활용하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