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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과 전쟁 나선 유럽 "3년 내 빨대·면봉 금지 추진"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7월 부산 해운대에서 펼쳐진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 캠페인에서 폐플라스틱병으로 만들어진 설치 작품이 선보이고 있다. 캠페인을 준비한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매년 최대 1270만t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로 유입된다며 사용 자제를 촉구했다. [중앙포토]

지난해 7월 부산 해운대에서 펼쳐진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 캠페인에서 폐플라스틱병으로 만들어진 설치 작품이 선보이고 있다. 캠페인을 준비한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매년 최대 1270만t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로 유입된다며 사용 자제를 촉구했다. [중앙포토]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는 ‘플라스틱과의 전쟁’에 유럽연합(EU)이 팔을 걷어붙였다. EU는 2021년까지 플라스틱 면봉이나 빨대, 풍선 막대, 일회용 식기 등 플라스틱 제품을 금지함으로써 이를 통해 발생되는 해양 쓰레기 절반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EU집행위, 2021년까지 10종의 플라스틱 제품 금지 제안 #각국 통과 땐 바다쓰레기 획기적 절감…로비전 치열할 듯

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가장 많이 사용되는 10종의 플라스틱 제품을 금지하고 친환경적인 물질로 대체해서 만들게 하는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향후 10여 년간 2500억 유로 규모로 예상되는 환경파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공개된 계획에 따르면 유럽 회원국은 2025년까지 일회용 플라스틱 병의 90%도 수거해야 한다.

유럽은 플라스틱 제품 생산 규모(연간 2억8000만t)에서 중국(29%)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생산하는 권역이다. 유럽에서 연간 버려지는 플라스틱 빨대 수와 1회용 커피잔 수가 각각 360억개와 160억개에 달한다는 통계도 있다.

해마다 유럽에서만 2580만t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쏟아져 나오지만 이 가운데 재활용되는 물량은 30%에 불과하고 31%는 매립되며 나머지 39%는 소각되는 것으로 EU 집행위는 추정하고 있다. 빨대나 음료수 젓는 막대처럼 일상적으로 쓰이는 10종의 플라스틱 제품은 버려지는 어업도구와 함께 전체 바다 쓰레기의 70%를 차지한다고 알려진다.

프란스 티머만스 집행위 부위원장은 “EU 집행위의 이 같은 제안은 유럽의회와 회원국 정부의 동의를 받아야 발효된다”고 밝혔다. 집행위 측은 차기 유럽의회 선거가 실시되는 내년 5월 이전에 결과가 드러나길 기대하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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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을 진행 중인 영국 역시 플라스틱과의 전쟁에는 한마음이다. 지난 1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2042년까지 불필요한 플라스틱 쓰레기를 모두 없애는 내용의 25개년 환경 보호 전략을 발표했고 연내 플라스틱 빨대를 금지하는 계획도 추진 중이다.

대서양 건너 캐나다 밴쿠버 시의회는 내년 6월부터 식당·술집에서 일회용 빨대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법안을 의결했다. 스위스 일부 도시와 미국 뉴욕,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등지에서도 식당과 카페에서 플라스틱 빨대나 커피 스틱을 금지하는 방안이 검토되거나 추진되고 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아시아에선 일본이 적극적이다. 최근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연내 구체적인 ‘플라스틱 삭감 전략’을 마련한다는 방침 하에 우선 마트에서 사용하는 비닐봉지의 사용량을 줄이도록 할 예정이다. 이 전략에는 ①비닐봉지와 일회용 그릇 등 플라스틱 용기 및 포장 줄이기 ②사용한 플라스틱 자원의 효율적인 회수 및 재이용 ③석유가 아닌 식물 소재를 사용한 ‘바이오 플라스틱’의 보급 등이 담길 전망이다.

일반 사단법인 ‘플라스틱 순환이용협회’에 따르면 2016년 발생한 플라스틱 폐기물은 연간 899만t으로 이 가운데 23%가 플라스틱 제품으로 재활용되고, 66%는 소각된다. 매립하는 비율은 7%밖에 안 된다.

일본 정부는 향후 플라스틱 폐기물의 소각률을 낮추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소각할 때 발생하는 열을 이용해 전기발전에 이용하는 측면이 있지만, 이 역시 이산화탄소 가스 배출 삭감 차원에서 낮추겠다는 것이다.

FT는 유럽 회원국들이 전면적인 플라스틱 제품 금지안을 통과시키기까지 반발도 적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의 투명성 관련 비정부기구(NGO)인 '유럽기업감시'(CEO)의 비키 캔은 "당분간 플라스틱 생산 업체 등으로부터 큰 반발이 있을 것"이라며 "이들 업체는 자발적인 계획만으로도 플라스틱 환경오염과 관련한 위기를 끝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고 설명했다.

강혜란 기자, 도쿄=윤설영 특파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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