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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 전 주한미군 사령관 “주한미군 철수 목적 평화협정 체결…한국 사형선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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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웰 벨 전 주한미군 사령관

버웰 벨 전 주한미군 사령관

최근 주한미군과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거듭 도마 위에 오르는 것과 관련, 만약 한국이 철수를 요구하면 미군은 한국을 떠날 것이라고 버웰 벨 전 주한미군 사령관이 밝혔다. 그는 또 주한미군 철수를 목적으로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것은 한국을 ‘사형’시키는데 서명하는 것과 같다고 강조했다.

지난 2006~2008년 주한미군사령관을 지낸 벨 전 사령관은 28일(현지시간) 미국의 소리(VOA)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주한미군 철수를 목적으로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것은 한국을 사형시키는데 서명하는 것과 같다”며 “핵 역량과 막대한 병력을 갖춘 북한이 비무장지대 앞에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미군이 떠나고 남북한 사이에 가짜 평화협정이 체결된다면, 북한은 이념 침투나 군사 공격을 통해 한국을 접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오직 힘을 통해서만 당사국들을 화해의 테이블로 이끌 수 있다”며 “미국이나 한국의 누구도 주한미군의 철수를 주장하지 말아야 한다. 북한군이 비핵화와 동시에 훨씬 북쪽으로 물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동맹 분열 시도가 성공한다면 한국의 종말로 귀결된다”고 경고했다.

벨 전 사령관은 “평화협정은 비핵화 외에도 북한의 위협적 병력을 상당 수준 감축하는 결과를 가져와야 한다”며 “이런 경우 평화협정의 특정 조약이 주한미군에도 영향을 미칠지 모르겠지만 상당 규모의 북한 지상군을 줄이지 않은 채 주한미군 철수를 논하는 건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평화를 원하고 주한미군의 변화를 원한다면 스스로 병력을 감축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그는 “한국 정부와 국민이 환영하고 필요로 할 때만 미군은 한반도 방어를 위해 강력히 남아있을 의무가 있다”며 “한국이 미군에게 떠나라고 하면 미국은 떠날 것이며, 그때부터 한국은 중국, 북한에 직면해 스스로 운명을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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