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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서 남·북·미 3자 종전선언 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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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이낙연 국무총리가 28일(현지시간) 마이클 히긴스 아일랜드 대통령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가 28일(현지시간) 마이클 히긴스 아일랜드 대통령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6·12 북·미 정상회담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북·미 간의 싱가포르 회담 직후 남·북·미 정상이 만나 종전선언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청와대 “북·미회담 성과와 연동” #미국은 비핵화 협상 블랙홀 우려 #종전선언 놓고 한국과 견해차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28일 ‘싱가포르에서의 남·북·미 3자회담 성사 가능성’과 관련, “북·미 정상회담 성과에 연동된 문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진행되는) 북·미 실무협의에서 의제까지 완벽하게 다뤄질 경우 (종전선언이) 가능할 수도 있다”며 “의제는 비핵화와 북한의 체제보장 등 두 개의 축인데, 체제보장 관련 축 중 하나로 문 대통령이 말했던 남·북·미 3자 종전선언이 들어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7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2차 정상회담 결과를 직접 설명한 자리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할 경우 남·북·미 3자 정상회담을 통해 종전선언이 추진되었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북한이 갖고 있는 안보 측면에서의 우려를 해소해줄 수 있는 방안을 여러 가지로 검토하고 있다”며 “상호불가침 약속을 다시 하거나 현재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는 협상을 개시하는 방안 등을 실무 차원에서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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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다만 현재 시점에서 문 대통령이 3자 정상회담을 위해 싱가포르로 갈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제 북·미 간 협상을 시작한 것 아니냐”며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미국은 종전선언과 관련해 우리 정부와 견해차가 있다. 미국은 비핵화 협상에 온전히 집중하고 싶어하는 데다 종전선언을 해 버리면 군사옵션 카드를 내려놓아야 하는 부담도 있기 때문이다. 평화체제 논의가 본격화하면 비핵화 협상을 블랙홀처럼 흡수해 버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편 유럽을 순방 중인 이낙연 국무총리는 27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비핵화 방안과 관련, “미국이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 때부터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선 한국이 너무 깊게 들어가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며 “우리가 나서서 사태가 꼬일 수 있다는 문제도 있지만, 미국에 핸들을 주는 게 좋겠다는 판단에서 우리 정부가 발언을 자제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다만 북·미 정상회담 개최 준비를 위한 북·미 간 실무회담이 판문점에서 열리고 있다는 점과 관련해 “판문점의 의미가 이번 국면에서 대단히 커지는 것이자 한국의 역할을 용인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태화 기자, 런던=김성탁 특파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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