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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4명이 한마음 38시간 내 100㎞ 걷기 … 세계의 어려운 이웃 돕는 기부 동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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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면

단순히 기부금을 내는 것부터 자신의 재능을 나누는 재능기부까지 기부의 형태가 다양해지고 있다. 최근엔 기부를 목적으로 열리는 마라톤 같은 각종 대회에 참여해 기부금을 모으는 활동이 활발하다. 이런 트렌드를 반영해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이 기부를 위한 걷기 대회인 ‘옥스팜 트레일워커’를 개최해 눈길을 끈다. ‘옥스팜 트레일워커’는 1981년 홍콩에서 시작한 기부 프로그램으로 국내에선 지난해 처음 개최됐다. 이 대회는 4명이 한 팀을 이뤄 팀원 모두가 38시간 안에 100㎞를 완주한 뒤 자신들의 기부금을 전달하는 대회다.

옥스팜 트레일워커

12개국 118개 팀 지리산 둘레길 걸어

올해로 2회째를 맞은 이 행사는 지난 12~13일 전남 구례군 지리산 둘레길에서 열렸다. 기부에 동참하기 위해 국내뿐 아니라 홍콩·말레이시아·뉴질랜드 등 12개국에서 118개 팀(472명)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구례 산수유자연휴양림, 지리산 성삼재·노고단·화엄사 등 아름다운 명소를 걸었다.

 다소 험난한 코스에도 불구하고 총 73개 팀이 38시간 내에 100㎞를 완주했다. 팀원 모두 완주하진 못했지만 개인적으로 완주한 사람은 375명에 달했다. 기록도 좋았다. 한국의 ‘드림워커’ 팀은 완주까지 14시간4분59초가 걸려 전체 참가팀 중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여성팀 중에서는 홍콩에서 온 ‘4+4’ 팀이 23시간43분56초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감동적인 스토리로 참가자들의 응원과 관심을 받은 팀도 있다. 장애를 딛고 2년 연속 완주에 도전한 한국의 ‘멈추지 않는 도전’ 팀이 그 주인공. 앞을 잘 볼 수 없는 후천성 시각장애 1급인 김미순씨와 그의 길잡이가 돼주는 남편 김효근씨 등으로 구성된 이 팀은 악조건 속에서도 서로를 도와가며 20시간41분16초로 완주에 성공해 혼성팀 1위를 기록했다. 이외에도 복싱이라는 취미로 뭉친 인천 송도의 이웃 주민들, 대구와 광주광역시에 거주하는 외국인 아빠팀(왼쪽 사진), 입양됐다가 한국으로 돌아온 입양아팀 등이 완주했다.

 옥스팜 트레일워커는 기부를 위해 개최하는 행사인 만큼 참가비(팀당 40만원)를 내고 온라인으로 기부펀딩(팀당 최소 50만원)을 모아야만 대회에 참여할 수 있다. 온라인 기부펀딩이란 대회에 참가하는 팀이 대회 전 옥스팜 트레일워커 홈페이지(www.oxfamtrailwalker.or.kr)의 기부펀딩 페이지에 팀 소개를 올리면 해당 팀을 응원하고 싶은 사람이 일정 금액을 정해 기부하는 것이다. 대회는 끝났지만 온라인 기부펀딩은 다음달 30일까지 참여할 수 있다.

 이렇게 모인 기부금은 전액 긴급구호 현장에 전달돼 국제구호개발자금으로 사용된다. 이번 대회에선 약 1억5200만원이 모였다. 총 390만원으로 가장 많은 기부금을 모은 ‘송도 인파이터’ 팀은 모금액 1위 팀에 선정돼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지경영 옥스팜 코리아 대표는 “직접 대회에 참여하지 못하더라도 온라인 기부펀딩으로 도전자를 응원해 세상을 바꾸는 일에 동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옥스팜 트레일워커’는 내년에도 열린다. 참가를 원하는 사람은 홈페이지에서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면 된다.

신윤애 기자 shin.yun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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