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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순 신중현 "기타로 세계 제패하겠다…밤낮으로 노력 중"

중앙일보

입력

한국 대중음악의 거장으로 꼽히는 신중현. 그의 히트곡을 엮은 주크박스 뮤지컬 '미인'이 다음달 15일부터 7월 22일까지 공연한다. [사진 홍컴퍼니]

한국 대중음악의 거장으로 꼽히는 신중현. 그의 히트곡을 엮은 주크박스 뮤지컬 '미인'이 다음달 15일부터 7월 22일까지 공연한다. [사진 홍컴퍼니]

“음악인으로서 영광이다.”
‘록의 대부’ 신중현(80)씨는 자신의 노래가 뮤지컬로 만들어지는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한번 보고 두 번 보고 자꾸만 보고 싶네’로 시작하는 ‘미인’을 비롯해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 ‘커피 한 잔’ ‘빗속의 여인’ ‘아름다운 강산’ ‘늦기 전에’ 등 그의 히트곡 23곡으로 구성된 창작뮤지컬 ‘미인’이 다음달 15일 서울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개막한다.  28일 대학로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내 곡의 심플한 가사가 가슴을 울리도록 표현하는 뮤지컬 배우들을 보고 큰 감명을 받았다. 뮤지컬이 종합적인 음악성을 돋보이게 하는 예술이란 것을 새삼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날 그는 처음으로 뮤지컬 ‘미인’ 연습실에 들렀다. 지난 3월 부인상을 당한 뒤 한동안 음악 활동을 중단했던 터라 연습실 참관이 늦어졌다. 그의 부인은 한국 최초의 여성 드러머인 명정강(1940∼2018)씨다. 그와는 미8군 쇼 무대에서 함께 활동하며 만나 결혼했고, 감기로 시작한 폐렴이 악화돼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그는  “고인을 애도하는 마음으로 두 달 동안 음악을 하지 않았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너무 섭섭할 것 같았다”고 말했다.
뮤지컬 ‘미인’은 1930년대 무성영화관 하륜관을 무대로 펼쳐지는 작품이다. 하륜관의 스타 변사 강호와 독립운동을 하는 형 강산, 종로 주먹패 대장 두치와 천재 여류시인 병연 등의 삶을 통해 어두운 시대에도 빛났던 청춘의 순간을 담아낸다. 정태영(연출)ㆍ이희준(극작)ㆍ서병구(안무)ㆍ김성수(편곡) 등의 제작진이 참여해 그의 강렬한 음악을 극적인 드라마에 앉혔다. 정원영ㆍ김찬호ㆍ김종구ㆍ스테파니 등이 출연한다.
그는 “음악의 본질은 자유”라며 “제작진에게 음악 선곡과 제목 등 모든 결정 사항을 다 맡겼다”고 말했다.  다만 “뮤지컬을 보는 관객들에게 뭔가 힘을 줄 수 있는 메시지는 필요하다”고 짚었다.
그의 창작열은 여전했다. “음악엔 두 종류가 있다. 청춘 때 하는 음악이 있고, 늙어서 하는 음악이 있는데 이제 늙어서 하는 음악을 보여줄 때가 됐다. 인생을 표현하는 음악을 하겠다”고 했다. 또 “세계적으로 최고의 기타리스트 기량을 보여주기 위해 밤낮으로 노력하고 있다. 기타로 세계를 제패하겠다”면서 “올 가을 새 음반을 발표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9년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펜더 기타를 헌정받은 것을 기념하는 ‘헌정 기타 기념 앨범’이다. 그는 “기타곡 중심이다. 둘째(신윤철)가 건반을, 막내(신석철)가 드럼을 치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새로운 주법을 발표하려고 한다”고 귀띔했다.
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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