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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하에 했다"... 성폭행 혐의 넥센 두선수 혐의 전면 부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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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넥센히어로즈 소속 유명 선수 2명에게서 성폭행을 당했다는 112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중앙포토]

프로야구 넥센히어로즈 소속 유명 선수 2명에게서 성폭행을 당했다는 112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중앙포토]

만취한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 조상우(24)와 박동원(28)이 관련 혐의를 부인했다. 28일 오전 경찰 소환조사에 앞선 포토라인에서다.
 인천 남동경찰서는 이날 오전 성폭행 혐의(성폭력방지 특별법 상 준강간)로 두 선수를 소환했다.
 두 선수는 이날 오전 9시50분쯤 5분 간격을 두고 남동경찰서 청사 앞에 마련된 포토라인에 섰다.

피해자와 두 선수 주장 달라, 진실공방 예고 

고개를 숙인 채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는 조상우. [연합뉴스]

고개를 숙인 채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는 조상우. [연합뉴스]

먼저 출석한 박동원은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했다. 이어 “억울한 부분이 있느냐”, “피해자를 어떻게 알았느냐”, “무고나 맞고소 검토하느냐”는 등의 질문에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5분 뒤 모습을 보인 조상우는 박동원과 달리 취재진의 질문에 적극적으로 대답했다.

28일 오전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박동원 선수가 경찰 소환 전 포토라인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임명수 기자

28일 오전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박동원 선수가 경찰 소환 전 포토라인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임명수 기자

그는 “(성폭행)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인정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억울한 부분이 있느냐”는 물음에 “성폭행에 대해서 그런 적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성실하게, 정직하게 임하겠다”고 했다. 또 “합의에 따른 관계?”라는 질문에 짧게 “네”라고 했다.

특히 “피해자는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고 질문하자,  “조사를 잘 받아서 사실을 밝히겠다”며 혐의를 강력히 부인했다. 그러면서 무고 및 맞고소와 관련해서는 “조사를 먼저 잘 받고 난 다음에 얘기하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이어 “어떤 게 억울하냐, 팬과 구단 등에 할 말은”이라는 물음에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 돼 정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고개를 떨군 조상우 선수. [연합뉴스]

고개를 떨군 조상우 선수. [연합뉴스]

이들은 지난주 변호인을 선임하고 경찰 측과 일정을 조율한 뒤 이날 출석했다.

두 선수는 지난 23일 오전 2시쯤 인천시 남동구 한 호텔에서 술에 취해 잠을 자고 있던 A씨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호텔은 SK와이번스와 원정경기를 위해 정한 넥센의 숙소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전날인 22일 늦은 시간대 A씨와 A씨 친구 등과 함께 이 호텔 한 방에서 술을 마신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같은 방에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이 부분에 대해서도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28일 오전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조상우 선수가 경찰 소환 전 포토라인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임명수 기자

28일 오전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조상우 선수가 경찰 소환 전 포토라인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임명수 기자

이후 A씨가 먼저 자겠다며 다른 방으로 이동했고, 이후 두 선수가 번갈아 가면서 A씨가 자고 있던 방으로 들어가 성폭행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같은 날 오전 5시 21분 A씨의 친구가 112에 “친구가 술에 취해 정신을 잃은 상태에서 두 선수에게 성폭행당한 것 같다”고 신고, 수사에 착수했다. 이들이 집단으로 성폭행한 것이 아닌, 시차를 두고 따로따로 성폭행했다고 판단, 준강간 혐의를 적용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KBO 사무국이 23일 성폭행 혐의로 경찰의 조사를 받는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 구단 포수 박동원(오른쪽)과 마무리 투수 조상우 2명에게 참가활동정지 조처를 내렸다. [연합뉴스]

KBO 사무국이 23일 성폭행 혐의로 경찰의 조사를 받는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 구단 포수 박동원(오른쪽)과 마무리 투수 조상우 2명에게 참가활동정지 조처를 내렸다. [연합뉴스]

경찰, 피해자 진술 및 증거 토대로 조사

경찰은 성폭력 피해자를 지원하는 해바라기센터를 통해 A씨의 진술서를 확보했다. 호텔 내부 폐쇄회로TV(CCTV)도 분석 중이다. 또 피해자 신체와 호텔 방에서 채취한 증거물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한 상태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와 두 선수의 주장이 서로 달라 구체적인 혐의나 사실관계는 오늘 조사를 해봐야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국과수 감정 결과가 아직 안 나왔고, 상호 주장이 달라 조사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프로야구 넥센히어로즈 로고 [넥센히어로즈 제공=연합뉴스]

프로야구 넥센히어로즈 로고 [넥센히어로즈 제공=연합뉴스]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국은 이달 23일 이들의 성폭행 의혹이 언론 보도로 제기되자 야구 규약에 따라 활동 중단 조처를 내렸다. 구단인 넥센 측도 당일 두 선수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인천=임명수 기자 lim.myounga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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