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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매 큰손, 청약 열기 후끈…주택시장 30대 전성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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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장원의 부동산 노트]
30대가 뿔났다. 기존 주택 매매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르고 분양시장에서 청약 열기를 내뿜고 있다.

청약 문턱이 낮아지면서 아파트 견본주택에 젊은층이 많이 늘었다. 지난 23일 서울 중랑구 면목동 용마산역 쌍용예가 더 클라우드는 신혼부부 특별공급에서 19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청약 문턱이 낮아지면서 아파트 견본주택에 젊은층이 많이 늘었다. 지난 23일 서울 중랑구 면목동 용마산역 쌍용예가 더 클라우드는 신혼부부 특별공급에서 19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최근 몇 년간 집값이 크게 오르는 사이에 30대는 구매력이 떨어지고 높은 진입장벽에 막혀 주택시장의 변두리를 맴돌았다. 그러다 시장 변화의 바람을 타고 적극적으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해 말 이후 30대 거래 늘어 #40대 누르고 거래비중 가장 높아 #그동안 주택시장서 소외감 커 #신혼부부 특공은 사실상 30대 대상 #자격 완화로 너도나도 청약

국토부가 연령별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이후 30대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30대 거래 비율 30% 넘어 

부동산 거래에서 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3년간 20%대를 넘지 못했다. 20015년과 2016년 각각 27.4%였고 2017년에도 27.8%였다. 월간으로 따지면 지난해 12월 30대의 거래 비율(31.45%)이 처음으로 30%를 넘어섰고 올 2월까지 3개월 연속해 30%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2월까지 거래된 서울 아파트 2만9000여건 중 30대가 거래한 비중은 30.8%인 9100여건이었다.

자료: 국토부

자료: 국토부

1년 전 같은 기간 거래(1만6469건)에서 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28%(4600여건)였다.

이 기간 서울 전체 아파트 매매거래가 1년 전보다 평균 80.7% 늘었다. 30대에서 98.5%의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지역적으로 올해 1~2월 거래를 기준으로 볼 때 서대문구에서 30대 거래 비중이 36.2%로 지난해 같은 기간(29.5%)보다 6.7% 포인트 높아졌다. 강서구 등에서의 30대 거래비중도 높다. 상대적으로 집값이 덜 올랐거나, 교통이 편리한 곳으로 30대가 몰렸다고 할 수 있다.

자료: 국토부

자료: 국토부

강남권에선 30대의 거래비중이 20%대에 머물렀다. 다른 지역보다 집값이 비싸 30대의 가격 부담이 크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2월까지 거래 비중이 30대 30.8%, 40대 30.3%, 50대 20.6%, 60대 10.8% 순이다.

50~60대 거래는 줄어 

50대와 60대의 거래 비중은 줄었다. 이전보다 각각 1~2%포인트 떨어졌다.

지난해 8·2부동산대책으로 다주택자 규제가 강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50~60대 주택 수요는 이미 주택을 소유한 다주택자로 분류된다. 30대에는 생애 처음으로 내 집 마련에 나서는 무주택자가 많다.

자료: 국토부

자료: 국토부

지난해 기준 30대의 주택보유의식은 75.4%로 2016년보다 0.8%포인트 높아졌다. 30대가 집을 사려고 나선 까닭은 무엇일까. 최근의 집값 상승 불안감에 금융회사서 대출을 받아 적극 구매에 나섰던 것으로 풀이된다.

신혼부부 특별공급 최고 65대 1 

여기에다 30대는 분양시장의 신혼부부 특별공급에 몰렸다.

지난해 8·2부동산대책으로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에서 청약가점제가 확대하면서 30대가 설 자리가 없어지다시피 했다. 전용 85㎡ 이하 가점제 물량이 40%에서 100%로 늘어났다.

웬만한 단지에서 30대는 당첨을 엄두에 내지 못한다. 무주택 기간과 청약통장 가입 기간이 짧아 청약가점이 낮아서다.

그러다 신혼부부 특별공급이라는 한 줄기 빛이 비쳤다. 신혼부부 특별공급 경쟁률이 갑자기 치솟은 것은 문턱이 낮아져서다. 신혼부부 특별공급 자격이 결혼 7년 이내로 완화됐다. 자녀가 없어도 된다. 이전에는 결혼 5년 이내이고 자녀가 있어야 했다.

소득 기준도 맞벌이의 경우 전년도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 120%에서 130%로 느슨해졌다. 신혼부부 특별공급 물량도 전용 85㎡ 이하 10%에서 20%로 확대됐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규제로 상당한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분양시장에서 30대 수요가 늘어난 이유다.

지난 24일 쌍용건설이 중랑구 면목동에 분양한 용마산역 쌍용예가 더 클라우드는 일반공급 75가구 모집에 1686명이 몰려 22.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일반공급에 앞서 23일 특별공급 접수에서 신혼부부 몫 25가구에 475명이 신청, 경쟁률이 19대 1이었다.

자료: 국토부

자료: 국토부

앞서 지난 16일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e편한세상 문래 신혼부부 특별공급(45가구 모집)에 948명이 신청, 21.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2가구를 배정한 전용 84㎡는 65대 1에 달했다.

자료: 국토부

자료: 국토부

집값 전망 불확실성 커 신중해야 

30대 증가는 주택시장 건전성에 도움이 된다. 주로 실수요이고 경제활동 기간이 많이 남아있어 대출 상환 능력이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 집값 전망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무리한 구매는 신중히 해야 한다. 기존 주택시장이 보합세를 보여 앞으로 일부 가격 조정이 일어날 수 있다.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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