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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방북 기자단에 오후 한때 “방에서 대기하라” 지시

중앙일보

입력

24일 북한 핵무기연구소 관계자들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위한 폭파작업을 했다.남측공동취재단과 국제기자단이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샌드위치와 사과 배로 구성된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4일 북한 핵무기연구소 관계자들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위한 폭파작업을 했다.남측공동취재단과 국제기자단이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샌드위치와 사과 배로 구성된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북한 핵실험장 폭파 관련 취재를 위해 방북한 한국 취재진과 외신 기자단에게 25일 한때 숙소인 호텔 방에서 대기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기자단은 당초 이날 낮 12시 30분 점심을 먹을 때만 하더라도 갈마지구에 외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약 1시간 반이 흐른 후 북측은 호텔 외부 게이트를 닫고 객실로 이동하는 기자들에게는 “방에서 대기하라”고 말했다.

오후 3시쯤에는 호텔 정문까지 닫고 북측 관계자가 이곳을 지켰다. 그러다 4시 40분 대기상황이 해제돼 기자들은 호텔 밖으로 나와 산책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게이트 밖으로 나가지는 못했다.

오후 6시 30분에는 인터넷이 끊겼으며 이어 유선전화 사용도 불가능해졌다.

방북 기자단의 일원인 영국 스카이뉴스 소속 마이클 그린필드 기자 역시 트위터에 “(북한) 경호원들 때문에 3시간 동안 호텔 안에 붙들려 있다가 마침내 밖으로 나갈 수 있게 됐다”며 “무슨 이유 때문인지 물어봤지만, 답변은 물론 ‘모른다’였다”고 전했다.

미국 CNN 방송의 윌 리플리 기자는 트위터에 “우리 호텔에서 뭔가 흥미로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 ‘호텔 안에만 있고, 창문 밖을 보지 말라’는 얘기를 들었다”며 “별것 아닐 수도 있지만, 북한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지는 트윗에서 “밖에 나갔던 동료 기자가 안으로 들어가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한다. 그는 호텔 주변 경비가 강화됐다는 징후를 느꼈다고 했다”며 “점점 더 흥미로워지고 있다”고 썼다.

한편 북측은 이날 한국 기자단을 위해 점심때 김치를 제공했다. 북측 관계자는 “남측 동지들이 와서 특별히 제공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미국‧중국‧영국‧러시아 등 5개국 취재진은 이날 오후 7시 만찬 후 26일 아침 일찍 원산비행장으로 향해 오전 11시 베이징행 비행기를 탈 예정이다.

풍계리=공동취재단,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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