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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ㆍ옥ㆍ고' 많은 청년 1인 가구, 주거 임대료 부담에 눈물

중앙일보

입력

서울 흑석동 대학가 근처 주민 알림판에 하숙생, 자취생을 모집하는 전·월세 안내 게시물이 붙어있다. [뉴스1]

서울 흑석동 대학가 근처 주민 알림판에 하숙생, 자취생을 모집하는 전·월세 안내 게시물이 붙어있다. [뉴스1]

‘지(반지하)ㆍ옥(옥탑방)ㆍ고(고시원)’. 열악한 주거 환경에 시달리는 청년들을 상징하는 용어다. 특히 혼자 살아 도움을 청하기 어려운 청년 가구는 더 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지ㆍ옥ㆍ고'가 익숙한 청년 1인 가구의 주거 임대료 부담이 갈수록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태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팀은 25일 서울에서 열린 주거복지포럼 대토론회에서 이러한 내용의 ‘청년층 빈곤 및 주거실태와 정책과제’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국토연구원의 주거실태조사 자료를 활용해서 19~34세 청년이 속한 가구를 5개 유형으로 나눴다. ▶청년 단독가구 ▶청년 부부가구 ▶청년 부부+자녀가구 ▶부모+청년가구 ▶기타청년가구 등이다. 특히 청년 1인 가구가 전체 청년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6년 9.3%에서 2016년 18.1%로 두 배가 됐다.

하지만 혼자 사는 이들의 어려움은 상대적으로 컸다. 월세 중심인 1인 가구는 전세 위주인 부부 가구나 자가가 많은 부모 동거 가구보다 훨씬 열악한 상황을 노출했다. 청년 단독 가구의 지ㆍ옥ㆍ고 거주 비율은 2006년 8.4%에서 2016년 5.2%로 줄었다. 하지만 여전히 다른 4가지 유형보다 높은 수치다. 2016년 기준 청년+부모 가구는 2.8%, 청년 부부가구는 1.8%에 그쳤다.

월 소득 대비 임대료 비율(RIR)도 마찬가지다. 청년 1인 가구는 2016년 기준 RIR 20 이상이 56.9%, 30 이상은 37%에 달했다. 한 달에 100만원을 번다고 치면 월세로 30만원 이상 내야 하는 청년이 10명 중 4명꼴이라는 의미다. 그러다 보니 최저주거기준 미달과 임대료 과부담을 모두 경험한 청년 1인 가구는 해가 갈수록 늘고 있다. 2006년 17.1%에서 2010년 34%를 거쳐 2016년엔 46.8%까지 치솟았다.

그렇다면 청년들이 원하는 주거 지원 정책은 뭘까. 청년 1인 가구는 ‘전세자금 대출 지원’(35.8%)을 첫손가락에 꼽았다. 팍팍한 월세를 벗어나 좀 더 여유 있는 전셋집으로 옮기고 싶다는 뜻이다. 반면 청년 부부가구는 ‘주택 구입자금대출지원’(37.7%)이 ‘전세자금 대출 지원’(28%)보다 더 필요하다고 봤다.

이태진 보사연 연구위원은 “청년층의 주거 문제는 청년 빈곤의 원인이자 결과다. 청년층이 가장 크게 경제적 부담을 느끼는 부분은 주거비다”면서 “청년층 빈곤을 예방하기 위한 정책적 배려가 집중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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