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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의심장 충청] 세종대왕님 눈병 고친 '초정약수'맛보세요…오늘부터 3일간 '약수 축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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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면

“책을 반쯤 읽고는 눈을 감고 쉬어야 다음을 펴 읽을 수 있을 정도다.”(세종 24년 8월 24일)

청주시

성군으로 불리는 세종대왕은 고질적인 눈병을 앓았다. 세자시절부터 독서에 열중한 탓이다. 세종실록에는 ‘왼쪽 눈이 아파 안막을 가리고, 오른쪽 눈도 어두워서 한 걸음 사이에서도 정확히 누구인지를 모르겠다’고 기록돼 있다. 일반적인 눈병 정도가 아니라 시력을 잃을 위기까지 갔음을 짐작할 수 있다.

세종의 고민을 해결한 묘약은 초정약수다. 세종은 즉위 26년(1444년) 청주목 초수리(지금의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 초정리)를 찾았다. 『동국여지승람』과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세종대왕은 재위 26년인 1444년 초정에 행궁을 차리고 117일동안 머물며 약수로 눈병을 치료했다. 세종은 초정에서 한글 창제의 마무리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에 머무는 동안 백성들을 위해 잔치를 베풀고 여론을 수렴해 정책에 반영하는 등 민본정치를 실현하기도 했다.

지난해 청주시 초정문화공원에서 열린 초정약수 축제에서 600여 년 전 세종대왕이 초정리로 나서는 어가행렬 재현 행사가 열리고 있다. [사진 청주시]

지난해 청주시 초정문화공원에서 열린 초정약수 축제에서 600여 년 전 세종대왕이 초정리로 나서는 어가행렬 재현 행사가 열리고 있다. [사진 청주시]

세종의 애민정신이 깃든 청주에서 초정약수 축제가 열린다. 청주시는 25일부터 3일 동안 내수읍 초정문화공원에서 ‘초정에 물들다’는 주제로 세종대왕과 초정약수축제 2018을 개최한다. 초정약수는 천연 암반에서 나오는 탄산수로 미국 샤스타(Shasta), 영국 나포리나스(Napolinas)와 함께 세계 3대 광천수로 꼽힌다. 유리탄산, 칼슘, 나트륨, 중탄산, 칼륨, 마그네슘 이온이 많이 들어 있어 피부 미용에 좋다.

올해 축제는 세종 즉위 600년을 맞아 백성의 어려움을 헤아려준 마음과 초정약수의 생명력을 모티브로 40여 개의 체험 프로그램과 다양한 공연이 준비됐다. 축제의 대표 콘텐트인 세종대왕 어가행차 재현은 시민 참여형 행차로 선보일 예정이다. 26일 오후 초정리 주변 2㎞에서 펼쳐지는 이 행사에는 대학생 등 100여 명이 호위무사, 신하, 궁녀, 장군 등으로 출연한다. 세종과 소헌왕후는 전국 공모를 통해 선발했다.

축제장은 조선시대 저잣거리를 재현한다. 시전 상인들이 전통공예와 전통차 등을 선보이고 세종대왕이 먹었던 음식을 맛보는 행궁밥상 체험 부스가 운영된다. 집현전과 수라간, 내의원 등도 설치해 흥미를 높일 계획이다. 초정문화공원에 조성한 별빛정원에서는 아름다운 야경을 즐길 수 있다. 방문객들이 약수를 마음껏 마실 수 있는 시음대도 마련된다. 약수로 족욕을 하고, 약수로 만든 칵테일을 마셔 볼 수 있다.

이범석 청주시장 권한대행은 “세종대왕의 애민정신과 계몽사상을 엿볼 수 있는 초정을 찾아 톡 쏘는 맛이 일품인 초정약수를 즐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종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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