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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즐겨먹던 '링거팩' 모양 음료, 알고 보니 세균 범벅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유명 관광지에서 판매중인 링거팩 형태의 어린이용 과일 음료. 식약처 점검 결과 세균 기준치가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 식약처]

유명 관광지에서 판매중인 링거팩 형태의 어린이용 과일 음료. 식약처 점검 결과 세균 기준치가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 식약처]

'가정의 달' 5월에는 자녀 손을 잡고 지역 축제나 놀이공원, 유원지를 찾는 부모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이들 장소에선 아이들을 유혹하는 형형색색의 식품들이 진열된 경우가 많다. 눈길을 끌려고 포장을 색다르게 만들기도 한다.

그런데 아이들이 즐겨 먹던 '링거팩' 모양의 과일 음료가 알고 보니 세균 범벅의 불량식품인 것으로 드러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7~18일 주요 관광지에서 어린이들이 즐겨 먹는 음료를 대상으로 특별점검한 결과를 25일 공개했다.

식약처 점검 결과 청학에프엔비(전북 전주시 소재)가 소분해서 판매한 '블러드 쪽쪽'(제주감귤음료)에서 세균 수 기준이 초과한 사실이 적발됐다. 이 업체는 대형 마트에서 과채음료를 구매한 뒤 별도 용기에 넣었다가 수액팩에 나눠서 주입하고 호스 등을 연결했다.

링거팩을 호스와 연결해서 빨아먹는 형태의 어린이 음료. 세균이 기준치를 초과하면서 식약처에 적발됐다. [사진 식약처]

링거팩을 호스와 연결해서 빨아먹는 형태의 어린이 음료. 세균이 기준치를 초과하면서 식약처에 적발됐다. [사진 식약처]

세균수는 ㎖당 100 이하가 기준인데, 해당 제품에선 ㎖당 최저 5500에서 최대 4만7000까지 검출됐다. 김형준 식약처 식품총괄대응팀장은 "업체가 음료를 보관하고 나누는 작업 과정에서 오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음료는 상온에 오래 두면 공기 접촉으로 세균이 늘어나기 쉽다"고 말했다.

이 제품은 전주한옥마을 내 슈퍼마켓과 휴게음식점 등에서 주로 판매됐다. 병원에서 쓰는 수액처럼 위쪽에 걸어놓고 밑에서 호스로 빨아먹는 식이다. 이번에 적발된 감귤 음료가 아니라 짙은 색깔을 띄는 다른 맛 음료는 '혈액'처럼 보이는 것도 있었다. 김형준 팀장은 "이런 류의 제품은 피 같이 보여서 혐오감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어린이 등이 호기심 때문에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빠르게 조치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세균 기준을 초과한 사실이 적발된 링거팩 형태의 어린이용 과일 음료 제품. [사진 식약처]

세균 기준을 초과한 사실이 적발된 링거팩 형태의 어린이용 과일 음료 제품. [사진 식약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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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는 해당 제품을 즉시 회수 조치했다고 밝혔다. 회수 대상은 유통 기한이 내년 1월 3일까지인 링거팩 형태의 ‘블러드 쪽쪽’ 제품이다. 영세 업체라서 정확한 기록을 남기지 않아 식약처가 정확한 판매량을 조사하고 있다. 비슷한 제품군에 대한 추가 점검도 이뤄지고 있다.

또한 이 업체는 의료기기 수액 세트를 함께 판매했기 때문에 의료기기법 위반으로도 적발됐다. 의료기기판매업 등록 없이 무허가로 팔았다는 의미다. 통신판매업자인 아이서플라이(경기 성남시 소재)도 식품 용기로 신고되지 않은 링거팩 세트(파우치ㆍ호스ㆍ뚜껑)를 인터넷 등에서 판매하다 적발돼 고발 조치됐다.

식약처는 앞으로도 무신고 영업, 비위생적 제조ㆍ소분ㆍ판매 행위 등에 대한 특별 단속을 이어갈 계획이다. 국민이 식품 관련 불법 행위를 목격하거나 불량식품으로 의심되는 제품을 보면 불량식품 신고 전화(☏1399), 민원상담 전화(☏110)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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