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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 꽃피는 경기북부] 경원선 재개, 공동어로 기대 … 남북 훈풍에 접경지역 '신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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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면

지난달 27일 역사적인 ‘2018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다음달 12일엔 싱가포르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다. 남북 간에 조성된 평화 모드로 경기·인천 접경지역이 발전의 전기를 맞은 상황이다. 이에 발맞춰 접경지역 지자체들이 앞다투어 남북교류 및 특화된 지역발전 전략 수립에 나서고 있다.

연천 호로고루. 경기도 연천군 장남면에 있는 성지로 남한 지역에 남아있는 얼마 되지 않는 고구려의 유적. [사진 연천군]

연천 호로고루. 경기도 연천군 장남면에 있는 성지로 남한 지역에 남아있는 얼마 되지 않는 고구려의 유적. [사진 연천군]

경기 중북부 지역 접경도시인 경기도 연천군은 남북 교류협력 사업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연천군은 ‘판문점 선언’ 후속 조치로 연천과 북한을 남북으로 잇는 경원선 철도 및 옛길 복원도 정부 측에 건의하고 남북 협의를 통해 추진하기로 했다. 정의돌 연천군 부군수는 24일 “경원선은 수도권에서 시베리아 횡단철도(TSR)를 잇는 최단거리 노선이어서 경의선, 동해선보다 경제성이 좋은 철도 노선”이라며 “경원선이 남북 간 운행을 재개하면 한반도와 러시아, 유럽을 잇는 유라시아 철도망이 구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천군과 군의회는 이와 함께 북한 민통선 내 ‘오장동 농장’ 남북공동 개발, 북한댐 운영 정보 남북 공유, 임진강 두루미 남북 공동 보호활동 등 남북교류 사업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종만 연천군의회 의장은 “연천군과 군사분계선(MDL)을 사이에 둔 북한 지역 비무장지대(DMZ)와 접한 민통선 내 오장동 농장(1.2㎢, 36만3000평)을 남과 북이 협력해 공동경작하는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서해 최북단 섬 백령도와 대청도·소청도, 대연평도·소연평도 등 서해5도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한반도의 ‘화약고’로 불리는 북방한계선(NLL) 일대가 ‘평화수역’으로 만들어진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서해5도민들은 우선 ‘판문점 선언’ 후 ‘공동어로’와 ‘해상파시(波市·바다 위 생선시장)’ 등을 통해 실질적인 남북 교류·협력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 5일 국방·통일·외교·해양수산부 등 4개 부처 장관이 주민 간담회를 열고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김포시도 2009년 추진하다 사실상 중단된 ‘한강하구 철책 제거사업’ 재개에 기대감을 걸고 있다. 고촌읍 전호리~걸포동 일산대교 남단(9.7km) 구간으로 사업비만 228억원 수준이다. 또 시는 애기봉 전망대를 남북교류의 중심이자 평화를 상징하는 ‘평화생태공원’으로 조성하기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국비 100억원 등 26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남북 정상회담 후 관람체험시설인 ‘판문점 세트’가 마련된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삼봉리에 있는 남양주종합촬영소에도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판문점을 재현해 놓은 세트장을 찾은 많은 시민들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악수하던 장면을 연출하면서 기념사진을 남기고 있다. 남양주시는 24일 “영화진흥위원회는 이달 말로 예정된 남양주종합촬영소 관람체험시설 운영 종료를 앞두고 이달 한 달간 시설을 무료 개방 중”이라고 말했다. 이석우 남양주시장은 “남양주종합촬영소 관람체험시설은 1998년 8월 문을 열어 지난해까지 380만명이 방문한 대표적인 영화체험시설이다. 판문점 세트장은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의 야외촬영을 위해 마련했던 오픈세트”라고 소개했다.

 국가지질공원 인증에 이어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추진 중인 포천 한탄강에는 지난 13일 새로운 관광 랜드마크인 ‘한탄강 하늘다리’가 개장됐다. 개장 후 10일 만인 지난 22일까지 9만2265명이 다녀갔을 정도로 단숨에 관광명소로 떠올랐다. 하늘다리에 오르면 주상절리와 적벽 등 한탄강의 절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강바닥에서 50m 높이의 까마득한 공중에 설치돼 있다. 길이 200m, 폭 2m 규모다. 성인(80kg 기준) 1500명이 동시에 건널 수 있도록 설계됐다.

  조학수 포천시 부시장은 “다리 양쪽에는 비둘기낭 폭포~운천2리 부소천 6.2㎞ 구간과 관인면 중3리~화적연 방면 4.7㎞ 구간 둘레길이 각각 최근 조성돼 있다”며 “연천~포천~철원을 잇는 119㎞ 구간에 주상절리길도 조성 중”이라고 말했다.

남양주·포천·김포·연천·옹진=전익진·임명수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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