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셔츠에 흘린 커피 자국만큼 당황스러운 게 없다. 스멀스멀 올라오는 냄새는 그렇다 치더라도 갈색으로 물든 옷을 그대로 입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 빨리 화장실을 찾아 옷을 빨아보는 민첩함을 발휘해보지만, 물로 그냥 헹궈서는 잘 지워지지 않는다. 이때는 탄산수와 식초를 사용해 보자. 누런 자국이 사라지는 놀라운 경험을 할 수 있다.
얼룩을 지울 때도 ‘골든타임’이 있다. 특히 커피처럼 색소가 든 음료는 묻었을 때 바로 제거하지 않으면 섬유 속으로 색소가 스며들어 지우기 힘들다. 시간이 지날수록 얼룩을 지우기 힘든 것은 말하나 마나다.
커피를 옷에 쏟았다면 가능한 빨리 따뜻한 물에 헹구고 주방 세제로 그 부위를 비벼 세탁하는 게 좋다. 주방 세제가 없다면 일단 물에 헹궈 갈색 색소를 최대한 제거해 둬야 얼룩이 안 생긴다.
집 밖이라면 탄산수를 활용한다. 탄산수의 탄산(이산화탄소)이 섬유 속에 박힌 커피 입자를 밖으로 빼내는 원리다. 탄산수에 커피가 묻은 부위를 10분 정도 담가뒀다 손으로 비벼 흐르는 물에 헹구면 된다. 옷 뒤에 수건을 대고 탄산수를 거즈에 묻혀 꾹꾹 눌러도 되는데, 이보다는 아예 탄산수에 담가두는 게 효과가 더 좋다.
[윤경희의 한 끗 리빙] #커피 얼룩 쉽고 빠르게 지우기
집에 돌아와서는 가능한 빨리 식초 물에 옷을 담군다. 얼룩이 심하지 않으면 물과 식초를 3:1 비율로 희석한 물에 1~2시간 담가 두었다가 손으로 비벼 물로 헹구면 얼룩이 없어진다.
커피 얼룩이 진하고 넓게 퍼져 있다면 물과 식초를 1:1로 섞은 물에 주방 세제를 조금 추가해 잘 섞은 뒤 옷을 담근다. 이때 물은 뜨거울수록 얼룩이 잘 빠진다. 단, 레이온·실크처럼 열에 약한 섬유라면 손을 담갔을 때 미지근한 정도로만 수온을 조절해서 옷이 상하지 않도록 한다. 스펀지나 안 쓰는 칫솔로 식초·세제 물을 듬뿍 묻혀 비벼 놔도 좋다.
옷을 식초 물에 담근 지 1시간 뒤부터는 얼룩이 제거됐는지 30분 간격으로 확인해보는 게 좋다. 시간이 너무 오래 지나면 빠져나왔던 색소가 다시 섬유에 침투해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얼룩이 어느 정도 흐려진 게 보이면 양손으로 얼룩 부위를 비벼줘야 얼룩이 완전히 빠진다.
식초 물에 담갔던 옷은 흐르는 물에 헹구고 세탁용 세제로 다시 한 번 세탁한다.
글·사진=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