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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정 스님 '숨겨둔 딸' 의혹···당사자인 친모 "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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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은 PD수첩이 제기한 ‘설정 총무원장 숨겨둔 자식’ 의혹에 대해 미국에 거주 중인 김모씨의 반박 증언을 확보해 24일 공개했다. 김씨는 설정 스님의 딸이라고 의혹이 제기된 전모씨의 친어머니다.

'친자 의혹'을 받고 있는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 [중앙포토]

'친자 의혹'을 받고 있는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 [중앙포토]

증언자료에서 김씨는 “비구니로 출가해 경북 시골의 어느 사찰에서 거주하다가 (강압에 의한) 피치 못할 상황이 발생해 임신하게 됐다. 이후 사찰에 다니시던 71세의 김모 보살님의 도움으로 아이를 출산했다. 제 속가 가족과 수덕사(원담 스님, 설정 스님)가 인연이 있었고, 설정 스님에게 입양을 부탁드렸다. 우여곡절 끝에 설정 스님 속가 가족에게 입양했으나, (딸이) 초등학교에 입학할 무렵 입양을 한 가족과 (딸의) 친가 쪽에서 양육문제로 갈등이 발생했다”며 “설정 스님께 연락을 했으나 스님께서 피하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를 보살펴주던 김 보살님이 소송을 제기하면 어떤식으로든 스님이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고, 소송은 나중에 취하하면 된다고 강하게 조언하는 바람에 소를 제기하게 됐다. 당시 설정 스님이 암 수술을 위해 미국에 체류 중이었음을 뒤늦게 알았고 소를 취하했다”고 말했다.

당시 김씨가 제기했던 소는 친자확인소송이다. 수덕사 방장을 역임한 원담 스님은 10년 전에 열반했고, 30년 전에 출산을 도왔던 김모 보살도 세상을 떴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총무원이 공개한 증언은 지난 7일 총무원 직원이 미국으로 가서 김모씨를 직접 만나 촬영한 인터뷰 동영상에 담긴 내용이다. 총무원은 김씨의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한 후 다음주에 인터뷰 동영상을 공개할 계획이다.

설정 스님이 지난 1월 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취임 첫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중앙포토]

설정 스님이 지난 1월 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취임 첫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중앙포토]

현재 미국에서 살고 있는 김씨는 약 5년 전에 국내에 들어와 딸에게 연락을 취했으나 닿지 않았다고 한다. 김씨의 딸인 전모씨는 지난해 캐나다로 출국해 현재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설정 스님 친자 의혹’의 직접적 당사자가 증언을 해옴에 따라 조계종단 여권과 야권의 진실 공방도 갈수록 거세질 전망이다.

백성호 기자 vangog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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