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경해씨 시신 18일 한국도착 예정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1신 13일 오전 이모저모] 이경해씨 시신 18일 한국도착 예정

▶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세계무역기구(WTO) 제5차 각료회의장 밖에서 협상반대 시위를 벌이다 자살한 이경해(李京海.56. 전 전북도의
원)씨의 분향소에 12일 세계 NGO 회원 등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연합)

멕시코 칸쿤에서 열리고 있는 제5차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 사흘째인 12일 WTO 농업협상에 반대하며 자살한 전 한농연 회장 고 이경해씨를 추모하는 행렬이 이어지는 가운데 13일 오전 11시 전세계 시민.농민단체 1만여명이 칸쿤 시내에서 대규모 집회를 갖는다.

이씨의 장례 절차에 대해서는 한농연과 전농을 중심으로 한 농민연대가 국제농민단체인 비아 캄페시나(농민의 길) 등 단체 관계자들과 함께 장례위원회를 꾸려 오는 15일 밤 10시께 이씨의 시신을 한국으로 운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계획에 따르면 이씨의 시신은 18일 한국에 도착해 19일 세계 비정부기구(NGO) 관계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세계 농민장으로 장례를 치를 예정이나, 구체적인 일정은 13일 오후 1시께 도착하는 유족들과 상의한 뒤 확정된다.

○···이씨가 자살한 칸쿤 시내 중앙광장에는 분향소가 차려진 가운데 각국 투쟁단의 조문행렬이 이어졌다.
파나마, 인도, 과테말라, 방글라데시, 일본, 프랑스 등 총 23개국 활동가들이 조문했다고 한국 투쟁단 관계자가 전했다.

이 곳은 칸쿤 시내에서 각료회의가 열리는 칸쿤 교외 호텔지구로 통하는 초입으로 각료회의가 열리는 컨벤션 센터로부터 약 7㎞ 떨어져 있다.
멕시코 치안당국은 당초 이 지점에 약 2m 높이의 철제 저지선을 설치했으나 추모 행사 등을 감안해 저지선은 모두 치워졌다.

멕시코 경찰은 대신 컨벤션 센터쪽으로 약 1㎞ 떨어진 곳에 5중 철제 저지선을 설치해 출입 자체를 완전 봉쇄했다.

180여명으로 구성된 한국 칸쿤투쟁단(단장 정광훈 민중연대 대표)은 분향소가 설치된 이 곳에서 세계 농민단체 관계자들과 천막농성을 계속했으며, 저녁에는 촛불시위를 벌이고 있다.
11일 밤 촛불시위에는 200여명이 참석했다.

○···이경해씨 분향소가 설치된 칸쿤 중앙광장에는 국제 농민운동단체를 포함한 NGO들의 지원이 쇄도하고 있다.

11일 밤에는 국제 NGO 관계자 20여명이 칸쿤 투쟁단과 함께 노숙 농성을 벌였으며 비아 캄페시나는 150여명분의 식사를 제공했다.

○···12일 오전 11시께 각료회의 컨벤션 센터 인근에 위치한 타워 크레인 위로 WTO 협상에 반대하는 시위자 3명이 올라가 협상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당초 한국 투쟁단원이 포함됐다는 소식도 있었으나 한국인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 칸쿤 투쟁단을 비롯해 세계 NGO 관계자 1만여명은 13일을 국제공동 행동의 날로 잡아 대규모 시위를 벌일 계획이라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컨벤션 센터 내부에서도 회의가 개막하는 당일 세계 NGO 관계자 60여명이 개막식장에서 시위를 벌인 데 이어, 40여명이 11일 오후 4시 조화를 손에 쥐고 이경해씨를 추도하며 시위를 벌이고 즉석 기자회견을 갖기도 했다.

도하 4차 각료회의 때와는 달리 이번 회의에는 세계 시민단체 대표 60여명에 한해 협상장 출입이 허용됐다.

한편 한국 칸쿤 투쟁단은 12일 칸쿤 시내에서 세계 시민단체 관계자들을 초청해 전기환(42) 전농 정책위원장의 발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발제 제목은 'WTO 및 자유무역협정(FTA)과 한국 농민의 과제'였으며, 전농에서 20여명이 참석했다. (칸쿤=연합뉴스)

[#10신 오후 4:17] 故이경해씨 분향소 조문객 줄이어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세계무역기구(WTO) 제5차 각료회의장 밖에서 협상반대 시위를 벌이다 자살한 이경해(李京海.56. 전 전북도의원)씨의 분향소에 12일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장수 군민회관 2층에 마련된 분향소에는 이날 장재영 장수군수와 송영선 전 한국농업경영인 전북 연합회장 등이 찾아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전주시 서신동 농업인회관에 설치된 분향소에도 강현욱 전북도지사가 조화를 보내 애도의 뜻을 표시했고 최영근 전북농업기술원장 등 도청 농업 관련 공무원들이 다녀갔다.

또 정읍과 남원, 장수 등 도내 14개 시.군 한농연 사무실과 농업기술센터 등에 마련된 분향소에도 고인의 넋을 위로하기 위한 농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고인의 명복을 비는 애도 성명도 잇따랐다.

농민회 전북도연맹은 이날 '삼가 故 이경해 동지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하고 "고인의 뜻이 헛되지 않게 농업.농민.농촌을 살리고 WTO의 왜곡된 질서를 바로잡는데 총력 투쟁할 것"을 선언했다.

한국농업경영인 전북도연합회도 성명을 내고 "고인의 숭고한 서거에 머리숙여 애도를 표한다"며 "참여정부는 농업보호.식량주권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고인의 둘째 딸 고운이(28.회사원)씨와 고인의 남동생 등 가족과 한농연 간부는 장례절차 등을 논의하기 위해 이날 오후 6시30분 멕시코 현지로 출국할 예정이다. (전주=연합뉴스)

▶전국농민회총연맹, 민주노총, 민중연대등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12일 오전 서울 광화문 열린시민마당에서 이경해 전 한농연 회장의 죽음과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WTO 각료회의 정부협상단의 즉각 철수를 촉구하고 있다.(연합뉴스)

[#9신 오후 12:20] 'WTO 반대' 칸쿤 세계 NGO 시위 격화

이경해 전 한농연 회장의 자살로 한국 등 전세계 농민.시민단체의 세계무역기구(WTO) 반대 시위가 거세지고 있다.

민주노총 등 한국 칸쿤 투쟁단 1백88명은 11일 오후 3시(한국시간 12일 오전 5시) 이씨가 자살했던 칸쿤중앙공원 인근에서 출정식을 갖고 "이씨의 유지를 이어받아 WTO 농업협상을 분쇄하자"는 구호를 외치며 시위했다. 세계 NGO 수백명도 이씨의 죽음을 애도하며 시위에 동참, 시위대 규모가 전날보다 더욱 커졌다.

이날 오후 4시에는 회의장 참가가 허용된 세계 NGO 대표 수십명이 회의가 열리고 있는 컨벤션 센터 로비에 모여 가슴에 검은 리본을 달고 이씨를 추모했다.

투쟁단은 이날 오후 6시 추모 촛불시위를 갖고 있으며, 세계 NGO 수백명도 9.11 테러 2주기를 맞아 '전쟁.테러 반대' 시위를 벌인 뒤 촛불 시위에 합류해 시위가 밤늦게까지 이어졌다.

이씨가 사망한 장소에 분향소에 설치돼 세계 비정부기구(NGO) 관계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오전 10시40분께 멕시코의 한 여성이 이씨가 자살했던 장소를 찾아 꽃바구니를 놓고 가는 것을 시작으로, 칸쿤시의 후안 이그나시오 가르시아 살비데아 시장도 조화를 보내면서 "유족의 슬픔을 우리가 함께 한다는 점을 알아달라"는 메시지를 전했다고 칸쿤 시위에 참여 중인 민주노총 관계자가 전했다.

이후에도 계속 멕시코의 일반 시민도 꽃바구니를 놓고 가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으며, 특히 한 재미교포는 한국의 투쟁단에 밥과 수박 등을 제공하기도 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촛불시위는 우리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면서 "13일로 예정된 국제공동행동의 날에는 우리 대표단을 포함해 1만명 넘게 참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칸쿤(멕시코)=정재홍 기자

[#8신 오전 11:42] 이경해씨 유족 멕시코 칸쿤 곧 도착

멕시코 칸쿤에서 지난 10일(현지시간) 세계무역기구(WTO) 농업 협상 반대를 주장하다 자살한 이경해 전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이하 한농연) 회장의 유족들이 11일 밤 칸쿤 공항에 도착한다.

칠레에 사는 사촌동생이 11일 오전 산티아고 공항을 출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의 둘째 딸 고운이(28.회사원)씨도 한국시간 12일 아침 비행기로 인천공항을 출발할 예정이다. 고운이씨는 오는 28일 결혼할 예정이었으나 이씨의 죽음으로 결혼식을 무기 연기했다.

한농연 등 WTO 농업 협상 반대 시위를 위해 칸쿤에 온 농민.시민단체 1백50여명은 이날 칸쿤 시내의 중앙광장에 천막을 치고 농성에 들어갔다. 오전 9시 30분 같은 장소에서 'WTO 농업 협상 반대'를 위한 발대식을 갖고, 오후 2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농민단체 등은 이날 오후 5시 이씨가 사망한 칸쿤의 플라자 델 라 레포르마 광장에서 집회를 가진 뒤 오후 6시 촛불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세계 각국에서 온 비정부기구(NGO) 대표 수천명도 이날 집회를 가진 뒤 촛불시위에 합류할 예정이다.

한농연 관계자는 "정부가 운구 등 장례절차에 적극 협조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허상만 농림부 장관은 11일 오전 9시 분향소가 마련된 아쿠아 마리나 비치호텔을 찾아 분향한 뒤 서정의 한농연 회장 등 농민단체 대표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칸쿤(멕시코) 정재홍 기자

▶ 10일 한국인 농민들이 멕시코 칸쿤 WTO 각료회의장 앞에서 할복자살한 이경해씨를 추모하는 촛불시위를 벌이고 있다.[AP=연합]

[#7신 오후 4:10] 허상만 농림장관 "이씨 죽음 애도"

멕시코 칸쿤에서 10일 열린 WTO 각료회의의 한국 협상 수석대표로 참가하고 있는 허상만 농림부장관과 황두연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WTO 농업 협상 반대를 외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경해 전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이하 한농연)에 대해 깊은 애도를 표명했다.

허 장관과 황 본부장은 이날 밤 늦게 한국 기자들이 묶고 있는 칸쿤의 아발론 그랜드 호텔을 찾아 와 사건 경위와 장례 절차 등을 밝혔다.

허 장관은 “국민들에게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 같아 죄송할 따름이다”고 말했다. 황 본부장도 “충격적이며 유감스러운 일이다. 유족에게 위로를 보낸다”고 밝혔다.

허 장관은 “이씨의 시신이 안치돼 있는 칸쿤종합병원 정문으로 들어가려 하자 멕시코 경찰들이 혹시 불행한 사태가 발생할 지 모른다 하여 정문이 아닌 쪽문으로 들어가 병원 관계자들로부터 사망 경위 등을 들었다”고 말했다.

허 장관은 “아직 빈소가 차려지지 않아 조문을 못했으며 내일 아침 빈소가 차려지는 대로 바로 조문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허 장관은 “우리 농업의 어려움과 농민들의 우려가 협상 결과에 반영되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며 “멕시코 현지에 와 있는 농민 대표들은 냉정한 자세로 회의의 진행을 지켜봐 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칸쿤=정재홍 기자

[#6신 오후 3:50] 외교통상부 멕시코 정부와 장례절차 등 논의

멕시코 주재 한국대사관은 10일 세계무역기구(WTO) 농업 협상 반대 시위를 벌이다 스스로 묵숨을 끊은 이경해(56) 전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이하 한농연)의 장례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멕시코 정부 당국과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교통상부도 이날 칸쿤에 나가있는 WTO 협상 대표단으로부터 이씨의 사망을 전해들은 뒤 칠레에 거주하는 동생과 서울에 있는 두 딸에게 이씨의 사망 소식을 전하고 장례 절차를 논의하고 있다.

멕시코 대사관 관계자는 "유족의 희망을 최대한 존중한 방침"이라고 말했다. 베루 가 멕시코 외무차관도 "조의를 표하며 장례 절차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이씨의 사망소식을 전해들은 허상만 농림장관과 황두연 통상교섭본부장은 이씨의 시신이 안치된 칸쿤종합병원으로 가 사망경위를 들은 뒤 병원 측과 장례 절차 등을 논의했다.

병원 측은 ▶사망 원인이 불명확해 부검이 필수적이며 ▶부검은 멕시코 주 검찰청이 지정하는 검시소에서 실시하고 ▶유족이나 멕시코 대사관에서 시신을 인수할 수 있으며 ▶부검한 시신은 유족이 인수할 때까지 검시소에 안치한다는 내용을 한국 대표단측에 통보했다고 전했다.

이씨는 1970년대 이후 고향 장수에서 농장을 일구면서 한농연 회장과 전북도의회 3선 의원까지 역임했다. 그러나 1990년대 후반 농장에서 진 빚을 감당하지 못해 농장 모두를 경매에 넘기는 등 한국 농업의 실패를 몸으로 체험했다.

1990년 우루과이 라운드(UR) 농산물 협상이 진행되던 스위스 제네바 GATT 본부에서 할복한 적이 있었다. 이씨는 오는 28일 둘째 딸의 혼례일을 잡아 논 상태다.

칸쿤=정재홍 기자

[#5신 오후 2:40] '한국민중칸쿤투쟁단' 촛불집회·추모행사 벌여

▶ 한국민중칸쿤투쟁단 단원들이 10일(현지시간) 故이경해씨의 시신이 안치된 칸쿤 종합병원앞에 앉아있다. [AFP 연합]

이경해 전 한농연 회장의 사망소식에 현지의 WTO반대 5차각료회의 저지 한국민중칸쿤투쟁단(정광훈 회장)은 이씨의 유해가 안치돼 있는 칸쿤 종합병원앞 2차선 도로에서 촛불집회를 갖고 추모행사를 벌이고 있다.

10일 오후 7시 현재(한국시각 11일 오전 9시) 한국에서 온 WTO투쟁대표단 150여명과 멕시코, 스위스, 프랑스, 미국 등에서 온 농민단체 회원들이 모여 촛불집회를 갖고 이씨를 추모하고 있다.

이들은 또 오늘 밤과 내일 밤 NGO대표들이 주로 묵고 있는 인근 체육관에서 추모 촛불 시위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농연 및 전국농민연대는 칸툰 현지의 병원과 호텔숙소 등에 빈소를 마련했으며 국제농민조직 소속 농민대표 3백여명이 빈소를 찾았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추모객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병원 앞 광장에서도 고 이경해 회장을 추모하고 있다고 현지 대표단이 전해왔다.

실내체육관의 빈소는 멕시코 절차에 따라 마련됐다. 이는 한국대표단과 멕시코, 스위스 대표들이 긴급 장례위원회를 구성, 세계농민장으로 장례를 치르기로 결정한 것에 따른 것이다.

또 현장에는 주진우(한나라당)과 정장선(민주당) 의원이 도착, 농민들과 향후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한편 멕시코 칸툰에서 사망한 고 이경해 전 한농연 회장의 빈소가 국내에서는 서울 한농연 사무실과 전북 장수군청 두 곳에 마련됐다.

한농연 장수군 연합회의 주관으로 이 전회장의 고향인 전라북도 장수군 군청에 마련된 빈소에는 고인의 가족들을 비롯해 한농연 장수지부 회원 20여 명이 모여 구체적인 장례준비와 향후 대책회의를 하고 있다.

한농연 중앙연합회는 이 전회장의 장례가 세계농민장으로 멕시코 현지에서 치러지기로 결정됨에 따라 현지 장례식이 끝난 뒤 가족들이 멕시코로 건너가 유해를 인도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 전회장의 유해는 이 전회장이 한 때 운영한 장수읍 대성리 옛 '서울농장' 내 고인의 부친과 아내가 잠들어 있는 묘 바로 옆에 안치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뉴스센터,외신종합,연합뉴스

[#4신 오전 11:13] 이경해씨 가족 표정

▶ 11일 오전 전북 장수군 한농연 사무실에서 소속 간부들이 WTO 각료회의에 항의, 할복자살한 故 이경해씨의 장례 절차를 논의하고 있다. (장수=연합뉴스)

"아빠가 돌아가셨다니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습니다. 직접 현지에 가서 아빠의 시신을 봐야 믿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세계무역기구(WTO) 제5차 각료회의 협상에 항의해 10일 할복 자살한 이경해(55.전북 장수)씨의 둘째 딸 고은(27)씨는 "그동안 여러번 WTO 협상에 불만을 품고 할복도 시도했고, 단식도 했지만 정말 이렇게 돌아가실 줄은 꿈에도…"라며 말문을 잇지 못했다.

서울에 살고있는 고은씨는 오는 28일 결혼식을 앞두고 있는 터에 일을 당해 "뭐를 어떻게 해야 할지 경황이 없다"며 "지금 상태로는 결혼식을 올리기가 어려워 연기해야 할 것 같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오랫동안 농민운동을 하는 아버지를 늘 곁에서 지켜보며 아버지의 길을 가겠다고 한국농업전문학교(경기 수원 소재)를 자원하기도 했던 셋째 딸 지혜(22)씨의 슬픔은 더욱 컸다.

지혜씨는 "젖소와 한우 등 소에 관한 한 아마 아버지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이 알고 있을 것"이라며 "아버지의 지도와 조언을 받으며 시골에서 농사를 짓고 싶었는데 어떻게 하느냐…"며 흐느꼈다.

이씨 집 근처에 사는 동생 창준(42)씨는 비보를 접하고 가족들과 상의하기 위해 이날 오전 서울로 향했다.

가족들은 "심장질환을 앓고 계신 할머니가 충격을 받을까봐 아직 이 사실을 알리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이씨의 세 딸 등 유족들은 농림부와 협의를 통해 각료회의가 끝나기 전인 17일쯤 멕시코로 출국해 장례 등을 치룰 예정이다.

디지털뉴스센터, 칸쿤=정재홍 기자

[#3신 오전 09:53] 할복 이경해씨, 병원 후송 후 끝내 숨져

▶ 10일 멕시코 칸쿤시에서 열린 WTO협상에 반대하는 시위 도중 할복한 한국인 농민 이경해씨가 쓰러져있다. [AP=연합]

제5차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가 10일 멕시코 휴양지 칸쿤에서 개막된 가운데 현지에서 WTO협상 반대시위를 벌이던 이경해(56) 전 한국농업경영인 중앙연합회(이하 한농연) 회장이 흉기로 왼쪽 가슴을 찔러 칸쿤 시내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숨졌다.

이씨는 이날 낮 12시50분께(한국시각 11일 새벽2시50분께) 각국에서 온 1만여명의 WTO 반대 시위대가 칸쿤 시내에서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 반대를 외치며 교외 해변가에 위치한 회의장으로 진입을 시도하며 시위를 벌이는 과정에서 한국 농민대표 및 시민단체 관계자 150여명과 함께 시위를 벌이다 흉기로 가슴을 찔렀다.

이씨와 함께 시위에 참가했던 한농연 전남회장 이복흠씨는 "이경해씨가 갑자기 '나는 염려하지 마라. 열심히 투쟁하라'고 외친뒤 흉기로 가슴을 찔렀다"고 말했다.

이날 이씨는 상여를 메고 진입을 시도한 한국 투쟁단을 선두에서 지휘하며 철제 저지선에 다가선뒤 'WTO반대! 투쟁!'이라고 적힌 머리띠를 매고 이복흠씨와 함께 약 2m 높이의 철제 저지선 위로 올라가 '농업 부문을 WTO DDA 협상에서 제외시켜라'는 뜻의 영문이 적힌 플래카드를 걸려고 시도하는 과정에서 흉기로 가슴을 찌르고 곧바로 떨어졌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이경해씨는 곧 칸쿤 시내 종합병원으로 후송돼 곧바로 수술을 받았으나 출혈이 심해 이날 오후3시15분께 숨졌다.

이씨를 담당한 의사는 "흉기가 좌심방 4㎝ 깊이까지 들어갔으며, 과다출혈로 숨졌다"고 말했으며, 칸쿤 종합병원은 현재 이씨의 부검을 실시하고 있다.

이씨는 지난 7일 저녁 개인 자격으로 입국했으며, 10일 새벽3시께 숙소로 돌아온뒤 이날 오전 아침식사를 정상적으로 하는 등 별다른 이상징후는 없었다고 한농연 관계자는 말했다.

이씨는 전북 장수 출신으로 89년 농어민 후계자로 선정됐고, 91년부터 전북 도의원으로 처음 당선돼 지난해까지 3선 의원으로 활동한데 이어, 지난해 장수군수 선거에 입후보하기도 했다.
현재는 한국농어민신문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또 지난 2월25일부터 한달동안 제네바에 있는 WTO 본부 앞에서 단식농성을 했으며, 90년 제네바 UR 협상 때도 제네바에서 할복자살을 기도한 바 있다.

▶ 멕시코 칸쿤에서 열리고 있는 제5차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 반대 시위에 참가하고 있는 한국의 칸쿤 투쟁단(단장 정광훈 전국민중연대 상임대표) 소속 농민들이 회의 개막을 하루 앞둔 9일(현지시간) 'WTO 반대' 구호를 적은 상여를 메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칸쿤=연합뉴스)

한국칸쿤 투쟁단(단장 정광훈 민중연대 대표)은 긴급 성명을 내고 "이 전 한농연 회장의 사망은 단순 사고나 우발적인 것이 결코 아니다"면서 "이는 WTO와 초국적 자본에 의한 한국경제의 침탈과 농업의 피폐화, 노동자 민중의 생존권 말살에 항의하기 위해 분명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밝혔다.

사건이 발생하자 주 멕시코 한국 대사관 관계자가 종합병원에 도착, 수술상황을 지켜봤고, 헤수스 메나 파우야다 칸쿤 경찰서장이 목격자들의 증언을 청취했다.

또 병원 앞에는 멕시코 농민단체 '비아 캄페시나(농민의 길)' 소속 회원을 비롯해 각국 NGO 관계자 1천여명이 밤늦게까지 'WTO 반대'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라파엘 알레그리아 '비아 캄페시나' 회장은 "이 전 회장의 죽음은 한국 농민만이 아니라 세계 전체의 농민을 위한 것"이라면서 각국 시민.농민단체들이 연대해 WTO 반대 투쟁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한국대표단 공동 수석대표를 맡고 있는 허상만 농림장관과 황두연 통상교섭본부장은 성명을 내고 "고인은 평소 우리 농민과 농업에 대한 남다른 사랑을 보여주었고 이를 깊은 고뇌속에서 실천해온 분"이라면서 "대표단은 우리 농업의 어려움과 농민들의 우려가 협상 결과에 반영되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대표는 이날 칸쿤 종합병원을 방문해 담당 의사로부터 사건 경위를 들은뒤 향후 대책 등을 논의했다.

한편 칸쿤 각료회의 의장을 맡고 있는 루이스 에르네스토 데르베스 멕시코 외무장관은 이씨의 자살과 관련, 성명을 통해 유감을 표명했고, 수파차이 파닛팍디 WTO 사무총장은 이번 일로 인해 다른 결과가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멕시코 유력일간지 엘 우니베르살이 보도했다.

멕시코 경찰당국은 사태가 곧바로 발생하자 칸쿤 시내와 회의장소로 통하는 주요통로를 전면 봉쇄하는 등 경계를 대폭 강화했다.

멕시코 당국은 또한 이날 밤 늦게 칸쿤 공항에 도착할 예정인 한국의 전농 관계자 43명의 명단을 긴급히 입수한 것으로 알려져 한국 농민들의 입국을 저지할 의도가 있는게 아닌지 의심이 간다고 투쟁단 관계자는 전했다.

이번 각료회의는 농업시장 개방을 위한 협상세부원칙의 기본틀을 마련하는 중요한 회의로, 우리 정부는 이번 협상에서 농업분야 협상원칙 기본틀에 있어 관세상한 설정 조항을 없애고 저율관세 의무수입량(TRQ)의 증량에 반대한다는 협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공조국가 그룹들과 비공식 접촉을 벌이고 있다.

이날 한국 농민들은 DDA 협상으로 농업시장이 전면개방되면 한국 농업의 운명은 끝났다는 의미로 상여를 메고 시위를 벌였으며, 'WTO반대'와 'DDA협상에서 농업부문의 완전 제외' 등을 요구했다.

한농련 관계자들은 이씨의 장례식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세계 농민장'으로 장례를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칸쿤=정재홍 기자

[#2신 오전 08:40] 할복 이경해씨, 그는 누구인가

10일 새벽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세계무역기구(WTO) 제 5차 각료회의장 밖에서 협상반대 시위를 벌이다 할복자살한 이경해(李京海.56) 전(前)전북도의원은 지금의 한국농업경영인연합회(약칭 한농)를 설립한 장본인.

지난 47년 장수군 장수읍 장수리 151번지에서 태어난 이 씨는 전주농고와 전 서울농업대(현 서울시립대)를 졸업한 뒤 곧장 고향 장수로 내려와 '서울농장'을 세웠다.

당시 현장실습장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업계 고교생과 농과대학생들에게 '배움의 장'을 제공하기 위해서였다.

이 때부터 본격적으로 농민운동에 뛰어든 그는 80년대 초 전국농어민후계자로 지정됐으며 이후 지금의 '한농' 설립에 중추적 역할을 했다.

제 2대 한농회장을 역임한 그는 전북과 서울 등지를 오가며 농민운동을 펴왔으며 특히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 당시 농업시장 개방을 반대하며 할복을 시도하기도 했던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또 지난 2000년 11월 서울에서 농가부채 탕감을 주장하는 농민시위에 참여했다가 경찰에 연행됐으나 경찰서에서 단식농성 을 벌이다 건강이 악화돼 병원으로 옮겨지기도 했다.

그는 이어 2001년 8월에는 일본 도쿄(東京)에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靖國) 신사참배에 항의, 단식농성을 벌이기도 하는 등 지난 30여년간 주요 농민 집회 및 시위때마다 최 일선에서 '말'보다 '행동'으로 농촌운동을 벌여온 '강골'이었다.

장수지역에서 1.2.3대 도의원에 당선된 그는 지난해 치러진 4.13 지방선거에서 장수군수로 출마했다 고배를 마시자 그동안 서울 동생집에서 칩거해 왔으며 이번에 개인자격으로 멕시코 칸쿤에 간 것으로 알려졌다.

칸쿤=정재홍 기자

[#1신 오전 04:35] 칸쿤회의 시위 한국농민 할복…생명 위독

한국 농민들이 세계무역기구(WTO) 제5차 각료회의가 개막한 10일 오전(현지시간)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에 반대해 시위를 벌이는 과정에서 한농연 소속 이경해 씨가 할복을 해 칸쿤 시내 병원으로 긴급 수송됐으나 출혈이 심해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이 씨는 농민들을 포함해 시민단체 관계자 180여명이 이날 오전 멕시코 칸쿤 시내에서 세계 비정부기구(NGO) 관계자들과 연대시위를 벌이면서 교외 해변가에 위치한 회의장으로 진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할복했다.

한국 칸쿤 투쟁단(단장 정광훈 전국민중연대 상임대표) 관계자는 "현재 생명이위독한 상태"라면서 "이 씨외에도 상당수 한국 농민들이 부상했다"고 말했다.

칸쿤=정재홍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