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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채용 약속 지킨 LG ‘훈훈’ 일화에도 구본무 회장 있었다

중앙일보

입력

군 복무 당시 최형수(왼쪽)씨와 구본무 LG그룹 회장. [사진 LG 제공]

군 복무 당시 최형수(왼쪽)씨와 구본무 LG그룹 회장. [사진 LG 제공]

2년 전 채용 약속 지킨 LG  

[사진 LG 제공]

[사진 LG 제공]

온라인에서 ‘2년 전 채용 약속을 지킨 LG’라는 게시물이 재조명되고 있다. 이는 2016년 1월 17일 대구 지하철에서 선로로 추락한 시각 장애인을 구한 최형수(26)씨의 사연이다. 당시 해병대 병장으로 군 복무 중이던 최씨는 휴가를 나왔다가 인명을 구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LG 측은 최씨에게 ‘LG의인상’을 전달하면서 “장학금을 지원하고 졸업 후엔 채용하겠다”고 약속했었다. 그로부터 2년이 흐른 2018년, LG그룹은 이를 잊지 않았다. 대구대 경찰행정학과 졸업을 앞둔 최씨에게 “LG로 입사할 생각이 있냐”며 먼저 연락을 한 것이다. “사회에 도움을 주는 일을 하고 싶다”고 한 최씨는 3월 LG화학 여수공장 업무지원팀 소속 사회공헌담당자로 입사했다. 최씨는 “의인상을 통해 받은 관심을 더 좋은 사회를 만드는 데 쓰고 싶다”고 입사 포부를 밝혔다.

“헌신에 기회 줘야” 구 회장의 신념

[사진 LG 공식 블로그]

[사진 LG 공식 블로그]

LG그룹이 최씨와 같은 의인상 수상자를 신입사원을 채용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LG그룹은 LG복지재단을 통해 2015년부터 최씨와 같은 의인들에게 상금을 전달하는 ‘LG의인상’ 사업을 하고 있다. LG복지재단은 지금까지 72명의 의인을 선정·발표했다. ‘LG 의인상’은 지난 20일 별세한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해야 한다는 취지로 제정한 상이다. LG복지재단에 따르면 구 회장은 매년 정해진 일정 예산에 연연해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돈을 생각하지 말고 의인을 선정하라는 그의 배려로 보인다. 이에 재단 측은 수시로 의인상을 주고 있다고 한다. LG복지재단 대표이사기도 한 구 회장은 그룹 경영만큼이나 공익활동을 중시하면서 이른바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지도층의 도덕적 의무)의 모범을 보여줬다는 재계 안팎의 평가를 받고 있다.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유가족과 임직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발인식이 엄수되고 있다. [뉴스1]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유가족과 임직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발인식이 엄수되고 있다. [뉴스1]

지난 20일 별세한 구 회장의 발인은 22일 오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다. 최근 병세가 악화하자 가족에게 ‘조용한 장례’를 주문했던 구 회장의 당부가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까지 지켜진 셈이다. 고인의 유지와 유족의 뜻에 따라 고인의 장례는 화장한 뒤 그 유해를 곤지암 인근 지역의 나무뿌리 옆에 묻는 ‘수목장’ 형태로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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