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반납하고 주민들과 바비큐 파티…조건은 "뽑아준다면"

중앙일보

입력 2018.05.21 13:47

인천 옹진군수 선거에 출마하는 무소속 손도신 예비후보가 여객선 터미널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사진 손도신 예비후보 페이스북]

인천 옹진군수 선거에 출마하는 무소속 손도신 예비후보가 여객선 터미널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사진 손도신 예비후보 페이스북]

“열악한 군 재정상태를 고려해 월급 전액을 기부하겠습니다.”
충북 보은군수에 출마하는 무소속 김상문(66) 예비후보는 ‘무보수 군수’라는 파격적인 공약을 내놨다. 보은군 인구는 약 3만4000여 명으로 재정자립도가 10%에 불과하다. 군 자체수입으로는 직원 월급도 감당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보은군수의 연봉은 9300여 만원, 기관 업무추진비는 5200만원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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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후보는 “자체 인건비도 해결 못하는 군의 빈약한 재정상태를 걱정하는 마음에서 무보수 공약을 걸었다”며 “법률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군수 월급을 지역 내 복지단체에 기부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기부 결과를 매월 말일에 공개하고 군수 관사 역시 사용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관용차량은 행사 참석 용도로 쓰지 않고 예산 확보와 출장을 가는 직원들에게 제공하는 등 솔선수범하겠다”고 했다.

인천 옹진군수에 도전하는 무소속 손도신(45) 예비후보는 ‘단임제 군수’를 약속했다. 옹진군은 민선 6기까지 2명의 군수가 재임했다. 손 후보는 “군수 한명이 3선을 하며 12년씩을 연임했지만 별로 달라진 게 없는 것 같다”며 “4년 안에 열정을 쏟아 지역발전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그는 봉급으로 바비큐 설비를 갖춘 1t 트럭을 장만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일주일 단위로 옹진군내 23개 섬을 순회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취지다.

그는 “내륙에 사는 사람들은 회를 별미로 여기지만 우리 지역은 고기를 제일 맛있는 음식으로 생각한다”며 “봉급 전액을 주민과 소통하면서 애로사항을 듣는 일에 쓰겠다”고 했다.

6.13 지방선거를 50일 앞둔 24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 선관위 관계자들이 유권자들로부터 받은 우리동네 희망공약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6.13 지방선거를 50일 앞둔 24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 선관위 관계자들이 유권자들로부터 받은 우리동네 희망공약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후보들의 파격 공약이 쏟아지고 있다. 반려동물공원, 이산가족 상봉공원 조성 등 사회이슈를 선점하기 위한 공약서부터 고교 무상급식, 무상교복 지원, 친환경 생리대 무상보급 등 특정 계층을 겨냥한 무상 공약도 눈길을 끈다.

강원 영월군수에 출마하는 무소식 이철우(63) 예비후보는 4년간 지급될 세비를 반납해 장학 재단에 기부하겠다고 했다. 전남 함평군수에 도전하는 더불어민주당 김성모(67) 예비후보는 월급을 100원만 받고 나머지는 향토 인재를 키우는 데 쓰겠다고 약속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 등 최고위원들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 대표실에서 열린 지방선거공약집 발간식에서 공약집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 등 최고위원들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 대표실에서 열린 지방선거공약집 발간식에서 공약집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무상보육과 무상급식 등 2010년 지방선거를 흔들었던 무상시리즈는 이번 선거에서도 등장했다. 충북 도내 자치단체장과 교육감 후보들은 앞다퉈 현재 초·중학교에서만 시행하는 무상급식을 고교로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민주당 이시종 충북지사(71) 후보는 “초·중등 무상급식처럼 교육청, 시·군과 합리적인 예산 분담을 통해 고등학교도 무상급식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충북지사에 출마하는 자유한국당 박경국(60) 후보 역시 공약에는 포함하지 않았지만 고교 무상급식에 찬성했고, 바른미래당 신용한(49) 후보는 예산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시행하겠다고 약속했다. 경남도지사에 도전하는 무소속 김재주(79) 예비후보는 65세 이상 노인에게 11종의 지방세를 면제하고, 지역 노선 버스요금을 무료화하겠다는 노인 맞춤형 공약을 내놨다.

남북관계 회복 분위기와 환경 이슈에 겨냥한 공약도 있다. 한국당 서병수(66) 부산시장 예비후보는 취학 전 아동과 65세 이상 노인에게 미세먼지 전용마스크를 무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주거밀집지역에 ‘친환경 이끼벽’을 설치해 대기 오염 물질을 정화한다는 구상도 내놨다.

함진규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지방선거 진짜민심 공약발표 3탄으로 어르신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함진규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지방선거 진짜민심 공약발표 3탄으로 어르신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한국당 박성효(63) 대전시장 예비후보는 대전 중구에 위치한 뿌리공원을 이산가족 상봉의 거점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뿌리공원은 남북한의 동질성을 확인하고 통일의 길을 선도하는 상징공간이 될 수 있다”며 “남북한의 성(姓)과 본관(本貫) 등을 한데 묶은 ‘한뿌리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강석주(54) 통영시장 예비후보는 일본 아오시마 ‘고양이 섬’을 본뜬 공약을 내놨다. 강 후보는 “통영에 있는 500여개의 섬 중 고양이 섬 대상지역을 신청받아 협동조합 형태로 운영하는 반려동물 공원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충북도선관위와 충북자전거연맹이 20일 오전 무심천 롤러스케이트 장에서 지방선거 투표참여를 위한 자전거 투표참여 홍보단 발대식을 갖고 자전거로 지름 20m의 기표 마크를 형상화하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이날 행사는 6월13일 실시하는 지방선거에 있어 유권자의 관심과 투표참여를 유도하고자 마련됐다.[뉴스 1=충북선관위 제공]

충북도선관위와 충북자전거연맹이 20일 오전 무심천 롤러스케이트 장에서 지방선거 투표참여를 위한 자전거 투표참여 홍보단 발대식을 갖고 자전거로 지름 20m의 기표 마크를 형상화하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이날 행사는 6월13일 실시하는 지방선거에 있어 유권자의 관심과 투표참여를 유도하고자 마련됐다.[뉴스 1=충북선관위 제공]

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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