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와인 사고 해킹 계획 세워"…해외 북한 요원의 하루

중앙일보

입력 2018.05.21 12:00

업데이트 2018.05.21 19:01

김정남 살해 용의자 리정철이 말레이시아 경찰에 체포돼 연행되고 있다. [사진 JNN 캡처]

김정남 살해 용의자 리정철이 말레이시아 경찰에 체포돼 연행되고 있다. [사진 JNN 캡처]

외신이 지난해 김정남 피살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돼 말레이시아에서 추방된 북한인 이정철의 노트북 등을 통해 해외에 파견된 북한 요원의 하루를 재구성해 소개했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은 말레이시아 당국이 압수한 이정철의 노트북 3대, 휴대전화 4대, 태블릿 PC 3대에 담긴 자료를 바탕으로 북한 요원이 외화벌이와 비밀무역을 어떤 식으로 진행하는지 보도했다.

리정철. [캡처]

리정철. [캡처]

보도에 따르면 이정철은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사업가였다. 그는 말레이시아에서 아내와 두 아이와 함께 수영장과 체육관이 딸린 아파트 단지에 거주했다.

하지만 그가 사용하던 노트북과 휴대전화에 담긴 자료가 보여준 그의 삶은 180도 달랐다. 이정철은 수십만 달러 상당의 야자유와 비누를 북한 군부가 통제하는 회사에 수출했으며, 미국과 유엔 등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교묘하게 피하며 거금을 벌어들였다.

북한 지도층을 위해 밀수에도 앞섰다. 그는 유엔의 사치품 제재를 피해 25만 달러 상당의 이탈리아산 고급 와인 5만 병을 북한에 조달했다. 또한 중국 해커와 미국의 의료 소프트웨어 절도 계획을 세우고, 미사일 발사에 사용할 수 있는 중고 크레인 구입을 시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북한이 지난 수십년간 해외로 요원을 파견해 외화벌이와 비밀무역에 앞세웠다고 주장했다. 다니얼 러셀 전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이정철의 사례는 이례적이지 않다"며 "북한은 이런 사람들로 구성된 군대가 있다"고 말했다.
이 매체는 "오는 6.12 북미정상회담이 실패로 끝나더라도 국제사회 제재를 피해갈 해외 네트워크를 이미 구축했기 때문에 북한에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민경 기자 baek.mi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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