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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한·미정상회담 하루 앞두고 “외세 의존은 망국의 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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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1일 “외세 의존은 망국의 길이다”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놓았다. 22일(현지시간) 한ㆍ미 정상회담을 위해 워싱턴행 비행기를 타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는 간접 경고 메시지 성격으로 해석된다.

노동신문은 논평에서 “남에 대한 의존심은 민족을 비굴하고 무기력하게 만들며 나라를 망하게 하는 아주 위험한 독소”라며 “자체로 살아나가겠다는 정신을 가지지 못하고 계속 남에게만 의존하면 눈뜨고 나라의 운명을 망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음달 12일 북ㆍ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에 끌려가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노동신문은 지난 7일 논평에서도 지난달 남북 정상회담에서 서명된 판문점 선언에 대해 “우리 민족 힘으로라는 사상과 민족 독립성이라는 원칙을 핵심으로 지니고 있다”고 밝혔다.

21일자 노동신문 6면 기사

21일자 노동신문 6면 기사

노동신문은 “제국주의자들은 저들의 도움이 없이는 뒤떨어진 나라들이 발전할 수 없는 것처럼 떠들어대고 있다”며 “적지 않은 나라들이 여기에 속아넘어가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13일 폭스뉴스에 출연해 “(우리가 북한을 지원할 경우) 그들은 고기를 먹을 수 있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며 “우리는 한국과 견줄 만한 북한의 경제적 번영을 위한 조건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노동신문은 또 “중동지역의 일부 나라들은 큰 나라들을 쳐다보면서 강력한 자위적 국방력을 갖추지 못하고 제국주의자들의 압력과 회유를 못 이겨 이미 있던 전쟁억제력마저 포기하였다가 종당에는 침략의 희생물이 되었다”고 주장했다. 리비아와 이라크 사례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지난 16일 담화에서 “대국들에 나라를 통째로 내맡기고 붕괴된 리비아나 이라크 운명을 우리 국가에 강요하려는 심히 불순한 기도의 발현”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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